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032002
 
이번에 국내에서는 이제 최고의 제작사로 자리를 잡았다고 하는 소프트맥스사에서 신작 ‘마그나 카르타’가 발매됐다. 발매 이전부터 대작을 표방했으며 그동안 소프트맥스라는 제작사가 쌓아온 지명도로 인해 그 기대 또한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작으로서는 너무나 짧은 제작기간, 데모버전에서 노출된 문제들 등으로 인해 많은 불안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결국 발매일을 맞추기 위해 불완전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발매됐다. 국내 게임 업계의 안 좋은 관행이 여기서도 나타난 것이다. 해외의 제작사들의 경우 게임 하나를 발매하기 위해 최소 수 개월간의 베타테스트를 거친다. 여기서 많은 문제점들을 수정하고 최대한 완전무결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야 겨우 하나의 게임을 발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도 수정하지 못한 세세한 버그를 잡기 위해서, 혹은 기획단계에서 미처 조정하지 못한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해 발매 후 패치를 내놓게 된다. 그러나 국산 게임은 그런 사용자에 대한 배려라는 마인드는 전혀 잡혀있지 않고 오직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우선 예정된 발매일에 맞춰 발매해놓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잡기 위한 패치를 내놓는다.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그러한 안 좋은 관행이 드디어 제대로 터진 것이 이번 마그나 카르타이다. 그동안 소프트맥스사가 쌓아온 지명도에 맞물려(버그로 쌓아온 명성 또한) 처참할 정도로 심각한 버그, 기획 원안과는 크게 달라진 게임 구성, 발매와 동시에 공개된 패치 등등이 소프트맥스를 믿고 게임을 구입한 유저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서는 소프트맥스사에게 전량 리콜과 개별 사과문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소프트맥스 측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패치를 통해 해결받을 것을 기다리라는 자세로 나오고 있다.

이것이 말이 되는가? 소프트맥스는 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소프트맥스가 언제부터 그런 대작을 펑펑 찍어낼만한 초일류제작사였단 말인가. 무리하게 대작을 표방했고 짧은 제작기간에 무리한 일정을 강행했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객관적으로 놓고 봐서 국산 게임의 퀄리티는 아직 미, 일의 게임들에 한참 못미친다. 그들은 적어도 우리보다 10여년 이상 먼저 비디오게임을 만들어왔고 그 저변에는 TRPG와 각종 보드게임 등을 통한 두터운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말하자면 한참 못미치는 게임으로도 그동안 ‘국산’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누려온 것이다. 와레즈사이트에서도 알량한 애국심으로 국산 게임만은 정품을 사서 쓰라고 강조하는 곳도 있고 적어도 국산 게임은 내 돈 주고 사서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은 미, 일의 수준높은 게임에 이미 길들여져있고 거기에 ‘국산이니 사달라’하는 식의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기에 사실상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참신한 발상 내지 정성을 들여 만드는 모습을 보여줘야 소비자들을 납득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국산 게임도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그동안 자행되어오던 국내 게임계의 안 좋은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실제로 소프트맥스의 주가는 마그나 카르타의 발매와 함께 -390이나 떨어졌다고 할 정도이다. 보통 기대작이 출시되면 그 회사의 주가는 상승해야 정상인데 그 역이라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게다가 그 이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줬기에 단순한 금전적 손해 이상의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손해를 만회할 방법은 오직 좋은 게임을 만들어내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되돌리는 길뿐이며 그러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 게임 시장에서 볼 때 자신들이 스퀘어나 코나미 같은 1류 제작사가 아닌 아직은 그렇고 그런 게임들을 만들어내는 영세적인 제작사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다른 국내 제작사들 또한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선 발매 후 패치라는 그동안 당연하다는 듯이 여겨왔던 인식을 달리 하게 되길 바란다.

Synodia: 게다가 마그나 카르타.; 캐릭터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다 ‘카르타 시스템’에 대해서도 말이 많더군요.; 정말이지.;  [09/08-11:55]
조세피나: 부..불쌍하다,,’ㅠ’..  [03/08-20:43]

 Leave a Reply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required)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