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2011
 
최근 엘지구단의 FA계약 난항 삽질을 보고 istat에 쓴 글.

우선 이택근의 가치를 논하려면 그의 통산성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타자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기 위한 지표로
즐겨쓰는 기록이 RC/27입니다. 27아웃을 당하면서 생산해내는 득점에 대한 기대치, 보다 쉽게 말하면 1~9번을 같은 타자로 채웠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한 경기당 평균 득점입니다.

역대 2000타석 이상의 선수들 중 이택근은 통산 RC/27 6.30으로 22위입니다. 근소한 차이고
누적스탯엔 큰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이병규(6.28)보다도 좋은 기록입니다. 이승엽 김태균을 제외하면 현역 선수 중 8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어쨌든 통산 성적 기준에서 이택근이 좋은 선수라는 점에 대해 토를 달 분은 없으리라 봅니다.

이른바 스탯근이라고 까는 분도 계시는
걸로 압니다만 주자가 없을 때 치는 안타는 가치가 없는 안타일까요? 매년 오락가락할 수 있는 게 득점권타율이란 기록인데 한두해 떨어졌다고 이
선수는 가치가 없는 선수일까요? 참고로 대충 아무 연도나 찝어서 보자고 찍은 2008년 이택근의 득점권 타율은 .348, OPS
.991이었습니다. 득타율이든 주자 없을 때 타율이든 선수의 개인통산기록에 수렴해가기 마련이고 선수가 스탯관리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어쨌든 3할 치는 선수는 좋은 선수라는 건 야구의 대전제로 삼아야할 점입니다.

이 통산성적을 기준으로 보자면 FA직전의
이진영과 거의 동급의 성적을 거뒀고(누적스탯은 이진영이 더 좋긴 합니다.) 따라서 이택근의 계약금은 이진영이 LG와 계약할 때 맺었으리라
예상되는 40억 수준을 기준으로 그보다 좀 못한 수준에서 책정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전례가 없었다면 모를까, 이미 한 번 형성된 시세를
거스르는 건 모양새가 좋지 못합니다. 이진영이 당시 외야진이 풍부했던 SK로부터도 35억을 제시받았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 2년간의 성적입니다. 허리 부상으로 고전했고 장타율이 크게 떨어졌으며 치열한 포지션경쟁으로 인해 출장경기
수가 줄었습니다. 이 점에서도 FA직전 2년간 부상과 플래툰 기용 문제로 출장경기 수가 떨어졌던 이진영과 모양새가 비슷한데 그렇다고 LG에서 이
점 때문에 이진영 몸값을 깎고 데려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시 타선 보강이 시급했던 엘지는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이진영을 데려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엘지는 외야진이 풍족합니다. 그렇다고 이택근이 필요가 없는 선수일까에 대해 묻는다면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외야진이 넘치던 상황에 비싼 돈을 들여 이택근을 데려온 건 삽질 맞습니다. 그런데 기왕 데려온 좋은 선수면 지켜야
합니다. 그것도 현역 외야수들 중 손가락에 꼽을 수준의 기량을 지닌 선수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들 불안해하는 점이 앞으로도
이택근이 부상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만 저는 이택근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일 거라고 기대하는 이유로 올시즌 허리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를 공치고도 후반기에 거둔 성적을 듭니다. 2011년 이택근은 후반기에 타율 .339, OPS .869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훈련량이
충분치 못한 후유증인지 장타가 안 나온 게 아쉽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선수였으면 부상을 당하면 거의 시즌을 공치면서 성적도 바닥으로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택근은 그 와중에도 저정도 수준의 타격을 보이면서 자신의 타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봅니다. 이는 홍현우가 FA직전 기량쇠퇴의
조짐을 보였을 때와는 차이가 큽니다.

어쨌든 최근 2년간 성적만 좋았다면 이택근은 이진영 이상의 대우도 생각했어야 할 선수입니다만
그 점이 마이너스가 된 건 분명합니다. 그 마이너스를 감안해도 미니멈 30억, 내지는 박용택급의 대우는 생각해야합니다만 엘지구단이 고작 27억을
부른 건 후려쳐도 너무 후려친 거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다른 FA선수들에게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며 난항을 보이는 LG구단의 모습을 보면
외부전력 영입은 커녕 있는 전력도 지키지 못할 판이고 결국 내년 성적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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