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2004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그리고 꽤나 광적으로 LG Twins라는 팀을 응원해왔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구단 스폰서와 Twins라는 팀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야 한다는 건 알면서도 알게 모르게 LG그룹 자체에도 호감을 느껴왔고 덕분에 PCS나 각종 전자제품 구입시 LG물건을 선호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절도 끝이다. 근 수 년간 이어진 LG구단의 삽질은 매번 거듭하면서 정도가 심해지더니 이젠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렀다. 김성근감독 해임이야 그렇다 친다. 별로 엘지구단 사람이란 느낌도 들지 않았고 그 야구 스타일도 그리 좋아하는 건 아니었기에 굉장히 부당하긴 했지만 그걸로 트윈스란 팀을 버릴 생각까지 들진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김재현 재계약시 각서건(부상 재발시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유지현 FA 포기 종용 후 유지현이 이를 거부하고 FA선언하자 계약을 안 하는 문제 등으로 LG팬들의 원성을 사더니 급기야 이번 이상훈 트레이드파동으로 팬들로 하여금 완전히 등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이상훈이 어떤 선수인가. 지난 93년 LG에 입단한 이래 95년 선발 20승으로 다승왕, 97년 47세이브포인트로 당시 역대 최다 SP기록 갱신 등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좌완투수로 군림한 후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투수다. 전성기 구위였으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혹사로 인한 부상후유증으로 전성기가 지나고 습관성 탈구와 혈행장애 등의 문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실패했지만 국내 복귀 후에도 여전히 1~2이닝을 클로징하는데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며 여전히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남았다.

단순히 기량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제나 마운드에 오를 때는 힘차게 뛰어나오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벅찬 감동을 받은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가 돌아오던 날 야구장에 갔었고 야구장에 가서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언제나 기립박수를 치며 열광했다.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닌 야구를 오래 봐온 LG팬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할 사실이다. 그는 LG Twins가 낳은 역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런 이상훈을 감독과의 불화를 핑계삼아 단번에 헐값에 SK와 트레이드해버렸다. 이는 더이상 LG야구를 보지 말라는 구단의 통보나 다름 없는 셈이다.

덕분에 이제는 SK다. 현대가 인천야구팬을 배신한 후 대신해서 인천에 자리잡아 인천팬들의 마음을 되잡는 데 성공한 SK Wyverns다. 비록 작년에 아쉽게 우승은 못했지만 좋은 파이팅을 보여줬고 모범적인 구단 운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그곳에 이상훈이 있다. 그것만으로 이유는 충분하고 그렇기에 앞으로는 SK를 응원할 생각이다. 앞으로 이동통신사도 LG에서 SK로 바꾸고 더이상 LG물건은 안 쓸 생각이다. 기왕이면 아직도 LG와 미계약상태로 남은 유지현도 SK가 데려와줬으면 좋겠다. 지금 LGTwins의 인터넷 홈페이지 쌍둥이마당 게시판의 나처럼 LG팬임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SK Wyverns의 인터넷 홈페이지 용틀임마당 게시판의 SK팬으로 전향한 사람들의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것이 LG구단이 치러야 할 대가이며 앞으로 두고 두고 후회할 사건이 될 것이다.

  5 Responses to “이제 SK Wyverns다!!”

  1. 올해 SK 개막전에는 47번 적힌 노란 수건 들고가서 응원할 생각입니다. 동참하실 분 대환영!

  2. 같이가자. 이제 잠실 홈구장 쓰는 팀들에 대해 정나미가 떨어졌음.

  3. 4/4일 개막이니 나도 웬만하면 가겠음.

  4. 우하…그럼 이제 LG텔레콤도, LG 플래트론도…LG카드는 이미 맛이 갔고…여튼 그런건가!!!

  5. 그런 거지!!
    솔직히 모니터는 삼성보다 LG가 마음에 들긴 하는데 이렇게 된 거 둘 다 안 써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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