7월 192001
 
한 게임이 있다.
일단은 보기 드문 스케일의 상당한 대작이다.

이 게임의 판권을 가진 회사 A와 유통을 맡게 된 회사 B, 그리고 실질적인 이식을 담당하게 된 회사 C가 있다고 하자.

C의 사장은 그 어떠한 비전이나 의욕도 없이 대강대강 때워서 일을 얼버무리려고 애쓴다. 실력도 없다. 물론 만들어 놓은 결과물은 형편없기 짝이 없다.

B는 어중간한 제대로 된 지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테스트를 맡긴 후 ‘완벽하다’라는 판정을 받은 후 A와 제대로 된 합의도 없이 먼저 한정판을 발매했다가 이 게임의 이미지 다운에 일조한다.

A는 그렇게 한 번 크게 피해를 입은 뒤에 어찌어찌하다가 독자적으로 몇 명의 베타테스터를 고용하게 된다. 그들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양의 버그를 지적해냈으며 C로 하여금 많은 부분을 수정하게 만든다. 그러나 제대로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끌어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고 그걸 다 고치려면 꽤나 시일이 소모되는 편으로 보였다.

물론 C가 제대로 했다면 그렇게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업무시간에 디아블로나 포트리스나 하고 앉아 있고 사장 혼자서 소스를 쥐면서 널럴하게 일하고 앉아 있으니 뭐가 되겠는가. 그리하여 그야말로 ‘별 거 아닌’ 문제들도 말로만 잘 대답하고 고치는 데 한 세월이 걸린다.

B는 B 나름대로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는 망각하고 어떻게든 빨리 내놓게 해서 팔아먹기 위해 A의 실무 책임자가 발매를 허락하지 않자 실무와는 별 관계 없는 명목상의 대표를 구슬리려 든다. 넷상에는 특정일에 발매한다는 루머까지 고의적으로 흘린다. 당연히 A의 책임자와 그 베타테스팅을 하던 사람들은 망연자실하거나 대로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게임의 발매일은 그렇게 흐지부지한 상태에서 결정돼버리고 좀 더 좋은 상태로 만들게 하기 위해 애쓰던 보람은 일절 없어지게 됐다. 그나마 초기상태에 비하면 엄청나게 양호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고칠 부분은 많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좀 더 완벽하게 만들어서 내놓을 생각은 안 하고 일단 발매일 맞춰 내놓은 후 인터넷 상에서 패치를 제공한다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 비싼 돈을 주고 게임을 사는 유저에게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게임이 제대로 안 팔리면 원금 회수를 위해 잡지 번들로 넘어가면서 비싼 돈 주고 정품을 사준 유저들을 우롱한다. 이 썩어빠진 게임 업계(제작사, 유통업체 모두 포함)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나는 뭣때문에 며칠씩 철야까지 하면서 버그리포팅을 했단 말인가. 허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1. 김위험 :씨 뿌리면 금방 거둬서 먹고 싶은 것이 사람, 아니 투자가 마음이라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07/20]
2. m아저씨 :으으으 그래서, 게임은 취미로 두고 싶습니다. 직업으론… [07/20]
3. Starless :결국 그 뒤로도 여러가지 문제가 발견되면서 아직도 하고 있긴 합니다만..착잡합니다. [07/20]
4. R2 :….처음에 손잡을회사의 선정이 틀린거겠지 그런식의 회사에선 일하고싶지않군 [07/21]
5. Starless :네 말이 맞다 R2.. 이쪽에서도 그 점에 대해 몇번씩 얘기했었으니까.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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