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2003
 
RPG란 무엇인가. 누구나 간단히 Role Playing Game이라는 말을 떠올릴 수는 있을 것이다. 전투, 대화, 레벨업(성장) 등의 키워드로 대변되는 가장 대중적인 게임의 장르 중 하나다. 그렇다면 RPG의 뜻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면 아마 PC 내지 게임기용 RPG만을 접해본 사람은 선뜻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RPG의 기원은 통칭 TRPG, Table Talk RPG에서 찾을 수 있다. RPG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전쟁 게임 등의 간단한 룰의 테이블게임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간단한 게임들에서 벗어나 좀 더 복잡하고 심도 있는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RPG라는 장르다. RPG에는 전지자의 입장에서 게임의 흐름을 주관하는 ‘마스터’와 가상의 세계 속에서 활약하는 플레이어의 대변인이자 분신인 ‘캐릭터’라는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두 종류의 대표적인 존재가 있다. 마스터는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NPC(Non-Playable Character)의 역할을 연기하고 주변 상황을 설명하면서 캐릭터의 반응을 요구한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설정한 캐릭터의 가치관과 능력을 통해서 자신의 캐릭터의 역할(Role)을 맡는 배우가 되어 이에 대한 반응을 연기(Play)하는 놀이(Game)가 RPG의 기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RPG는 연극과 다르다. 마스터는 미리 준비되거나 혹은 직접 준비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마스터는 상황을 제시하고 플레이어는 이에 대응을 해나가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연극배우의 연기가 정해진 각본을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연기라면 RPG의 플레이어들의 연기는 자신이 그 캐릭터의 가치관과 능력을 지니고 있고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를 스스로 생각해가면서 대응하는 적극적인 연기이다. 따라서 플레이어의 상상력은 중요한 요소가 되며 마스터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게임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리고 RPG는 단순한 연기가 아닌 ‘게임’인 만큼 전투와 성장이라는 게임으로서의 요소가 가미되게 된다. 이러한 전투의 진행 또한 마스터가 맡게 되며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가 전투상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하여 싸울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결국 정리하자면 가상의 세계에서 미지의 상황과의 조우시 자신의 캐릭터의 역할을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와의 협조를 통해 연기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는 게임이 바로 RPG인 것이다.

그러나 RPG를 플레이하기 위해선 최소한 마스터의 존재가 필요했으며 기본적으로 그것을 함께 즐길 몇 명의 플레이어는 모여야 제대로 된 진행이 가능하다는 약간은 번거로운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이 되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이 편리한 기계를 통해 RPG를 즐기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RPG에 필요한 마스터와 자신 외의 다른 플레이어들의 역할을 모두 CPU에게 맡기고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TRPG만큼 협조를 통해 플레이해가는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이런 개념으로 출발한 PC용 RPG는 TRPG와는 다른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이렇듯 PC용 RPG는 TRPG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보통은 높은 자유도와 상당한 고난이도를 지니기 마련이다. 하지만 드래곤퀘스트를 시초로 하는 일제 RPG의 흐름은 그러한 TRPG를 기반으로 RPG를 만든다는 개념이 없이 즐기기 편하게 만들어진 게임기용 RPG를 중심으로 성장하게 된다. 용사가 마왕을 무찌른다는 동화풍의 시나리오, 미리 정해진 캐릭터, 별 생각 없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면 되는 게임진행은 근본적인 TRPG의 틀에서는 크게 벗어난 오히려 어드벤처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편리한 진행과 시나리오 및 각종 설정과 밸런스가 잘 잡혀있을 경우의 높은 몰입도 덕분에 역시 독자적인 노선을 지니고 역으로 구미 RPG 시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시대가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네트웍이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RPG가 나타나게 됐다.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만들고 거기에 수백 수천명의 플레이어가 모두 자신의 독자적인 캐릭터를 통해 모험을 하는 RPG, 바로 온라인 RPG의 탄생이다. 그 안에서는 주어진 세계관의 틀 안에서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현명하게 사회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하나의 가상의 사회를 구축하게 된다. 즉 게임에 설정된 시스템과 세계관을 TRPG의 마스터라고 한다면 거기에 참가하는 플레이어 하나하나가 모두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플레이하게 되는 형태의 궁극의 RPG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으로나 가능했던 이런 게임들은 인터넷이 발전하고 네트웍의 보급률이 높아감에 따라 점점 기존의 게임들을 제치고 시장의 중심을 형성해나가고 있으며 이는 시대의 요구가 일궈낸 필연적인 형상인 것이다.

