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2006
 
어릴 때부터 음악을 듣다가 한 번 마음에 든 음악이 있으면 만사 제쳐두고 며칠동안 내내 그 음악만 줄창 듣는 버릇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그 점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한동안 마음에 드는 음악이 없어 음악감상이 뜸하다가 최근에 제대로 나의 감성을 직격한 곡이 바로 이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중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이라면 다들 어디선가 한 번쯤은 선율을 들어봤음직한 5번 영웅이나 9번 합창이 있다. 그에 비하면 이 7번은 별명이 붙어있는 4개의 교향곡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유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 7번의 구성은 정말로 이색적이다. 클래식음악을 제대로 공부한 바가 없어 뭐라 전문용어로 설명할 길은 없지만 음악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 듣고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다.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1악장 종반부의 기묘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저음과 주 선율이 조화를 이뤄나가면서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부분, 교향곡 7번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임과 동시에 1악장의 백미라 할 수 있다. 2악장은 특별히 강조할 부분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다. 가장 중독성 강한 악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3악장은 4악장으로 건너가기 위한 가교 같은 역할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서반부의 경쾌하고 흥겨운 가락으로 듣는 이를 살짝 고조시켰다가 중반에선 차분하게 가라앉은 선율로 이를 완화해주며 이 두 가지 가락을 반복해서 들려줌으로써 효과를 배가시켜준다. 그리고 교향곡 7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악장이 바로 4악장이다. 시작부터 마지막부분까지 어디 하나 버릴 부분이 없다.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과 가락으로 시종일관 듣는 이를 고조시킨다. 그 와중에도 절묘한 완급조절로 극적인 효과를 더하며 특히 마지막부분에 클라이맥스에 이르기 직전 긴장을 당장 최고조에 이르게 하지 않고 살짝 간격을 두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그 폭발력은 혀를 내두르게 할 지경이다.

혹자는 이 곡을 일컬어 ‘리듬의 대향연’이라고 표현했다고도 한다. 그만큼 곡 전체를 통틀어 마치 우리나라의 사물놀이를 듣는 것과도 같은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감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듣는 이로 하여금 강렬한 인상을 받게 한다. 7번은 여타 베토벤의 교향곡처럼 별명이 붙어있는 곡은 아니지만 다른 어떤 베토벤의 교향곡과도 차별되는 일문을 이룬 작품이며 베토벤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기회가 있을 때 필히 일청을 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2 Responses to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1. 7번 유명합니다. 백커스라는 별칭도 있고요,

    8번이 오히려 유명하지 않으면서 구조적으로 명곡이죠.

  2. monsa // 아아 그렇군요. 역시 이것저것 더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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