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2006
 
카메라를 취미 내지는 업으로 삼는다면 읽어볼만한 글. 글쓴이의 독설적 멘트가 재밌다. 여담이지만 아래 새 사진에 관한 멘트가 나온 걸 보면 생각나는 점인데 개인적으로 모처의 갤러리에 자주 올라오는 새사진류를 별로 안 좋아한다. ‘모든 화각대를 커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불필요하게 망원렌즈 구입’ –> 그러나 당연하게도 찍을만한 피사체가 없다 –> 새라도 찍자는 식으로 사고가 흐른 느낌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새사진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특별히 새에 대한 애착이나 목적도 없이 저런 과정을 통해 새사진이나 찍은 걸 보고 있자면 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허탈하다. 아무튼 스포츠사진이나 동물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확실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면 망원렌즈는 그다지 필요가 없는 게 사실이다.

초광각렌즈도 마찬가지인데 그 무지막지한 왜곡덩어리 사진을 뭐가 좋다고 찍는 건지 모르겠다. 적당한 왜곡이 광각렌즈의 맛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왜곡은 어디까지나 광각렌즈가 망원렌즈에 비해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설계기술의 한계로 나오는 거다.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담아낼수록 좋은 사진이라는 매체에서 왜곡을 즐기려면 차라리 아방가르드풍의 미술을 즐기는 게 낫지 않을까. 칼짜이스가 할일없이 홀로곤이나 비오곤 같은 왜곡이 거의 없는 광각렌즈 설계를 만들어낸 건 아니다. 아무튼 적당한 광각렌즈는 보다 넓은 화면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어만 잘 해낸다면 꽤 멋진 사진을 뽑아낼 수 있게 해주는 건 사실이다. 20~28mm 영역 정도가 일반적으로 쓰기에는 무난한 광각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광각렌즈 제대로 쓰려면 필름이나 1:1바디 써야 한다. 빨리 5D로 업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시기이다(..)



photo.net에 올라온 글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번역전재합니다. 원본주소는 여기:
http://www.photo.net/mjohnston/column57/

어안렌즈: 알려진 용도 없음. 어안이란 것이 대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사진교과서에 올리기 위해 가끔 사용됨.

19mm보다 넓은 초광각렌즈: 실내사진 가끔. 이런 렌즈로 뭘 찍어야할지 모르는 아마추어들을 황당하게 만들 때 많이 이용됨.

초광각렌즈 (19, 20, 21 또는 24mm): 프로 필수의 몇안되는 렌즈들 중 하나. 예술가로부터 실력있는 아마추어들까지 폭넓은 쓰임새를 보임. 풍경, 실내, 거리, 군중 샷, 등등. 할 일 없는 아마추어들이 뭐 더 살 것 없나 고민할 때 늘 후보에 오름. 렌즈는 많이 돌아다니지만 정작 광각을 제대로 쓸 줄 알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거나 세심한 안목이 있는 사진가는 매우 드뭄.

초광각줌 (광각쪽 끝단 20mm 이하): 사진사가 가벼운 단렌즈 3개 대신 무식하게 무거운 줌렌즈 하나로 때우고 싶은 이상한 충동이 생길 때 유용. 플레어에 속수무책. 광각을 잘 쓸 줄 모르는 프로들이 그냥 하나쯤 구색을 갖추려 구입하는 경우 많음…물론 예외도 있음. 밝은 80-200mm 줌과 초광각줌 2개로 렌즈라인업이 끝나버리는 실력있는 프로들도 존재함.

광각렌즈: 근래 24mm가 20mm와 35mm와 함께 “표준”의 대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광각”이라고 하면 28mm밖에 남아있지 않게 되었음. 만능화각, 특히 거리, 예술, 보도, (싸구려 가짜) 보도, 배경을 넣은 포트레이트 사진등에서 “광각”의 느낌을 낼 때 유용. 50mm 표준렌즈와 한쌍으로 쓰이는 경우 다수. 초광각렌즈가 없는 가난한 사진사의 헝그리 광각.

쉬프트 렌즈: 건축사진. 시점으로 인한 왜곡 교정. 때때로 교정이 지나쳐 말썽.
상동, 그러나 틸트가 딸렸음: 상동, 그리고 전경이 복잡한 풍경이나 식탁 가득 벌여놓은 음식을 찍을 때 많이 씀.

만능 28-200mm 줌렌즈: 허접 스냅용. 1년을 필름 5롤로 버티게 해주는 놀라운 능력. 만능=무능.

준광각렌즈 (35mm): 또하나의 “표준”렌즈. 줌렌즈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음. 가장 찍기 쉬운 화각. 라이카에게 가장 좋은 화각.

“팬케잌” 테사형 렌즈, 흔히 45mm: SLR바디조차도 무거워 하는 사진사들의 짐을 덜어주는 고마운 렌즈….그럼 SLR은 왜 쓰나.

