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2004
 
其一
天若不愛酒 만약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酒星不在天 하늘에 술의 별이 없었으리라
地若不愛酒 만약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地應無酒泉 땅에는 마땅히 술의 샘이 없었으리라.
天地旣愛酒 애초에 하늘과 땅이 술을 사랑했으니
愛酒不傀天 술을 사랑함에 있어 하늘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도다.
已聞淸比聖 이미 맑은 술을 성인(聖人)에 비유함을 들었고
復道濁如賢 탁한 술 또한 현인(賢人)과도 같다 말하니
聖賢旣已飮 성인과 현인이 모두 이미 마시고 있음에도
河必求神仙 어찌 반드시 신선이 되고자 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
三盃通大道 석 잔이면 큰 도를 깨닫고
一斗合自然 한 말이면 자연에 합하게 되니
俱得醉中趣 함께 취하여 얻은 이 즐거움을
勿謂醒者傳 깨어있는 자들에게 전하지 말지어다

其二
花間一壺酒 꽃 사이의 술 한 동이를
獨酌無相親 벗해주는 이 없이 홀로 마시도다
擧盃邀明月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맞아들이니
對影成三人 그림자와 마주하여 세 사람이 되더라
月旣不解飮 달은 애초에 마실 줄을 모르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는 날 흉내낼 뿐이구나
暫伴月將影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니
行樂須及春. 즐거움이 모름지기 봄날과도 같구나.
我歌月排徊 내가 노래하면 달은 주변을 거닐며
我舞影凌亂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더욱 어지럽게 춤춘다
醒時同交歡 깨어있을 때에는 함께 기쁨을 나누지만
醉後各分散 취한 뒤에는 각자 흩어지네
永結無情遊 속세의 정을 초월해 영원한 교유를 맺으니
相期邈雲漢 머나먼 은하수 너머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도다.

늘 그렇듯이 막히는 곳은 컨닝 약간씩 섞은 졸역. 개인적으로는 ‘對影成三人’이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어떻게 보자면 무지막지하게 궁상맞은 상황이지만 저걸 저렇게 운치있는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게 멋지지 않은가. 이백은 역시 시성이기에 앞서 주성이고 술의 큰 도를 깨달은 자다. 언제고 기뻐할만한 일이 있고 그럴 때 마실만한 좋은 술이 있으면 달빛 아래 술을 마시며 읊어 볼만한 시가 아닐까.

 Leave a Reply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required)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