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2004
 
youz님 홈에서 보고 써보는 인생의 게임 베스트 10.
http://youz.pe.kr/entry/내-인생-최고의-게임-베스트-10

그때그때 기억나는 것에 따라 근소하게 달라질 수도 있고 순위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꼽는 베스트라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리라 본다. 그리하여 순수하게 독단과 편견에 의거해 써내려가보자면


10. Archmage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정상권에 올랐던 게임이고 이 게임을 인연으로 해서 최초로 게임회사라는 곳에 입사했다. 나로서는 그야말로 인연의 게임.

9. 샤이닝 포스 1
내 청춘을 불사른 게임 중 하나. 하나의 게임의 세계관에 그토록 매료되보기도 처음이었고 이정도로 붙들어본 게임도 손가락으로 꼽을 것이다. 캐릭터디자인도 좋았고 무엇보다 전투가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Climax와 떨어져나가 Sonic 단독으로 제작한 이후의 시리즈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8. A.D 2400
애플시절의 명작을 들라면 너무나 많아서 무엇부터 들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작품을 빼놓고서 나의 게임인생을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인간 사회라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너무나 멋지게 표현한 걸작. 시스템 자체는 울티마에서 크게 발전한 건 없을지라도 당시 게임으로서 그정도로 암울하고 멋진 미래세계를 그려낸 작품은 Wasteland정도밖에 없었을 것이다.

7. 키즈아토
나를 비주얼노벨이라는 수렁에 빠지게 한 장본인. 먼저 플레이해본 건 투하트였고 전작인 시즈쿠를 앞서서 플레이해봤었지만 이 작품의 임팩트로 인해 다른 두 작품 또한 상당히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말았다. 그 황량한 분위기와 조각맞추기식 스토리 구성은 정말로 일품.

6. 쉔무 1,2
현대판 무협물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다. 아버지의 복수, 보물찾기, 은거한 고수로부터의 전수 등등 전통적인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요소를 모조리 현대적으로 어레인지해서 등장시키는 정말로 멋진 게임. 아무리 생각해도 세가는 이 게임의 홍보 포인트를 잘못 잡았다.

5. Phantasy Star 시리즈
정확히 말하자면 이 작품의 플레이순서는 2-3-1-4였다. 이후 온라인도 나왔는데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작품들이다. SF문명과 환타지스러운 세계관의 결합이라는 점에 있어선 거의 교과서적인 전형을 제공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이 작품 최대의 업적(이라 쓰고 폐해라고 읽는다)은 역시 2의 히로인이었던 네이. 게다가 히로인의 죽음이라는 요소는 FF7에도 영향을 미친 바가 없지는 않다고 본다. (확대해석이라고 돌던질 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4. 전설의 오우거배틀, 택틱스 오우거
무슨 말이 필요하랴. 이런 게임을 실시간으로 해볼 수 있었던 90년대의 게이머들은 축복받은 것이다. 이 게임 덕분에 마츠노 야스미 빠돌이가 돼버린 나는 본래 FF팬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FF12에 엄청난 기대와 지지를 보내고 있는 판이다. 그의 스토리 구성능력, 수치 조절 감각은 일본 게임사상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독보적으로 탁월하다고 본다.

3. Virtua Fighter 시리즈
처음 이 게임을 오락실에 가서 봤을 때의 충격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사진으로는 각진 상자덩어리들이 붙어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캐릭터들이 실제의 격투기에 가까운 놀랍도록 리얼한 움직임을 보여줬을 때 정말 머릿속이 텅 비어서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지경이었다. 이후에 철권이니 뭐니 하는 쓰레기 같은(팬들에게는 죄송) 아류작들이 쏟아져나왔지만 그 무엇도 원작의 퀄리티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들뿐이었다. 단적으로 말해 세계 게임계의 흐름을 바꿔버린 작품이었다.

2. After Burner 2
내 중학교시절을 불살랐던 게임. 대강 89년 당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쪼들리는 중학생용돈으로도 줄잡아 10만원은 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최초로 해본 한 판에 200원짜리 게임이었고 전투기가 추락할 때 게임기 기체가 그에 따라 콰르르릉 흔들릴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 당시에 이런 게임을 만들어낼 생각을 했던 세가는 확실히 여러 면으로 그다지 정상적인 게임회사는 아니었다고 본다.

1. Ultima 4 – Quest of the Avatar
무슨 말이 필요하랴. 이 바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자신의 인생을 바꾼(이라고 쓰고 ‘말아먹은’이라고 읽는다) 게임. 내게 있어서는 이 작품이 그것이다. 이 작품을 능가하는 PC용 RPG는 이전에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나오지 않을 것이다.

  6 Responses to “내 인생 최고의 게임 베스트 10”

  1. 샤이닝포스1은 정말 감동의 명작이었죠. 다만 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켄타우로스종족 기사들이 안타까운 –;; 저만 그런 건지..

    빛의 검과 어둠의 검을 꽂으면 궁극의 검이 나타나는 그런 부분도 있었는데..^^

  2. 맨위의 아크메이지..혹시 텍스트머드인 그? -_-;;

  3. [+psychiccer] 텍스트머드는 단군의 땅이었고 아크메이지는 웹기반 턴제 전략게임이었죠.

  4. 하이.

    에플 유저였던 국민학생 시절 컴퓨터가 없어서 친구 집에서 늘어붙어 하던 울티마 4의, 정말 ‘모험’을 한다는 그 느낌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으련지.

    그 후로 15년. 정말 말 그대로 ‘퇴물’이 되어버린 그 제작자를 눈 앞에 두고 느꼈던 생각들을 어떻게 말로 할 수 있으련지.

  5. [+andysori] 어서오십시오. 배틀로열이라면 그 적당히 클릭하다 보면 뭔가 되는 심플한 구조의 CGI로 만든 게임이었죠. 서버에 상당한 부하가 걸려서 결국 얼마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raoul] 앗 어서와요 형.

    단순히 어린 시절이라 감수성이 예민해서였을지 아니면 그런 게임은 처음 접해보는 거라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시절의 울티마가 준 감동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그 제작자’는 애초에 한국 같은 곳에 와서 일할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쪽의 자세한 사정까지 알 길은 없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는 거라면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걸까요. 아무래도 동양권, 특히 한국의 게임시장은 서양과는 근본적으로 틀리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그는 제가 플레이해본 가장 위대한 게임을 만든 제작자였고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존중받을 자격은 있다고 봅니다.

  6. [+schopen] 뒤늦게 위 목록에서 그란디아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경악하는 중입니다. 그렇게 됐다면 위에서는 쉔무나 샤이닝포스나 아크메이지에서 그때 기분 따라 한 개정도 빠져나갔겠죠. 아무튼 샤이닝포스 명작이었습니다. 켄타우로스 종족은 좀 키우기 나름이었는데 그게 클래스체인지 시키는 타이밍에 따라 더 강하게 키울 수 있던 캐릭터들이 있었죠. 그 빛의 검과 어둠의 검 버리기가 아까워서 아이템 복사 버그를 이용해서 두세자루씩 남겨두고 했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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