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2008
 

* 날림으로 쓴 글이라 자세히 퇴고는 안 했습니다. 혹시라도 오류나 비문 오탈자 등등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들이야 가을야구를 하네 마네 잔치를 벌이고있지만 트윈스는 그 소동에서 쓸쓸히 소외된 하위의 4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즌 전부터 성적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예견하긴 했지만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해서 우울하기 짝이 없을 지경이다. 명색이 골수 트윈스팬을 자처하는 나로서도 시즌 막판의 팀의 모습은 눈뜨고 보고있기가 괴로워서 관전조차 꺼려질 정도였다. 그만큼 팀의 상태는 심각했지만 어쨌든 시즌은 끝났고 내년에도 야구는 계속된다. 시즌을 마무리하며 간략한 감상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1. 시즌 시작 전부터 예견된 성적


지금은 완전히 마음이 떠난 곳이지만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꽤 열성적으로 트윈스 홈페이지의 쌍둥이마당에 글을 올리곤 했다. 시즌 시작 전 팀의 전력이 약체화돼있음에도 구단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FA영입 등을 통한 전력보강을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해서 올시즌에 대한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가 있었다. 그당시 내가 예상한 기대성적은 대략 6~7위정도? 그러나 그 예상보다도 훨씬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팀의 전력을 평가함에 있어서 아직 검증되지 않는 전력은 0으로 놓고 보는 게 맞다. 신인 혹은 유망주, 부상선수, 통산성적에 기복이 심한 선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즉 신인투수였던 정찬헌과 이범준, 포텐셜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김상현과 정의윤과 이성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재활중인 이동현, 시즌 10승이 언제 가능할지 아무도 예상하기 힘든 이승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누구누구가 올해는 잘 해줄 거야’, ‘올시즌 유망주 한 번 믿어봅시다’ 이딴 말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게다가 최동수와 최원호는 언제나 최동수의 2007년과 최원호의 2005년 수준의 성적을 꾸준하게 보여준다는 게 검증된 선수가 아니었으며 그나마 꾸준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였던 박명환마저 부상으로 나가떨어졌고 우규민 또한 1년 반짝하고 몰락했으니 팀의 전력에 마이너스만 있었지 플러스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한 시즌 치르면서 초반부터 포텐셜 터져주는 선수가 1~2명이라도 있으면 그 시즌 꽤 해볼만하게 되는 건데 트윈스의 경우 초반부터 그렇게 터져준 선수가 아예 없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안치용이 늦깎이로 터져준 게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그가 불이 붙기 시작한 시점은 이미 팀의 성적은 곤두박질 친 이후였으니 아쉽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튼 야구에 가정형은 무의미하고 객관적인 전력의 평가에 ‘이 선수가 잘 해 준다면’ 등의 표현은 정말 무용지물이다.



2. 김재박감독의 과실?


김재박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팀의 체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로 선수들에게 직접 작전지시를 내리며 관리하는 스타일의 야구는 선수들이 기본기에 충실하지 않으면 적응에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약체화돼있던 LG의 전력에서 그런 작전야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제한돼있었다.


게다가 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라면 주전급 선수가 턱없이 부족한 팀의 상황에서 타팀의 간판급선수를 FA로 데려오려는 시도라도 해야 했음에도 구단은 이를 유망주를 통해 해결하라며 등한시했다. 결국 터진 유망주는 0이었고 그 와중에도 김재박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전혀 발전이 없던 이성열을 꾸준한 주전출장을 통해 가치를 높인 뒤 군 제대로 인해 가치가 하락해있던 왕년의 두산 간판 미들맨 이재영과 트레이드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이재영은 제대 후유증으로 전성기의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충실한 동계훈련을 거친 내년 이후를 기대해볼만하다. 현대시절 이명수와 박종호를 거의 거저 데려와서 요긴하게 써먹은 부분이나 작년의 손인호, 올해의 이재영의 케이스를 봐도 김재박감독의 선수 평가와 트레이드 타이밍에 대한 안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시즌 시작 전 올 시즌에 대한 기대는 접는 편이 좋고 성적 때문에 김재박감독탓하는 꼴이나 안 봤으면 좋다고 쌍마에 쓴 일이 있다. 결과적으로 성적이 이리 되자 게시판에는 김재박감독에 대한 성토의 분위기가 일어났다. 그러나 지금 김재박감독이 물러난다면 또다시 임기를 채우지못한 트윈스 감독의 명단에 한 명이 추가될 뿐이다. 어쨌든 망가진 팀을 맡아서 이만큼 운영하고있는것만 해도 보통 일은 아니다. 대체 누가 있어 지금의 트윈스를 추스릴 수 있단 말인지 대안이라도 제시하면서 김재박을 까는 모습을 봤으면 싶다.


어쨌든 감독이란 자리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재박감독의 과실은 팀의 성적이 부진했다는 점에 있다. 정말 그거 하나뿐이지 김재박감독의 선수 운용이 타팀 감독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부분은 없었다고 본다. 약체화돼있던 팀의  전력, 선수의 부상마저 감독이 책임져야할 부분은 아니다. 어쨌든 전임 감독들이 너무나 안 좋은 전례를 남겨왔고 그렇기에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김재박감독에게는 임기 마지막까지 신뢰를 보내야한다. 그래야 후일 트윈스 차기 감독을 좋은 모습으로 모셔올 수 있지 않겠는가.


3. 모든 것은 조인성탓?