“표준”렌즈 (50mm): 사진을 찍으려 하면 꽤 쓸모있음. 그러나 뻔뻔스럽게 피사체에 접근할 수 있는 배포가 필요. 아마추어들에게 표준렌즈만을 고집스레 사용하면 자기의 사진이 발전된다는 부질없는 환상을 심어줌. 그러나 고수의 손에 들어가면 준광각과 준망원의 화각을 흉내낼 수 있는 신기한 재주가 있음. 극동 출신의 한 고수의 말에 따르면 “쓸만한” 사진은 35mm가 많이 내어주나 “훌륭한” 사진은 50mm에서 더 많이 나온다고 함. 라이카의 두번째로 좋은 화각.

“표준”이 50mm가 아니라 55-58mm인 경우: 댁의 카메라는 너무나 옛날 모델이구려.

마크로렌즈: 꽃, 곤충, 눈동자, 눈썹, 기타등등. 취미생활에 딱 맞는 렌즈. 마크로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사진찍는 이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행복해 하는 사람들일 것임. 선예도 따지기 좋아하고 카메라테스트만 맨날 하는 사람들도 많이 애용.

엄청 밝은 렌즈들 (f/1, f/1.2): 심도를 얕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용. 또한 심도가 너무 얕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왠일인지 많이들 가지고 있음. 비구면렌즈가 한장이라도 들어있는 날에는 별 실질적 효용도 없이 지갑과 주머니만 고스란히 털어감.

표준줌렌즈 (35-70mm, 28-105mm, 35-135mm, 등등): 밝은 야외 촬영용. 스냅샷, 풍경, 자동차, 여행, 세미누드, 그리고 노출이 엉망인 사진이 전문. 또한 달걀귀신/동굴사진도 양산하고 있음.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의 “사진”은 거개 표준줌으로 찍었음. 때떄로 렌즈교환형 SLR이 왜 쓸데없이 렌즈교환이 되게 해놨는지 의문을 품게 만듦.

밝은 표준줌렌즈 (f/2.8): 프로들의 메인 밥벌이 도구. 아마추어들은 들고다니기보단 집에 모셔놓기를 더 즐기는 듯. 엄청 크고 무겁고 비싸면서도 싸구려 단렌즈 두세개에 필적하는 화질과 밝기를 보여줌. 월등한 “뽀대”로 아마추어들의 용기를 북돋워 주며 스스로를 프로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기특한 효용이 있음.

준망원렌즈 (75, 77, 80, 85, 90, 100, 또는 105mm): 인물, 좁게 잡은 풍경, 헤드샷, 글래머 사진. 잘 쓰기만 하면 다른 용도(일반, 예술, 보도 등등)에도 모두 대응 가능. 필수.

135mm 단렌즈: 이젠 가진 사람도 없어졌거니와 쓰는 사람은 더더욱 없음. RF가 세상을 지배했을 때 제일 반짝했었음…135mm가 RF가 쓸 수 있는 최대망원이었기 때문. 지금은 퇴화된 흔적기관적 신세.

밝은 180mm 또는 200mm 단렌즈: 일반적으로 쓰일 수 있는 가장 장초점렌즈. 보도, 스포츠, 글래머, 자동차 경주, 등등. 갱영화따위에서 남을 도촬할때에도 많이 출연함.

어두운 180mm 또는 200mm 단렌즈: 작고 가벼워서 휴대성 발군. 본인이 가난하거나 지독한 짠돌이라는 부적절한 인상을 남들에게 줄 수 있는 위험요소 있음.

표준망원줌렌즈 (70 또는 80에서 180, 200, 210mm까지): 밝든 어둡든 프로와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는 렌즈. 액션, 패션, 인물, 헤드샷, 보도, 스포츠, 야생동물, 풍경, 등등, 못 찍을 것이 없음. 갑자기 하늘을 나는 새가 찍고싶다는 미친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모든 상황에 대처가 가능.

IS (캐논) 또는 VR (니콘) 표준망원줌: 상동, 그러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거나 마약에 빠진 불쌍한 사진가들을 위한 렌즈.

밝은 300mm: 패션, 상품, 스포츠, 자연, 에어쇼 등등. 프로들에게, 특히 야생동물이나 자연사진 전문 프로들에게 중요하게 쓰임. 아마추어들에게는 조금 버겁지만, 남몰래 도촬하려는 사람에게는 인기. “뽀대”의 원조. 사진사용 촬영조끼를 잊지말고 같이 입는 것이 맞는 코디.

초망원 줌렌즈들 (최대망원 300mm 이상):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을 때 망원 단렌즈 몇개를 대체하는 효과 있음. “모든 화각대를 커버하는 렌즈 라인업을 구성해야한다”는 괴상한 강박관념으로 쓸 일도 없이 렌즈를 산 아마추어가 괜히 들고나와서 삽질하는 경우 많음.

