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2008
 
최근 중국에 유학다녀오신 모님께서 선물을 하나 주셨습니다. 이 선물이 실로 최근 이런저런 상념으로 번잡하던 제게 너무나 큰 감격을 안겨줬는지라 포스팅을 아니 할 수 없기에 이렇게 올려봅니다.



중국이라는 키워드와 이 포스팅의 카테고리와 평소의 제 성향을 아시는 분이라면 어느 정도는 짐작하셨을 겁니다. 예 바로 김용 대종사님의 협객행 원서입니다. 멋진 연하장과 함께 보내주셨습니다만 제 비루한 센스로는 여기에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도 감이 안 잡힙니다 ㅠㅠ


중국어판은 역시 표의문자 특성상 권수 자체는 적게 나오는지 단 두 권에 뒷권에는 대종사님의 마지막 단편인 월녀검과 1970년 무렵 대종사님이 명보에 기고하셨던 위 사진의 삼십삼검객도가 실려있습니다.

삼십삼검객도란 오늘날 중국의 무협이라는 장르의 근간이 된 중국의 각종 민간설화 속에 등장하는 33명의 협객이나 기인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실은 글입니다. 짧은 중국어실력이라 자세히 알아보긴 힘들지만 대충 한자로 때려맞춰가면서 조금씩 볼 생각입니다.

아무튼 너무나 고마운 선물에 감격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덤으로 올려보는 제가 가지고있는 중국어/일어판 김용소설들입니다. 이것들도 틈틈이 마저 모아보고싶습니다. 적어도 한 중 일 영 4개국 버전 풀컬렉션은 달성하고싶군요(..) 참고로 설산비호는 예전에 J군에게 선물받았던 물건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역시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8월 212007
 
김용소설은 당연 실릴 가치가 있다고 본다. 다만 저 동네에서도 장르문학에 대한 편견은 엄연히 존재하는 모양.

원문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38&article_id=0000395062&section_id=104&menu_id=104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7-08-19 18:21  
  

루신 작품 등 고전문학의 정수 배제 논란

“중국 현대 무협소설의 최고봉인 진용(金庸)의 설산비호(雪山飛狐)가 중국 근대문학의 정수로 평가받아 온 루신(魯迅)의 아큐정전(阿Q正傳)을 대체했다.”

중국 언론은 17일 “내달부터 베이징(北京) 일대 고교에서 사용될 베이징출판사 어문(국어) 교과서에 진용의 설산비호가 새로 수록됐다”고 전하며 이같은 선정적인 제목을 달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설산비호 이외에 한국에서 잘 알려진 현대 작가 위화(余華)의 허삼관매혈기(許三觀賣血記), 아청(阿城)의 장기왕(棋王) 등 현대문학 문학 작품들이 새로 수록됐다. 대신 아큐정전, 육조(六朝)시대의 서사시 공작동남비(孔雀東南飛), 소순(蘇洵)의 육국론(六國論) 등 근대, 고전 문학의 정수들은 대거 빠졌다.

설산비호는 진용 소설의 진수로 꼽히는 짧은 소설로, 보물을 찾기 위한 4가지 단서를 추적하는 무협인들의 투쟁을 그린 내용이고, 허삼관매혈기는 한 가장이 세 아들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피를 판다는 감동적인 줄거리로 모두 베스트셀러이다.

새 교과서에는 베이징 사범대 천윈창(岑運强) 교수의 ‘신선한 인터넷 언어’도 포함돼 현실 언어 생활에 중점을 둔 모습도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설교성 문학작품을 줄이고, 대신 현대문학의 진수들을 삽입했다”고 평했다. 새 교과서를 만드는 데 참여한 쉐촨둥(薛川東) 편집위원은 “진용의 작품은 뛰어난 문학성을 갖고 있어 독자들을 황홀한 경지로 이끈다”며 “실험적으로 이번에 편입한 다음 파급효과를 점검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대 중문과 궁칭둥(孔慶東) 교수는 “과거 고전문학이 주류를 이룬 상황과 비교하면 이번 교과서는 가위 전위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에서 활동하면서 무협소설만을 써온 진용이 루신을 대체했다는 데에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이런 비판적인 시각이 논란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자 쉐촨둥 편집위원은 18일 인터뷰를 자청, “설산비호는 학생용 교과서에 실리지 않고 교사용 지침 교재에 실려있다”며 루신의 작품수는 결코 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과서 편집 방향은 다원화”라며 “살아있는 언어들을 보다 많이 수록해 학생들이 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인터넷에서 “사회 변화에 발맞춘 당연한 교과서 개편”이라는 의견의 글도 적지 않다. 어문학자 푸궈용(傅國涌)은 “그간 어문 교과서는 고전문학 일색으로 매우 단조로웠다”고 말했다. 가장 보수적인 국어 교과서에 부는 현대화 바람은 중국 현대화의 마지막 장(章)일 것 같다.  
7월 022007
 