언젠가부터 LG팬들 사이에는 이상한 조류가 보이기 시작했다. 팀이 몰락하고 성적이 곤두박질친 데에는 명백히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음에도 그 원인을 모두 조인성 하나에게 돌려버리는 것이었다. 팀이 패배한 날이면 쌍마에는 조인성의 리드로 인해 졌다는 이야기가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때마침 백업포수 부족으로 인해 그라운드로 복귀한 김정민이 좋은 활약을 보이자 이런 성토의 분위기는 더욱 심해졌다.


조인성은 FA계약을 성공적으로 맺고 시즌 초반만 해도 괜찮은 활약을 보이고있었다. 그러나 그도 야구선수이기 이전에 일개 인간일 따름이다. 팬들의 이런 이해하기 힘든 마녀사냥에 상처를 입은 것일까, 시즌 중반 이후 그의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결국 2군행을 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단골로 출장하던 국가대표 포수 자리도 놓치고 말았다. 조인성의 추락의 책임의 일부가 ‘팬’들에게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지나치게 비약하는 걸가? 물론 그 부진의 가장 큰 책임이 조인성 본인에게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김정민은 좋은 포수다. 젊었을 때는 김동수라는 불세출의 명포수의 그늘에 가렸을 뿐 지금의 조인성에 못지 않은 좋은 포수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김정민의 올해의 역할은 백업이고 주전은 조인성이어야했다. 그 누구도 39살의 은퇴공백이 있는 선수가 단번에 풀타임주전급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진 않는다. 분명 남은 선수생활은 조인성이 훨씬 많고 10년 가까이 주전으로 포수마스크를 쓴 베테랑급 포수를 하루아침에 키운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김태군을 논하는 분도 많지만 아직 2군에서조차 자리를 잡지 못한 고졸 2년차포수에게 대체 뭘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어쨌든 조인성은 시즌 후반 1군에 다시 올라와서 주전마스크를 쓰며 어느 정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올시즌 중반 그의 모습에 아쉬움이 남은 것만은 분명하며 이 일을 계기로 그가 내년에 한 단계 더 성숙한 플레이를 보이길 기대해본다. 팬들이 뭐라 하건 조인성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못해도 중상위권에는 드는 포수다.



4. 전력보강에 대하여


지금 LG에서 용병을 제외하고 타팀에 비교해봐도 떨어지지 않는 풀타임 주전급 선수를 꼽자면 투수에서는 봉중근, 정재복이 있고  야수에서는 조인성, 박용택이 있다. 아직 좋은 활약을 보인 게 올해 1년에 불과한 박경수와 안치용은 내년에 대한 기대를 확실히 하기 힘들기에 논외로 하겠다. 그렇게 보자면 선발 5인, 중간 마무리 4~5인, 선발타순에 드는 9명을 합쳐 20명 남짓한 선수들 중 타팀에 부족하지 않은 선수가 고작해야 4명이란 소리다. 용병으로 2자리를 채운다고 해도 고작 6명 정도가 타팀에 부족함이 없을 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적어도 저런 선수가 10명은 넘어야 4강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고 대부분의 라인업에 빈틈이 없이 빽빽히 A급선수로 채워져야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올해의 SK는 저런 선수가 20명으로도 모자라 온 포지션에 2명 이상씩 빽빽히 들이차있던 팀이다.


그런 이유로 올시즌도 FA를 영입해야 한다. 생각해볼 수 있는 포지션은 외야와 3루와 선발투수 정도? 개인적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영입해줬으면 하는 선수는 김재현과 이진영이다. 김재현의 상징성과 실리에 대해선 길게 말하지 않겠다. 그는 외야수비를 볼 수 없다고 해도 여전히 타자로서 여타 어지간한 FA를 압도하는 가치를 지닌 선수다. 이진영은 이병규보다는 못해도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좋은 좌타자 중 한 명이다.


사족이지만 정성훈도 괜찮은 선택이긴 한데 같은 3루 자리이면서 작년에 김동주에 베팅도 안 해본 구단을 생각만 하면 여전히 속이 쓰리다. 이것도 늘 하는 말이지만 1993년 연세대 진학이 확정된 김재현의 진로를 LG로 되돌린 프런트는 대체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어쨌든 FA 2명은 무조건 다 잡아야한다. 보상선수? 주전급선수 둘을 데려오는데 우리 팀에서 베스트에도 못낄 선수 둘을 아까워할 이유는 없다.


5. 내년시즌에 대한 기대


어쨌든 이대로 FA영입이 없다면 전술한 팀 전력 평가의 기준에 따르자면 LG는 여전히 최하위권 후보다. 그렇기에 박진만과 심정수를 영입하던 때의 삼성처럼 탐욕스러운 자세로 전력보강에 임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 또한 하기 힘들다. 박병호에 기대를 거는 분도 많지만 입대 전 1군에서 보여준 모습이 워낙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객관적인 평가는 평가고 팬심은 따로 노는 법이다. 이대로 이대형이 전준호급으로 커주고 올해 좋은 모습 보인 박경수는 더욱 일취월장해주고 안치용 최동수 크레이모드 터져주고 박병호 김상현 정의윤 20홈런 가고 박용택 FA로이드 발동에 조인성은 FA로이드 재림에 박명환도 돌아와서 옥스프링 봉중근하고 대오각성한 정찬헌 다함께 15승 이상 해주고 이재영 정재복 철벽 허리에 우규민 이동현 화려하게 컴백해서 역전불허하고 등등등등 모두 터져주면 우승도 문제없을 것이다. 정말로 1994년처럼 모든 선수들이 다 잘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이유로 비록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더라도 야구는 모르는 법이다. 부질없든 정말 기적이 일어나든 내년 시즌 다시 일어서는 트윈스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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