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2006
 
단적으로 말하면 올시즌이랄까, Fe감독시절 들어섰던 이래 LG 트윈스가 벌인 최고의 명승부. 양대행체제로 바뀐 이후 LG가 4연승에 이어 4연패를 했지만 불가항력으로 지는 경기에서도 막판까지 상대를 진득하게 물고 늘어지는 맛을 보여주는 맛이 되살아나면서 확실히 지는 경기도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있던 바였는데 결국 오늘 이런 경기를 선보이고 말았다.

수훈갑은 누가 뭐래도 조인성. 2-1로 지고있을 때 동점의 계기가 된 선두타자 2루타로 출루했고 9회 5-2에서 5-5로 동점을 만드는 3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두 차례의 동점을 일궈냈다. 특히 동점 3점홈런은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걷어올려서 만든, 그야말로 조인성이 잘 쳤다고밖에 할 말이 없는 홈런이었다. 물론 권용관의 굿바이홈런도 더할 나위 없이 멋졌다. 안영명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쳐내 좌쯕 폴대를 맞추면서 아슬아슬하게 살짝 넘어간 홈런이지만 어찌됐든 넘어가면 된 거 아니겠는가. 수비야 좋다지만 타격에서는 평소에 무진장 삽질하면서도 이상하게 가끔씩 이런 임팩트 있는 장면을 연출해내곤 한다.

심수창은 아직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아보였다. 구위로만 보면 에이스급에 준하는 레벨이었지만 마인드컨트롤능력을 좀 더 키워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6회에 이종열의 에러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공이 높이 뜨다가 한 방이 있는 이도형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부분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본인에게는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고 코칭스탭도 그런 점으로 인해 거기에서 선수에게 맡겼으리라 생각한다. 한 경기 쓰고 말 투수였으면 그 장면에서 바로 교체하는 게 정답이긴 했다. 아무튼 앞날이 기대되는 투수다.

최근 LG에서 주목하는 타자라면 역시 오태근. 2군에서 올라와 최근 몇경기에서 맹활약하고 있는데 유지현 이후 맥이 끊긴 공수주 3박자를 갖춘 톱타자 계보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꼽을만하다. 우익수 수비도 좋고 발도 빠르고 타격센스도 괜찮아보인다. 물론 아직은 장담은 못하지만 올 시즌에 걸쳐 키운다면 내년에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양대행체제 이후 2군에 파묻히면서 기회도 얻지 못하던 싹수 있어보이는 선수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생각해보면 Fe감독의 지난 3년간이 허탈해질 지경이다. 감독이 3년정도 한 팀을 맡으면 아무리 성적이 바닥쳐도 자기 작품이라고 할만한 선수 한 둘은 있기 마련인데 그야말로 전멸이었다. 아직도 3년 전 자원으로 야구하고 있고 그래도 여전히 선수들 면면은 제법 괜찮다. LG라는 팀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화는 문동환의 호투를 계투진이 날려버린 게 아쉬웠다. 구대성을 최종마무리로 내세우지 않고 릴리프로 쓴 건 최근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인 구대성의 컨디션을 점검코자 하는 생각이었던 걸로 보였으나 덕분에 최근 마지막까지 상대팀이 안심할 수 없는 팀으로 돌변해버린 LG의 드라마틱한 역전승의 제물이 돼버렸다. 한동안 1위까지 치솟다가 최근 조금 주춤하면서 욱일승천하는 기세로 떠오른 두산에 밀려 4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거의 엇비슷하게 상향평준화돼버린 상황이기에 일어난 일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화의 전력은 만만치 않고 올시즌 순위권다툼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시즌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일이다.

  3 Responses to “2006/06/20 LG 대 한화”

  1. 전 오늘경기 보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_-)

    동점된뒤 야식 받고 오니 11회말 하더군요. 먹으면서 끝내기 홈런까지 봐버린ㅠㅠ

    조인성 선수의 동점홈런은 개인적으로 권준헌 선수의 올 시즌 최대 단점이라고 보는 2-1이나 2-2에서 성급하게 승부 들어가다 맞는 패턴이 또 나왔다고 봤습니다.

    12 to 6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긴 하지만 맞은 위치는 존 정가운데였죠.

    끝내기 홈런은 말그대로 실투를 잘 받아친것 같고.

  2. 한화팬인 저로서는 안습인 경기였죠… ㅠㅠ

    최근 한화의 슬럼프는 중간 계투진의 몰락 때문이라서..

    아직도 선발진과 타격은 제 몫을 해주고 있으니.

    중간 계투진이 살아나는걸 기대하고 보고 있습니다.

  3.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기분좋았던 경기. (덕분에 두산이 3위로 점프,… 뭐 오늘 져서 도로 4위로 내려앉았지만;)

    역시 LG경기의 패턴은 이런식으로 가야 된다는 걸 보여준 경기랄까.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면서 점진적인 리빌딩을 하게 되면 2년정도 후에는 멋지게 변모할거라 생각함…

    두산도 지금 그 과정에 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선수가 발굴되었지.. 그러면서 성적까지 좋으면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핫핫핫.

    내가 말한 그 친구, 결국 나한테 1시간 30분동안 신세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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