쓸데없는 잡설이니 뭔뜻인지 모르는 분들은 그냥 넘어가시길(..)여교사 – 소용녀(신조협려)
천연보케 – 소용녀(신조협려), 왕어언(천룡팔부), 향향공주(서검은구록), 아청(월녀검)
여동생 – 목완청(천룡팔부), 악영산(소오강호), 목검병(녹정기), 곽양(신조협려), 종영(천룡팔부)
누님 – 방이(녹정기), 남봉황(소오강호)
메이드 – 쌍아(녹정기), 소소(의천도룡기)
츤데레 – 조민(의천도룡기), 원자의(비호외전), 임영영(소오강호), 은소소(의천도룡기), 은주(의천도룡기)
로리콘 – 소소(의천도룡기), 묘약란(설산비호), 아주(천룡팔부)
유부녀 – 소전(녹정기), 낙빙(서검은구록), 황용(사조영웅전), 척방(연성결)
여의사 – 정영소(비호외전)
시스터 – 원자의(비호외전) <– 종교는 다르지만 일단(…)
유아체형 – 정영소(비호외전), 천산동모(천룡팔부)
금발 – 소피아공주(녹정기)
마조 – 건녕공주(녹정기)
도짓코 – 육무쌍(신조협려), 곡령풍의 딸(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치유계 – 정영(신조협려), 수생(연성결)
신비계 – 황삼미녀(의천도룡기), 몽고(천룡팔부), 이추수(천룡팔부)
병약 – 아수(협객행), 서시(월녀검), 단아주(천룡팔부)
쿨&니힐 – 조민(의천도룡기), 원자의(비호외전), 은소소(의천도룡기)
ミーハー – 아가(녹정기)
오텐바 – 화쟁공주(사조영웅전), 정요가(사조영웅전), 악영산(소오강호), 종영(천룡팔부), 건녕공주(녹정기)
천재소녀 – 황용(사조영웅전)
츳코미녀 – 황용(사조영웅전), 조민(의천도룡기), 단아자(천룡팔부)
악녀 – 이막수(신조협려), 하척수(벽혈검), 정당(협객행), 주지약(의천도룡기)
소꿉친구 – 척방(연성결), 악영산(소오강호), 화쟁공주(사조영웅전), 은주(의천도룡기), 주지약(의천도룡기),
오죠사마 – 왕어언(천룡팔부), 정영(신조협려),
죠오사마 – 조민(의천도룡기), 이막수(신조협려)
얀데레 – 단아자(천룡팔부), 강민(천룡팔부)

..뭘 어떻게 생각해봐도 곽부에는 모에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음. 현실에 가까운 여자란 무섭다(..) 어쨌든 50~70년대에 나온 김용소설에는 이미 수인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속성이 다 있다는 점에서 과연 대종사님이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음. 다른 생각 있으신 분들 태클환영.

여담이지만 다른 장르였으면 싸우는 미소녀 카테고리도 넣었을 테지만 이 세계는 다들 잘 싸우니 따로 빼기가 애매.

11월 202006
 
근 수 개월에 걸쳐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폴라리스 랩소디를 연달아 독파해서 어쨌든 나온 작품은 다 본 기념으로 한 마디.

일단 그의 작품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면 역시 놀라운 글빨이다. 그의 작품에는 뭐가 어찌됐든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에 열중하게 만들고 결국은 결말까지 보게 만드는 뛰어난 흡인력이 있다. 어떻게 보면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딱딱한 이야기들로 가득찬 그의 작품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에는 그 필력이 가장 크게 공헌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데뷔작인 드래곤 라자 이후의 그의 작품은 딱 거기까지라는 느낌이다. 장대한 세계 설정, 수많은 캐릭터들, 그리고 복잡미묘하게 얽히는 사건들. 특히 눈새와 피새에 들어와 그는 하나의 거대한 에픽에 도전했고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다지 정이 가지 않는다. 특히 캐릭터들이 와닿지 않았다.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이유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이영도의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철저하게 사건의 전개를 위한 부속품으로 기능할 뿐 그 이상은 없다. 즉 작가가 원하는 사건의 전개를 만들기 위해 부여받은 성격과 사고방식과 능력이 있을 뿐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인물을 작품 속에서 살아 숨쉬게 하면서 맞닥뜨리는 사건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게 만들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의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철저하게 비인간적이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뛰어난 사상가, 정치가, 변설가, 군략가, 심지어는 예언가이기까지 한 완벽한 인간 군상이지만 덕분에 등장인물들에게 그다지 인간적인 약점이나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작가가 자신이 창조해낸 캐릭터에 애정을 쏟다 못해 속박당한 나머지 그 캐릭터에 얽매여 사건 전개의 흐름마저 흐트러뜨리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의 작품의 강력한 장점이지만 그로 인해 어딘가 캐릭터가 몰개성화돼버렸다는 점은 실로 아까운 노릇이다. 오히려 데뷔작인 드래곤 라자에서는 캐릭터들이 그러한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편이었기에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이다.

결말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그의 데뷔작인 드래곤 라자의 깔끔하고 잘 맺어진 결말에 비해 차기작인 퓨처워커의 끝없는 관념적인 대화의 나열 끝에 이루어진 애매한 결말에는 개인적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차기작에서는 그런 점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그의 작품의 전통으로 굳어져버린 감이 있다. 항상 설명 불충분에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그의 작품들의 결말을 보면 드래곤 라자만큼 깔끔한 결말을 바라면서 본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특히 동양적 세계관을 지닌 초거대 에픽에 도전한 새 시리즈에서의 결말들은 용두사미라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어찌 됐든 그가 현존하는 한국 제일의 환타지 소설가라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앞서 말한 뛰어난 필력과 스토리텔링능력, 그리고 그러한 세계를 설정해내는 상상력은 비견할만한 작가가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지나치게 뛰어난 능력을 지녔으며 그저 부속으로만 작용할 뿐이기에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등장인물들, 애매모호한 결말 등은 그의 소설이 지닌 큰 약점이며 당분간은 그 점에 있어 발전(이랄까 이전으로의 회귀)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덧. 책빌려준 Lunarian양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