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2006
 
원제목은 그냥 ‘곽원갑’인데 우리나라 개봉에서는 앞에 ‘무인’이라는 두 글자를 덧붙였다. 사실 중국에서야 전설적인 무인이니 굳이 저런 수식어를 붙일 필요조차 없었을 테지만 우리나라에서야 어지간한 중국무술 매니아들이 아니면 곽원갑이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많았을 테니 그러려니 한다. 아무튼 곽원갑이란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소룡이 주연으로 나와 유명하기도 한 영화 정무문에 등장하는 정무문, 즉 정무체조회의 시조이기도 하고(이소룡의 정무문에는 이소룡이 일본인에게 독살당한 사부의 영위에 절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이 사부가 바로 곽원갑이다.) 당시 여러 서양 격투가들과 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한 기록을 남기기도 한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베이스로 만든 영화이다.

그러한 전설적인 무인 곽원갑 역은 이연걸이 맡았다. 이연걸은 무술의 동작, 즉 형(形)의 표현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실력파 무술가이며 그러한 모양세가 멋들어지게 나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 무술영화의 주연으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곽원갑에서도 그런 멋들어진 액션은 어김 없이 잘 나타났으며 실제 미종권의 대가였다고 하던 곽원갑의 풍모에도 잘 들어맞는다. 원화평의 액션은 역시 동양권의 제대로 된 무술실력을 쌓은 배우를 통해서 제대로 드러난다. 매트릭스의 어설픈 액션과는 천지차이다. 다만 초중반의 어설픈 와이어액션과 CG사용은 이연걸의 멋진 액션의 맛을 떨어뜨려 오히려 역효과가 나게 했다고 본다.

영화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 텐데 이 작품은 영화적인 각색이 심해서 실제 사건과는 차이가 크다. 독살당했다고 전해지지만 실은 나이가 들어 자연사했으며 영화 내에서처럼 가족이 몰살당한 일도 없었다. 중간에 곽원갑에게 패배하는 오브라이언 등의 몇몇 인물은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참고로 오브라이언 역의 배우 Nathan Jones는 호주 출신의 레슬러이며 Strongman 대회 등에서 수 차례 우승한 강자라고 한다.

마지막에 곽원갑과 대결하는 일본인 무사 다나카 안노(나카무라 시도 분)가 인상적인데 과거 동양권 무술영화에서 일본인은 항상 비열한 악역으로 등장했던 것에 비하면 역시 시대가 변했음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멋진 놈한테 싸워 이겨야 더 멋진 주인공이 되는 거지 찌질한 악당에게 싸워 이겨봐야 별로 자랑스러울 것도 없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는 제대로 된 마지막 상대였다고 본다. 인상적인 대사는 역시 ‘닛폰진노 하지다!’ (일본인의 수치다!) 아무튼 삼절곤 vs 일본도 묘사가 너무 제대로여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봤다. 영화 통틀어 유일한 개그도 거기에서 나왔다. 참고로 나카무라 시도는 신선조,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의 영화에 출연한 바 있는 배우이며 가부키도 했었다고 한다. 어째 동작이 제대로 잡혀있더라니 싶었다.

어쨌든 이연걸 팬, 무협팬, 20세기 초 중국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필견. 간만에 보는 죽도록 취향인 영화였다.

덧. 맹인아가씨 역 맡은 배우 예뻤다. 의상도 특이한데 예쁘면서 잘 어울렸고.

참고 : Wikipedia, IMDB 등

  5 Responses to “무인 곽원갑”

  1. 맹인소녀로 나온 쑨리 참 예쁘죠. 그거 연기하기 위해서 시각장애인 영상도 많이 돌려보고 그랬다더라구요^ㅂ^

  2. Lynn // 와아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3. 간만에(…정말 간만에…;) CG떡칠 안한 순수 무술영화라 꼭 보기로 벼르고 있습니다.

  4. …진진이랑 곽원갑 둘 다 하지 말란 말이다!!! 이연걸…

    (하지만 달리 할 사람이 없..)

  5. 시바우치 // 흐흐 꼭 보시길. CG가 좀 나오긴 합니다. 매우 어설프게 -_-

    Gard // 그래서 혼자서 스승과 사부가 모두 돼버렸지. 달리 할 사람이 없기도 함..;; 이제 또 언제 다시 이연걸 급의 쿵후액션을 보여줄 스타가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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