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2003
 
http://www.square-enix.co.jp/http://www.ff12.com80년대 중반 ~ 90년대 초반에 걸쳐 메이저 하드웨어였던 닌텐도의 패미컴과 수퍼패미컴의 높은 보급률과 게임 자체의 뛰어난 완성도에 힘입어 드래곤 퀘스트와 경쟁 체제를 확립하며 일제 RPG의 양대산맥으로 잡았던 FF 시리즈, 그러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넘어온 이후의 FF는 많은 변질을 겪으면서 기존 시리즈와 단절되는 양상을 보여줬고 덕분에 기존 시리즈의 팬들에게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그 선구자적인 작품이었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넘어온 FF의 첫 작품인 FF7은 이전의 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세계 디자인, 기존 시리즈의 간판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아마노 요시타카 대신 과감히 사내 스탭이었던 노무라 테츠야를 중용한 점, 인물 그래픽의 3D 표시 등의 많은 변화를 가져오면서 시리즈 사상 최대의 성공을 거둠과 동시에 게임, 특히 RPG라는 장르에 있어 소외계층이었던 여성 게임팬들을 흡수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자승자박의 결과를 낳기도 했다. 7의 성공 이래 점차 보이기 위한 부분에만 치중하고 게임성을 소홀히 함과 동시에 기존의 비 게임인구를 게임시장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하면서 형성됐던 거품시장이 빠져나가게 된 결과 FF라는 브랜드는 점차 가치가 떨어져간 것이다. 덕분에 8~10편에 걸쳐서 점차 감소하는 판매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거액의 예산을 퍼부었던 Final Fantasy the Movie의 실패, 게다가 MMORPG를 선언했던 11편은 플랫폼 선택의 미스에 BB업체들과의 협력 부재 등으로 인해 무리하게 투자했던 거액의 금액을 빠른 시일 내로 회수하기는 매우 어려워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온 작품으로 추정되는 FF X-2는 어쨌든 밀리언셀러를 기록해주면서 제 역할을 하긴 했지만 FF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는데는 그다지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랫만에 나온 DQ의 새 시리즈가 여전히 300만개 이상의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한편 이 시기에 일본 게임업계에서는 특기할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전설의 오우거배틀과 택틱스오우거라는 일본 게임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공전절후의 완성도를 지닌 게임을 만들어낸 명 제작자 마츠노 야스미가 스퀘어로 이적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덕분에 오우거배틀 시리즈의 팬들 사이에서는 스퀘어가 고의적으로 마츠노씨를 빼갔다는 음모론이 퍼졌고 모 오우거배틀 팬사이트에서는 마츠노씨 본인이 직접 게시판에 해명을 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아무튼 이런 마츠노씨가 스퀘어로 이적해서 만든 첫 작품은 Final Fantasy Tactics. 이름은 그럴듯하게 화이날환타지의 세계관을 베이스로 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며 판매량도 100만개를 넘기는 호성적을 기록했지만 실체는 Tactics Ogre와 거의 동일한 구성에 껍데기만 바꾼 게임이었으며 덕분에 마츠노씨의 팬들은 그가 앞으로 Square에서 차지하게 될 위상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 그러한 불안감도 잠시, 마츠노씨 본인은 3D게임의 습작이라는 느낌으로 만들었다는 Vagrant Story가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하면서 발매된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는 갈수록 타성에 젖어가는 Square의 게임들 속에서 마츠노씨의 작품이야말로 유일한 희망이라는 견해도 나왔지만 정작 Vagrant Story의 판매량은 여타 Square 게임에 비해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약 30만개에 불과했으며 결국 팔리는 것은 FF시리즈뿐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앞뒤로 순탄치 않은 상황을 맞게 된 Square는 라이벌 관계에 있던 Enix와 합병을 하게 되고 FF 12의 디렉터에 마츠노 야스미를 전격 기용함으로써 이 난국의 타개를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제작발표회가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FF 12야말로 Square-Enix의 향후 동향, 마츠노 야스미 본인, 그리고 Ogre Battle 시리즈라는 일세를 풍미한 게임 세 가지 모두에게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 작품을 스퀘어 내에서가 아닌 타 제작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크리에이터에게 맡긴다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다. 갈수록 플레이어들이 게임 불감증을 호소하는 이 시대 속에서 FF가 다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으며 이 점에서 마츠노 야스미라는 선택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Quest는 게임사업에서 철수함에 따라  Ogre Battle 시리즈의 판권을 Square로 양도했고 이는 FF12의 성공 여부에 의해 Square-Enix 내에서 마츠노씨가 차지하는 위상의 변화에 따라서는 앞으로 Square-Enix의 주력 타이틀이 오우거배틀 시리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금 섯부른 기대를 해보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로서 FF12의 이미지가 공개된 것은 저 홈페이지에 가보면 나오는 일러스트 한 장뿐이다. 단 한 장의 일러스트지만 게임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많은 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리하여 필자 개인적으로는 스퀘어가 FF X와 X-2, 그리고 킹덤하츠 등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 게임으로서의 재미와 시각적인 효과의 융합에 대한 시도, 그리고 마츠노 야스미라는 개발자의 재능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까지의 FF와 차원을 달리하는 또 다른 명작이 탄생해주길 바라는 바임을 밝히며 이만 마치도록 한다.

*참고자료 : Square-Enix 미국지사에서 발표한 역대 Square-Enix에서 발매한 밀리언셀러 작품 목록. 자사 발표이니 수치에 과장이 있으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자.
http://gameonline.jp/news/2003/08/08006.html
타이틀 일본 내  해외  합계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 121万本 78万本 199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II 108万本 20万本 128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III 140万本 – 140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IV 182万本 34万本 216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V 262万本 – 262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VI 262万本 86万本 348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VII 390万本 544万本 934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VIII 370万本 445万本 815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IX 279万本 229万本 508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X 287万本 302万本 589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X-2 200万本 – 200万本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タクティクス 136万本 91万本 227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 150万本 – 150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II 240万本 – 240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III 595万本 – 595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IV 430万本 – 430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V 280万本 – 280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VI 320万本 – 320万本
ドラゴンクエストVII 411万本 – 411万本

위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듯 초기의 FF는 DQ에 상대가 되지 않는 작품이었지만 FF 3~6에 걸쳐 보여준 높은 완성도가 이런 양대산맥체제를 견인했다. 그렇다고 해도 DQ 최고의 걸작은 판매량에서 보나 작품성에서 보나 역시 나이토 칸이 참가했던 3,4편이었으며 이후의 DQ시리즈는 게임으로서 그다지 특별할 건 없었다고 생각한다.

  One Response to “2003년 11월 19일 Final Fantasy 12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1. 마츠노 빠돌이 성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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