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2011
 

개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이쿠하라 쿠니히코를 꼽는다.

1980년대 사토 쥰이치 감독 밑에서 금붕어주의보, 미소녀전사 세라문 등의 일부 에피소드의 연출을 담당하면서 인상적인 화면 연출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세라문 S의 감독으로 승격하면서 특유의 독보적인 화면 연출력, 금기와 페티시즘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는 전개를 보여주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1997년에 소녀혁명 우테나의 감독을 맡으면서 그러한 자신의 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독특한 세계관과 분위기, 파천황적인 연출, 거기에 음악과 화면의 조화, 그리고 각종 성과 금기에 대한 노골적인 은유, 게다가 보는 이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전개까지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 소녀혁명 우테나는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사실 소녀혁명 우테나가 스토리텔링이 그렇게 친절하게 된 작품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이게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미친듯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었는데 그 또한 이쿠하라 감독의 역량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의 인물은 우테나 이후로 근 10여년에 걸쳐 잠적 아닌 잠적을 하면서 그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는 팬들을 속타게 만들었는데 그런 이쿠하라가 드디어 신작을 들고 나타났다. 바로 이 글에서 논하고자 하는 돌아가는 펭귄드럼.

일단 이제 겨우 1화만 방영된 작품임에도 보게 되면 그 임팩트가 상당하다. 노곤하게 전개되는듯하다 후반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생존전략’ 한 장면만으로 보는 이들의 정신줄을 놓게 만들어버리는 연출이야말로 이쿠하라감독의 전매특허가 아니던가. 게다가 어딘가 그동안 애니메이션의 트렌드 변화도 섭렵한 느낌에다가 괴상한 세계관, 뭔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해지는 전개, 그리고 근친에 대한 집착까지 모든 면에서 이 작품은 이쿠하라 감독의 애니메이션임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결말이 나야 논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최대의 기대작으로 점찍어뒀다. 빨리 다음 화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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