400mm: 동물, 스포츠, 새 사진. 미친척하고 풍경도 찍기도 함. 스포츠 경기에 가선 주위 배경을 다 잘라버려서 대체 이게 무슨 스포츠인지 알 수 없는 사진을 많이 뽑아줌.

500mm: 동물과 새 사진. 돈세탁/비자금 조성용. 투자목적도 가능. 마누라에게 들킨 빚진 돈 갚을 때 제일 먼저 끌려나감.

600mm: 동물사진.

1200mm: 알려진 용도 없음.

  13 Responses to “[퍼온글] 35mm 카메라용 렌즈들의 용도”

  1. 아.. 오랜만에 지름 항목이 아닌 글이군요 ^^

    하지만 지름에 가까운 항목으로 보이네요 ㅡㅡ;;

    저 중에 하나를 지르실 계획은 아니시겠죠? ^^

  2. 공감 많이 가는 글이네요. 저도 28-200지원되는 보급형 디카 쓰고 있는데, 200까지 쓸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축구장 갈 때 빼고). 물론 28보다 더 넓은 화각이 필요할 때도 별로 없고.. 한 28-105mm 정도까지 커버되면 충분한 것 같아요.

  3. 정말 오래된 글인 동시에 정말 풍자교과서와도 같은 글.

  4. 1. 새사진은 망원가진 사람이 겨울되서 찍을게 없어지면 찍게 되는…

    2. 초광각렌즈까진 아니더라도 광각 로우앵글 인물사진이 멋드러지긴 함

    그러나 어안내지는 초광각이 아마추어에게 어떤 필요가 있을진..

  5. 낄낄, 사진 문외한이 봐도 맛깔스럽군요.

  6. 그러니까 이건 “지름 예고장” 이로군 (….)

  7. 개인적으론 35-150이 주용도로 쓰이게 되더군.

    망원의 장점중에 하나는 일단 순간포착이 용이하다는 것.

    (일명 도촬이라곤 하지만.. –)

    정해진 피사체를 놓고 찍는다면 망원은 별로 쓸데가 없는게

    사실이지만 정해지지 않은 피사체를 찍다보면 망원이

    용이할 때가 많지.

    사진을 촬영하는데 굳이 작품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지. ^^

  8. raynear // 에이 필요한 렌즈는 이미 90%는 얻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나중에 광각은 18mm나 21mm, 망원은 180mm 하나 영입할지도 모릅니다만(..)

    schopen // 35하고 85만 있으면 90% 이상의 사진은 다 찍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나머지 10% 때문에 광각이니 망원이니 사게 되는 법인데 무슨 L줌3총사니 하면서 17mm~200mm 화각대의 모든 줌렌즈를 다 갖춰야 사진 찍는 것처럼 호들갑떠는 사람들이 있죠.

    선배 // 암 교과서지. 끄덕끄덕.

    1. 절대적으로 동감. 그래서 보고있으면 허탈.

    2. 그래서 적당한 광각은 쓸모가 많다고 위에도 써뒀지. 초광각이니 초망원은 프로에게도 어지간해선 별로 필요는 없다고 봐.

    하얀까마귀 // 흐흐 아는 사람만 아는 글일 것 같아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룬 // ..아니 그러니까 언제고 5D 갈 예정이긴 하지만 뭐 그걸 그렇게 적나라하게 지적하시면(..)

    산적 // 뭐 그정도화각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게 되는 화각이죠. 사진을 찍는데 작품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일상적인 스냅 이상의 용도에 써야 할 렌즈를 불필요한 강박관념으로 소장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봐요. 자신에게 필요한 화각대만 적당히 서넛 갖추면 렌즈군은 사실상 완성임.

  9. 이글루에 새둥지 틀고 무단으로 링크 가져감. ;;

  10. 요건 좀 독선적이네요..^^ 용도가 정해진 렌즈란 없죠..

    괜히 기본셋이 플레그쉽 slr에 대포인줄 아는 사람들은 확실히 문제지만..

  11. 500mm 부분을 보고 잠시 쓰러졌습니다; ^^;

  12. 음 역시 나도 이글루에 이주, 링크 가져갈거임 (….)

    주소는 덧글 홈페이지 참고. (….)

  13. 도르 // 옙 감사합니다. 저도 링크하죠.

    J/전형욱 // 용도가 정해진 렌즈란 없어도 렌즈의 용도란 사용자 스스로가 찾아내야 하는 법이죠. 그런 생각도 없이 그저 빈 화각채우기용으로 구매하는 렌즈가 문제인 겁니다.

    NeCo // 수많은 사진가들이 가장 공감할 구절이 아닐까 생각해(..)

    룬 // 후후 smercury.com 별관이군요. 저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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