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2010
 

생각보다 시리즈가 금방 끝나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SK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긴 했지만 그래도 삼성이 1~2승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SK의 전력은 그 예상을 뛰어넘도록 강했습니다.

김성근감독이 SK에 부임하던 시기, 그동안 김성근감독이 맡았던 팀 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전력과 젊은 유망주들을 갖춘 팀이 바로 SK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김성근감독의 야구인생에서 드디어 빛을 보는 시기가 오는 건가 생각했었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SK는 80년대 후반의 해태를 방불케 하는 명가로 탈바꿈했습니다.

흔히들 SK 외의 다른 팀 팬들은 SK야구가 재미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응원하는 팀이 이겨야 재밌습니다. 혹은 제 3자 입장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치고박고 툭탁거리는 싸움이 재밌습니다 –  이른바 엘 꼴라시코처럼 말이죠(…) –  지금의 SK는 너무나 강한 팀이기 때문에 다른 팀과의 경기의 흐름이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일이 많습니다. 타팀팬 입장에서야 승부가 일방적이거나 혹은 자기 팀이 이기지 못하는데 재미가 있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승부에 철두철미한 야구를 하다 보니 상대팀에 역전의 여지조차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SK의 야구에 예상 외의 돌발상황은 거의 안 일어나는 편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SK의 야구와 비슷한 클래스의 팀 전력과 감독을 가진 팀이 리그에 1팀만 더 있어도 과연 SK야구가 재미 없다고 느낄 수 있을까요? 팀 전력은 차이가 났지만 적어도 비슷한 수준의 수싸움을 할 줄 아는 감독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일은 한 번 있습니다. 바로 2002년 LG 대 삼성의 한국시리즈였고 이 경기는 역대 한국시리즈에서도 최고 수준의 명승부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두 팀이 만났기에 경기는 더욱 치열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조차도 SK에게는 통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올시즌 삼성은 충분히 강팀이었고 삼성팬들은 상대가 안 좋았을뿐이기에 너무 실망하실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원래 야구는 지는 팀이 항상 어딘가 모자라고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돼있습니다만 시리즈 4경기동안 삼성이 보여준 경기력은 한국시리즈 진출팀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덧. 그리고 다시 설레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내년에는 제발 LG도 가을에 야구하는 모습 좀 보여주면 싶습니다. LG 4강만 보내주시면 박종훈감독 지금까지 깐 거 전부 철회하고 임기 내내 까방권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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