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2005
 
지난 주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올 때 어머니가 얻어다주셔서 2년여간 잘 쓰고 있던 세탁기가 맛이 간 관계로 세탁기를 하나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걸 고쳐쓰느니 새로 사는 편이 절대적으로 이익이다) 처음에 옥션 등지에서 중고를 구입할까 생각했으나 역시 신품을 사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모 쇼핑몰에서 무난하게 20여만원 가량 하는 세탁기를 주문, 배송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은나노니 뭐니 하는 건 일절 신경쓰지도 않았고 어쨌든 적당히 쓰면 된다는 상태였다.

그러나 배송을 하루 앞둔 전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항균이고 뭐고 다 필요없지만 단 한 가지 기능에 눈이 번쩍 뜨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능은 비교적 고가의 물건에만 달려있었다. 그 기능이란 다름 아닌 건조 기능!! 그렇다. 혼자 자취하는 입장에서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빨래를 널어서 말리고 다시 걷는 일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귀찮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아아 위대할지어다 테크놀로지여.

그리하여 당장 주문을 취소하고 다시 지른 물건은


바로 트롬 드럼형 세탁기!! 조금 전에 배송 및 설치가 끝나고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다. 드럼형에 목을 멘 것도 아니고 다른 기능엔 별 관심도 없어서 그저 건조기능 하나에 2.5배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하게 된 셈이지만 한 점 후회도 없다! 그저 앞으로의 빨래가 편안해질 거라는 사실에 감루를 흘릴 뿐이다.

  21 Responses to “세탁기를 지르다.”

  1. 정말 귀차니즘이 낳은 부르조아 같으니라고… –;

  2. ……딱 봐도 “나 비싸요” 라고 쓰여있는 물건이군? (푸하하)

    근데 귀찮긴 뭐가 귀찮아! 그정도는 해야지!!!

  3. 세탁기라면 살균세탁을 해야지

  4. 건조 기능을 사용한 후에 나온 전기요금을 보고 테크놀로지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될것입니다. -_-; 건조, 살균 둘다 전기 많이 잡아 먹는다죠 ㅠ.ㅠ

  5. 역시 대세는 귀차니즘을 해결해주는 테크놀로지군요(…).

  6. 예전부터 주장해오던 바지만

    역시 인류문명발전의 2대 원동력은 호기심과 게으름이야(개인적으론 게으름에 더 큰 비중을 두고있음…)

  7. 건조기능이 무에가 그리 첨단이라 비싼지 말이죠 orz

  8. 루윈님 말씀처럼 건조 기능이 좀 전기요금을 많이 잡아먹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편한 기능이기는 하지요.

  9. 다수의 게으름을 해결하기 위해 소수의 호기심이 활약하는 게지요. 저는 다수파입니다 🙂

    사실 세탁물은 건조가 되느냐 여부보다 건조된 세탁물을 어떻게 보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오라버니 경우엔 상관없으려나요(…)

  10. 경험상 남자 혼자 사신다면 건조가 끝난후에 아마 그냥 방치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 필요할 때 건조기 열어서 꺼내 입고요..(거 아주 편합니다.)

  11. 이론 부루주아…!!

  12. 룬 //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귀찮지 않을 수 있냐고요. 인간도아님.

    rando // 살균세탁 되는 걸로 샀잖아.

    루윈 // 테크놀로지의 어두운 면따위. 돈주고 편리함을 얻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민규君 // 그런 겁니다. Viva! Technology!

    Lunarian // 난 그걸 소위 ‘창조적인 게으름’이라고 표현하지. 단순한 귀차니즘과는 다른 것임.

    하얀까마귀 // 그러게 말입니다. 딱 건조기능만 추가로 달리고 조금 더 비싼 모델이 있었다면 그쪽을 택했을 텐데.

    月照暗影 // 세탁기에서 갓 꺼낸 빨래가 뽀송뽀송할 때의 쾌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더군요 T.T

    Leda //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 창조적인 게으름이야말로 인류 발전의 원동력인 법. 건조한 세탁물을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옷장 서랍에 우겨넣을 때의 쾌감 또한 만만치 않더군.

    schopen // 예 사실 그래서 밤에 세탁기 돌리고 깜박 했다가 시일이 흐른 뒤 곰팡이가 핀 걸 목격한 뒤로는 그래도 꼬박 빼서 건조시키고 있긴 합니다만 그 귀찮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ArEm // 네 핫셀과 라이카MP+35mm주미룩스와 짜이스 60주년기념 85/1.2 렌즈 등등을 나에게 주면 저거 10대라도 사주지.

  13. 인간 문명발달의 원동력은 게으름보다는 “편한것”에 대한 퀘스트(!)가 아닐런지 ;;; *비슷한 이야기지만 약간 틀리죠 ;;; 예를 들어 진공청소기의 개발 이런건… 확실히 귀차니즘보다는 “편한것”에 대한 편향성에서 비롯된 것을 인정하시리라고 봅니다 ;;;*

    그나저나 멋진걸 지르셨군요 *덜덜* 축하 ;;

    *내가 밤새면서 일할 때 며칠간 입으려고 싸들고 온 옷이며 속옷을 빨고 말려댄 M모사의 세탁기가 떠오르는건… -_-;*

  14. 게다가 드럼 세탁기에는 실수로 애를 집어넣어도 안전합니다. 그렇다잖아요 (…)

  15. Cuchulainn // 그러니까 인간이 너무 성실하면 불편한 게 왜 불편한 건지 모른다니까요(..) 그래서 불편함으로 인한 귀찮음을 느끼고 그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추가적인 귀찮음을 감수함으로써 앞으로의 편안함을 확보하는 자세야 말로 위에서 말한 ‘창조적 게으름’의 골자라 할 수 있습니다.

    wizdom07 // ..휴.. 그저 아무 말 말자(..)

  16. 말은 장황하게 해도 결론은 이거잖아

    “귀찮아” (….)

  17. 그게 인간이 너무 성실하면, 다른사람들 삽질하는걸 보고 저걸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쥐어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 혁신을 달성하는 수도… (예: 테일러주의)

  18. 룬 // 그게 핵심이죠. 그거야말로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고. 고로 저는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간인 겁니다(…)

    하얀까마귀 // OTL…. 부정할 수 없는 치명적인 양면성이군요(…)

  19. 모코나 // 집에 차까지 있는 놈에게 부르소릴 듣다니 어이가 없군. 게다가 저건 생필품이니 어떻게 안 살 수 있다고.

  20. 음. 예의 트롬 은나노 드럼세탁기를 쓴지 1년. 선배(;;)로서 이야기 하자면, 이미 알겠지만, 완전 건조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시간이다. 그리고 정말 ‘완전’건조도 되지않아 ㄱ-;

    더군다나 많은 양을 말릴 수도 없음.

    하지만 집이 지하거나 햇볕이 들지 않는다면 쓸모 있을거여. ㅇㅇ

    지름신과 함께하길 😉

  21. 캬아 // 건조시간 짧으면 좀 눅눅한 기가 남긴 하더군요. 그래도 꺼내서 대충 방바닥에 널브러뜨려놔도 잘 마르더만요(…) 암튼 너는 것 자체가 귀찮았던지라 제게 있어선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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