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2006
 
야구에는 이제는 국내에서도 보편적으로 쓰이게 된 OPS라는 기록이 있다. On-base plus slugging의 약자이며 말 그대로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기록인데 슬러거의 가치의 척도로서 매우 유용한 기록이다. 이 기록의 특징이라면 홈런 하나의 가치를 단타 네 개의 가치와 동일하게 매긴다는 점에 있는데 그렇기에 보통 투수들에게 경원당하며 많은 볼넷을 얻는 홈런타자일수록 OPS의 값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보통 출루율 0.400, 장타율 0.600정도를 슬러거의 척도로 놓으면 1.0 이상의 OPS를 지닌 타자면 특급 슬러거의 반열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으며 0.9를 넘기면 매우 좋은 타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OPS를 타자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록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맹신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전술했듯이 이 기록은 슬러거의 가치를 재는 데에는 매우 유용한 기록이다. 그러나 과연 단타 위주의 교타자에게 있어서도 이 OPS가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할까? 야구에서 1번부터 9번을 평균 20홈런을 치는 선수들로만 채운다고 해서 과연 그 팀의 타격이 잘 이루어질까?

예를 들어보자. 홈런 하나는 분명 단타 하나 이상의 가치는 있다. 그러나 야구의 전체적인 판을 놓고 봤을 때는 또 얘기가 달라진다. 퍼펙트게임이 일어날 경우 투수가 상대해야 하는 타자의 수는 27명이다. 그러나 홈런 하나를 치든 단타 하나를 치든 볼넷을 내주든 투수가 상대해야 하는 타자의 수는 1명이 더 늘어날 뿐이다. 그러나 안타 네 개를 내준다면 상대해야 하는 타자의 수는 31명으로 늘어난다. 즉 많은 안타는 상대 투수를 그만큼 소모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래도 단타는 4개를 쳐야 홈런 하나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타율/타점이라는 기록은 가장 고전적인 기록방식이고 비록 현대 야구에서 평가하는 많은 가치척도를 나타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 기록들은 분명히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닌다. 타율은 타자의 5-tools 중 하나로 알려진 컨택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손쉬운 자료다. 타점은 이 선수가 팀의 득점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가장 분명한 자료다. OPS는 타자의 슬러깅능력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자료지만 이런 부분들까지 나타내진 못한다. 야구에는 다양한 기록 산출방식이 있고 각 기록에는 나름대로의 일장일단이 있다. 어느 한 기록만을 맹신하는 것은 야구를 다양하게 보는 데 있어서 좋은 자세는 아니다.

  3 Responses to “OPS, 볼넷, 단타와 장타”

  1. 안녕하세요^^ 킹 크림슨과 오우거 배틀이라는 짝지어지기 힘든 주제 때문에 구글을 통해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온지는 꽤 됐는데, 겸사겸사 로그 재밌게 읽고 있다는 혼적 남깁니다.

    OPS는 빌리 빈을 필두로 한 머니볼이 최근 몇년 사이에 히트를 치면서 오히려 지금은 조금 과대 평가가 된 스탯이 아닌가 합니다^^ 약 먹은 배리 본즈의 말도 안되는 OPS 수치 때문에 국내 팬들 사이에선 그가 야구의 신이다…라는 재밌는 별명도 붙기도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OPS 만능론에 많은 회의가 드는 요즘입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역시 야구의 묘미는 각종 자료와 그 대입이 아닐까 싶습니다.

  2. “볼넷 하나의 가치와 안타 하나의 가치를 동일하게 매기고 ” <- 이부분은 아니지 않나요? OPS에 단타는 출루율과 장타율로 두 번 반영되고, 볼넷은 출루율로 한 번만 반영되니까요..

  3. kay // 어서오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OPS가 국내에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게 대략 90년대 후반부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도 OPS 0.8 안 되는 선수는 선수취급도 안 하던 분들이 계셔서 좀 억하심정이 있어서 쓴 글입니다 ^^

    아무튼 각종 세이버매트릭이 괜히 나오는 건 아니죠. 최근 관심있게 지켜보는 기록은 RC27인데 이건 국내에선 어디 산출해주는 곳이 없더군요..;

    clarice // 아 그렇죠. 제가 왜 이런 착각을 OTL 글 수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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