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2002
 
대망의 한국시리즈가 결국 LG의 2승 4패 패배, 삼성의 한국시리즈를 거친 첫 우승으로 아쉽게 막을 내렸습니다. 애초에 떨어진다고 평가받은 전력을 가지고, 게다가 준PO와 PO에서도 혈전을 거듭하며 누적된 피로를 가지고 싸워온 LG로서는 놀라운 선전을 했습니다.

선수들은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LG에서는 부상을 무릅쓰고 투혼을 불사른 김재현 – 오늘 대타로 나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치고도 1루까지 절뚝이면서 간신히 나간 후 기뻐하던 그의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톱타자로서 좋은 활약 펼친 유지현. PO 막판부터 감각이 살아나서 타선의 연결고리 노릇을 충실히 해준 이종열. PO의 영웅 박용택. 4번타자로서는 부족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쳐준 마르티네스. 올시즌 부진했지만 그래도 팀의 간판타자다운 면목을 보여준 이병규. 서용빈의 공백을 메워주며 잘 싸워준 최동수. 올시즌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면서 주전포수 자리를 꿰찬 조인성. 내야수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버린 권용관. 그 외에 이들을 뒷받침해준 백업요원들. 모두들 너무나 열심히 뛰어줬고 이번 시리즈 내내 그들을 바라보면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삼성의 선수들도 잘 싸웠습니다. 좋은 수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타격에서도 결정적일 때 한 방을 터뜨린 박한이, 이번 KS의 영웅 마해영, 내내 부진하다가 결국 가장 중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면서 진정한 스타임을 과시한 이승엽 등등. 양 팀 선수들 모두 너무나 열심히 해줬고 덕분에 역대 그 어느 한국시리즈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명승부가 펼쳐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또 다른 볼거리는 김응룡감독과 김성근 감독, 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감독간의 수싸움이었습니다. 이전까지 해태에서 9번의 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던 자타가 공인하는 명장 김응룡 감독, 언제나 망가진 팀을 추스려서 전력 이상의 힘을 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김성근 감독. 너무나 대조적인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그래서 이번 시리즈 또한 감독의 스타일을 떠난 기존의 팀컬러에 맞물려 기묘한 양상을 일궈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김성근감독의 야구스타일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그동안 연투로 인해 피로가 누적돼서 구위가 떨어져있던 이상훈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쉬게 해서 7차전을 대비하고 정말 절박한 상황에 떨어지지 않는 이상 다른 투수로 끝내야 했습니다만 김성근 감독은 3점의 여유가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이상훈을 투입했고 결국 이승엽에게 동점홈런을 맞는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내놓은 투수는 좋은 투구내용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승보다는 패가 많은 – 즉 승리를 이끌어내는 피칭을 하지를 못해서 중요한 순간에 내놓기에는 미덥지 못한 – 최원호를 등판시켰고 타석에는 이번 KS의 영웅 마해영이 등장했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 그 최후의 순간에서의 선수기용은 결국 김성근 감독의 한계를 드러낸 부분이었고 그동안 뚝심있게 선수기용을 해온 김응룡감독에게 한 수가 떨어졌던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LG로서는 애초에 밑져야 본전인 상황이고 삼성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시리즈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삼성이라는 팀을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내심 삼성이 이기는 꼴은 보기 싫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결과가 이리 됐으니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올 시즌의 챔피언이고 LG는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동안 삼성의 우승을 애타게 기다렸던 삼성팬들께는 축하드리는 바이며 LG도 다음 시즌에는 V3를 달성할 수 있길 바랍니다.

1. HeartBreaKid :그래도 김성근 감독 고생 많이 했지. [11/11]
2. HeartBreaKid :눈에 보이는 전력차만 해도 엄청난데도 삼성을 그만큼 몰아붙였으니. [11/11]
3. HeartBreaKid :엘지의 준우승도 축하해(..) [11/11]
4. SMercury :일단…뭐 결과는 결과니까. 하지만 LG의 투지도 정말 눈물겨웠음 [11/12]
5. SMercury :결과론이지만 9-6 상황에서 장문석도 못집어넣은 이유가 부상이 있었더군 [11/12]
6. SMercury :하지만 이번 시리즈…결국 김성근감독은 그 전력으로 정말 할만큼 한거라 봐. 내년에 선발투수만 보강하면 괜찮을거라 본다.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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