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2001
 
며칠 전 삼성동 메가박스에 가서 쉬렉(개봉 제목이야 슈렉이라고 돼있지만…이렇게 읽는 게 더 원어 발음에 가까운 표기일 것 같기에..)을 봤다.

처음에는 조금은 무책임하게도 쉬렉이 3D CG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그냥 누군가가 보고싶다는 말을 듣고 같이 보게 됐다. 당연히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고 일절의 사전 지식도 없이 보게 됐다.

(이하 내용 누설 포함, 아직 안 보셨고 보실 분은 당장 내용 되돌리시길..)

사실 이런 류의 약간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편리하게 해피엔딩으로 이끌어가는 전개는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실제로 중간까지의 전개도 그냥 평이하다. 피오나공주의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를 것이라는 사실 또한 뻔히 보이는 것이었고(처음엔 밤이 되면 용으로 변하는 건가 생각했었지만..오우거라는 사실은 조금은 뜻밖이었다..) 지지부진한 이루어질 수 없는 ‘추한’ 오우거인 쉬렉 – 아름다운 인간의 공주와의 사랑이야기였다면 난 이 작품을 본 걸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디즈니에서 만들었던 노틀담의 꼽추가 그런 구도였고 그걸 어거지 해피엔딩인 척 하면서 결말까지 끌고 간 사실은 나를 분노케 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뜻밖의 사실이 나를 감탄시켰다. 흔히 보이는 선남 선녀가 잘 먹고 잘 산다는 결말이 아닌, 오히려 피오나 공주의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야말로 가식된 모습이었으며 그녀는 자신의 진실된 – 오우거의 – 모습을 되찾고 쉬렉과의 사랑을 이룬다는 점이었다. 또한 쉬렉은 그 두 가지 모습을 모두 진심으로 받아들여준다. 아마도 그 장면이야말로 이 작품에서 가장 말하고싶었던 테마가 아니었을까. 같은 3D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디즈니의 토이스토리에서 보였던 카우보이 인형의 과오는 은근슬쩍 덮고 어거지로 넘어가는 가식된 모습이 아닌 그런 진솔한 면이 이 작품을 본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약간은 안티 디즈니처럼 써버렸지만 사실 디즈니도 잘 된 작품은 많이 만들긴 했다..)

3D CG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어느덧 보편화됐다. 좀 더 인간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애쓴 FF Movie 같은 것도 있는 법이고 인간보다는 연출하기 간단한 동물을 의인화해서 만든 작품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중요한 건 다른 장르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자연스럽게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1. Starless :그러고보니 옆에 나오는 자막에서 오우거를 그냥 ‘괴물’로만 번역해놔서 뭔가 찜찜했던.. [07/28]
2. shoner :음…나는 좀 다르게 봤었는데..여태까지의 애니에서 잘 생긴 남자와 잘 생긴 여자가 해피엔딩을 이뤘다면, 슈렉에서는 못 생긴 남자와 못 생긴 [08/01]
3. shoner :여자가 해피엔딩을 이룸으로써 결국 오히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 만화였다고 생각… [08/01]
4. shoner :특이 그 용이 망아진가 당나귀한테 반하게 된 부분은 여성을 정말 모독하는 하이라이트여서 꽤 분노했었다는.. [08/01]
5. Starless :그 부분은 나도 정말 마음에 안 들었지. 언급하는 걸 깜박 했군…;; [08/01]
6. 김위험 :아니 슈렉은 디즈니가 아닌 드림웍스의 작품입니다. 이거 왠지 딴지 거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08/04]
7. Starless :쉬렉이 디즈니 작품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없습니다. 그냥 같은 3D CG 애니메이션이라는 점 때문에 디즈니의 토이스토리하고 비교한 건데..; [08/05]
8. MAX76 :용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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