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2003
 
택틱스오우거를 해보셨다면 잘 아실 명장면, 성기사 란슬롯이 하임 전역에서 패하고 포로로 잡힌 이후 암흑기사 란슬롯 타르타로스와 지하 감옥에서 대면하는 장면입니다. 너무나 심금을 울린 명장면이었기에 졸렬한 실력이지만 번역해봤습니다. 꼭 오우거배틀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읽어볼만한 내용일 겁니다.

고도(古都) 라임에서의 패전 이후 행방불명이 됐던 제노비아의 성기사 란슬롯은 하임성의 지하 깊은 곳에 갇혀 있었다. 고문으로 인해 수척해진 성기사의 앞에 로스로리안의 단장, 암흑기사 란슬롯이 모습을 드러냈다.

암흑기사 란슬롯

「흠…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군…물러가라!」

바깥의 목소리

「또 폭동이 일어났…..중대는…..서둘러라….」

암흑기사 란슬롯

「들리는가? 제노비아의 성기사여」

성기사 란슬롯

「그대들이 패배하는 것도 시간 문제 같군」

암흑기사 란슬롯

「우리 로디스에게 있어서 발레리아의 패권따위는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그것을 모를 리는 없을 텐데?」

성기사 란슬롯

「………….」

바깥의 목소리

「틀렸다, 로스로리….지원을

요청해라..우리들만으로는….(폭)동을…진압…불가능하…..」

성기사 란슬롯

「…나날이 커져가기만 하는 민중의 불만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군…」

암흑기사 란슬롯

「어차피 바크람 인은 우리들과는 다른 열등민족이니까. 그들에게는 조금 과분한 역할이었다는 거겠지.」

성기사 란슬롯

「힘으로 사람을 옭아맨다는, 그러한 로디스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그런 생각이 들진 않나?」

암흑기사 란슬롯

「옭아맨 일은 없네. 그들은 힘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을 바란 것이지.」

성기사 란슬롯

「바랬다고?」

암흑기사 란슬롯

「그렇다…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게. 스스로의 판단으로 일을 성취해내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는 것이지? 스스로의 손을 더럽히고 손해를 감수하고 자신의 발만으로 걸어간다….그런 자가 이 세상에 얼마나 있다는 건가?」

성기사 란슬롯

「…………」

암흑기사 란슬롯

「…그대들의 혁명을 생각해 보게. 귀공들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걸어서 지켜낸 민중은 어떠한가? 자신의 몸은 안전한 곳에 두면서 제멋대로 지껄여대기만 하지 않았던가?」

성기사 란슬롯

「그들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거지…」

암흑기사 란슬롯

「아니 틀려. 피해자인 쪽이 편한 거다. 약자이기에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야. 불평을 늘어놓고 싶기 때문에야말로 약자의 입장을 취하는 거지. 그들은 스스로 원해서 ‘약자’가 되는 거다.」

성기사 란슬롯

「말도 안 돼…사람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 자유가 있는 거야!」

암흑기사 란슬롯

「모르겠나! 진정한 자유란 누군가에게 얻는 게 아니야! 스스로 쟁취하는 거다. 그러나 민중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서 그것을 찾지.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주제에 권리만을 주장해. 이번에야말로 하면서 구세주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주제에 스스로 구세주가 되려고 하진 않아. 그것이 민중이다!」

성기사 란슬롯

「사람은 그렇게까지 나태한 동물이 아니야, 그저 우리들만큼 강하지 않을 뿐이다.」


암흑기사 란슬롯

「…성기사여, 그대는 너무나 순수하군. 민중들은 자신의 꿈을 좇아서는 안 돼, 지배자는 주는 걸로 충분하다.」

성기사 란슬롯

「뭘 준다는 거지?」

암흑기사 란슬롯

「지배당한다는 특권을 주는 거다!」

성기사 란슬롯

「말도 안 되는 소리!」

암흑기사 란슬롯

「사람은 태어나면서 깊은 죄를 지게 되는 생물이다. 행복이라는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지. 보다 편안한 생활을 바라며 그걸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조차 꺼리지 않아.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죄책감을 느낄 수는 있어. 그들은 생각하지…이건 내 탓이 아니야, 이 세상 때문이야 라고. 그렇다면 우리들이 어지럽혀진 세상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나. 질서 정연한 세계로 만들어주겠어. 끊임없이 쾌락을 탐하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우민에게는 그에 걸맞는 역할을 내려주지. 모든 것은 우리들이 관리하는 거다!」

성기사 란슬롯

「마음에 들지 않는 자를 탄압하는 것이 관리라는 건가!」

암흑기사 란슬롯

「탄압하는 게 아니야. 우리들은 병에 침식당한 이 세계에서 그 병원체를 제거하려고 하는 것에 불과하네. 다른 조직에 영향을 끼치기 전에 악질적인 암세포는 제거해야만 해!」

성기사 란슬롯

「몸에는 자정작용이 갖춰져 있듯이 마음에도 그걸 바로잡으려고 하는 기능이 있어!」

암흑기사 란슬롯

「그걸 기다리겠다는 건가? 후후후…귀공은 사람이라는 동물을 지나치게 신용하고 있어. 민중은 보다 힘이 있는 쪽으로, 보다 안전한 쪽으로 몸을 맡기려 드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자를 배반하는 것도 가능하지…카츄아!」

성기사 란슬롯

「카, 카츄아…! 왜, 네가 여기에…?」

암흑기사 란슬롯

「소개하겠네, 성기사경. 이 여성이야말로 도르가르아왕의 잊혀진 핏줄이자 발레리아의 정통 후계자인 베르사리아 왕녀다!!」

성기사 란슬롯

「!!」

암흑기사 란슬롯

「귀공이 지적한대로 바크람은 이제 끝장이네. 하지만 그녀가 나의 수중에 있는 한 발레리아의 백성은 로디스의 종복이 될 테지.」


성기사 란슬롯

「카츄아….너는…대체?」

카츄아

「나는 데님을 사랑하고 있었어요. 단 하나뿐인 동생인 걸. 당연한 거죠. 하지만 동생이 아니었어…그리고 나를 버렸고…손에 넣을 수 없다면, 차라리…」

성기사 란슬롯

「카츄아!!」


암흑기사 란슬롯

「나의 한 눈을 뺏어간 남자와 헤어지는 건 아쉽지만 이 이상 패배자를 괴롭힐 생각은 없다. 실례하겠네.」

성기사 란슬롯

「기, 기다려!!」

암흑기사 란슬롯

「잘 있게나 제노비아의 성기사여.」

* Starless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4-21 23:08)

  2 Responses to “두 사람의 란슬롯”

  1. 오.. 이 장면은 택.오 매니아라면 누구나 최고로 꼽는 명장면 아닙니까

    정말 어린 마음에 여러번 곱씹게하던…

    지배당한다는 특권을~! 이라는 말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었죠.

    마츠노 야스미는 유고 내전 다큐를 보고 이 게임의 시나리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군요~ 글 잘읽었습니다

  2. 음.. 이 게임을 해서 액플로 ‘타르타로스’를 꺼내보면
    도대체 해밀턴이 어떻게 눈을 뽑았는지 이해가 안 감

    정말 막강 그 자체인 란슬롯 타르타로스….
    모든 마법에 능통하고 이도류에 물위를 걷고
    럭이 무려 70프로..(카드 먹고 100 만든 것 보다
    저렇게 타고난 럭이 70이 크리티컬 확률 및 다른
    능력치 상승이 높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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