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2011
 
시대가 흐르고 흘러 어느덧 게임 시장의 주류가 MMOG에서 SNG(Social Network Game)으로 넘어갔다. Zynga의 성공 이래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온 소셜게임들로 인해 이제 더이상 한국의 게이머에게도 SNG은 그리 낯설지 않은 장르가 됐다.

그러나 어린시절부터 각종 플랫폼을 통해 다종다양한 게임을 즐겨온 골수 게이머라면 이 흐름이 분명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철저하게 게임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기에 게임으로서의 필요 최소한의 요소만을 담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 구성의 게임들은 이미 수많은 게임들의 복잡한 패턴들에 단련된 게이머들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 팜빌의 작물을 심고 거두는 행위나 카페월드의 음식을 조리하고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행위, 혹은 트레저아일의 끝없이 반복되는 삽질의 어디에서 재미의 편린이라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SNG의 중점 요소는 게임보다는 Social Networking에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를 위해 플레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지겹기 짝이 없는 게임들을 단지 그런 이유로 플레이하고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울화가 치미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징가의 최신작 시티빌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기존의 징가 게임들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시키긴 했지만 역시나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해보면 그 단순함에 질리게 된다.

서설이 길었지만 그런 게이머를 위해 추천하는 게임이 바로 이 백야드 몬스터(이하 BM)이다. Appdata의 자료에 의하면 BM은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사용자) 약 330만정도를 기록하고있는 Facebook 100위권 이내의 게임인데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DAU(Daily Active User, 일일 사용자)/MAU 약 25%를 기록중인 작품이다. 참고로 일반적인 징가의 게임들이 약 15~20% 사이의 수치를 기록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음을 나타낸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처럼 진행된다. 게임의 문제라면 초반이 약간 불친절하고 파악해야 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인 소셜게임들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한 편이지만 경험 많은 게이머라면 금방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마치 RTS의 테크트리를 올리듯 자원건물을 짓고 자원을 채취해서 방어타워와 테크건물을 건설한다. 타운홀을 업그레이드하면 더 많은 타워와 고급건물을 건설할 수 있고 새로운 몬스터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심시티를 하는 것만으로는 이 게임은 징가의 시티빌만도 못한 게임이 돼버린다. 이 게임의 훌륭한 점은 바로 그러한 심시티와 타워디펜스, 그리고 워게임을 융합했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인 타워디펜스처럼 몬스터의 출현패턴과 그에 대한 대응방식만 익히면 무조건 막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이 게임에서 공격과 방어의 주체는 PvP에 있다. 즉 플레이어는 자신이 키운 몬스터를 끌고 다른 플레이어의 영역을 약탈할 수 있고 침략받는 플레이어는 평소에 자신이 짜둔 심시티를 통해 이를 방어해야 한다.

공격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몬스터들의 특성과 AI패턴을 파악하고 적의 어느 위치에 어느 몬스터를 어느 타이밍에 투입할지를 정해야 한다. 즉 타워를 우선적으로 노리는 탱커형 몬스터와 맷집은 약하지만 공격력은 강한 딜러형 몬스터를 잘 배합해서 적의 방어를 무력화시키고 더 많은 자원을 약탈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원채취로는 반 나절 이상 걸리는 분량의 자원을  한 번의 전투로 노략질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반대로 방어자는 자신의 디펜스 어디에 약점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공격자라면 자신의 기지의 어디부터 노릴 것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적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을 때의 쾌감, 그리고 방어에 실패했을 때의 승부욕 자극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더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지향하게 된다.

사실 이 게임이 기존의 전략게임들에 비해 그렇게까지 깊이를 지닌 전략을 추구하는 편은 아니다. 몬스터의 종류가 많은 편도 아니고 AI패턴도 단순하기에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정석화된 코스가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전투를 벌이게 되는 대상이 AI가 아닌 플레이어라는 점이고 일반적인 디펜스게임처럼 정형화된 패턴으로 적이 출현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서로의 약점을 찌르고 들어온다는 점으로 인해 긴장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이 ‘이번에는 저글링 100마리와 히드라 20마리 끌고가니 거기에 맞춰 막아보세요’ 하고 친절하게 정해놓고 들어오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비록 한계도 있지만 기존의 페이스북 게임들에 식상했고 페이스북 플랫폼 내에서 좀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그리고 디펜스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이 게임은 분명 해볼 만한 작품이다. 다만 Social Game으로서의 기본 구성요소 – 타 플레이어에 대한 전염성, 플레이어간의 헬프 등등 –  이 오히려 다른 소셜게임에 비해 약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플레이어가 짜증나게 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이런 점을 조금만 강화하면 이 게임의 완성도는 더욱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 1. 참고자료 : http://www.appdata.com/apps/facebook/342684208824-backyard-monsters
덧 2. 게임 링크 : http://apps.facebook.com/backyardmonsters

  2 Responses to “게이머를 위한 소셜게임, Backyard Monsters”

  1. 무슨 이야긴가 했더니 결국 솔라리아 – 에서 아크메이지/아크스페이스 등으로 발전한 – 류의 웹게임이 다음 단계로 진화한 물건이군요. 그렇다면 문제점은 똑같은거 – 제로섬 게임 – 고… 

    • 해보면 아시겠지만 게임이 제로섬은 아녜요. 어쨌든 지어둔 건물하고 테크트리는 유지되고 자원도 터는 수치에 100% 털리는 건 아니니까 그런 게임들에 비하면 상당히 라이트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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