이상으로 RPG의 간단한 개념에 대해 설명해보았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RPG게임이 나오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거기엔 언제나 플레이어의 의견에 따라 마스터가 주사위를 굴려가면서 진행을 해나가는 근본적인 TRPG의 개념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5월 202003
 
세가가 변하고 있다. 세가 엔터프라이제스라는 회사명은 1960년대 쥬크박스 제조업체였던 Service and Games사와 볼링장 경영을 하고 있던 로젠 엔터프라이제스라는 회사가 합병하면서 생긴 명칭이다. 쥬크박스는 게임기, 볼링장은 어뮤즈먼트 테마파크에 비유될 수 있으며 이는 항상 세가의 주력 사업이었고 그동안 세가는 초기의 취지를 그대로 충실히 따라간 의외로 전통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세가는 1983년에 8비트 게임기 SG-1000을 발매하면서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뛰어든 이래 세가 마스터 시스템, 메가 드라이브, 세가새턴을 거쳐 지금의 드림캐스트에 이르기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관여해왔다. 그러나 언제나 업소용 게임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이며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는 메가드라이브시절까지는 닌텐도에게 밀리더니 세가새턴 이후로는 후발주자인 소니에게 크게 역전당하고 드림캐스트에 이르러서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언제나 게임기 시장에서는 2인자였던 세가, 그러나 그 세가를 지지하는, 정확히 말하자면 세가의 게임들에 매료되어 세가의 게임을 선호하게 된 일부의 열렬한 매니어층으로 인해 세가는 매니악한 제작사로 인식되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러한 매니어들에게 힘입어 Nec의 PC-FX, 마츠시타의 3DO, FM-Towns Marty 등의 게임기들이 사장되어 가는 가운데에서도 계속 자체적인 게임기를 개발, 보유하면서 그 소프트를 개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세가의 저력에 대한 놀라움마저 느끼게 된다. 그러나 세가는 얼마전 회사의 정식 명칭을 ‘세가’ 로 변경하였다.
세가의 전 사장이었던 이리마지리 쇼이치로(入交昭一郞)씨는 원래 혼다 기술 연구 공업의 전무와 부사장을 역임해 한 때 사장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1993년 6월 세가로 옮겨와서 98년 2월에 사장에 취임했었다. 그는 이전에는 게임이라는 것을 우습게 여겼으나 최초로 세가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스즈키 유가 권유해서 버츄어 레이싱의 테스트 기체를 타보고 나서 인식을 바꾸고 게임업계라는 것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사장 취임 당시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다. 세가 사장 재직 당시에도 드림캐스트 홍보, 비바리움사를 끌어들여서 시맨을 발매하는 등 여러 가지 업적을 쌓았다. 그러나 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위기에 처한 회사의 경영실적을 고려해보면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결국 경영이 부진하자 부회장으로 물러나고 실질적인 CSK그룹의 총수인 오카와 이사오(大川 功)회장이 직접 세가의 사장을 겸임하면서 진두지휘에 나섰다. 한편으로 세가측은 이리마지리 전 사장은 부회장직에 취임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게임기와 어뮤즈먼트사업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고속 통신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휘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오카와 이사오 사장은 이전부터 네트웍과 정보화산업에 대해 상당히 중요성을 역설해왔으며 실제로 자신의 포켓머니 15억엔을 들여 전 직원에게 PC를 나누어줬다는 일화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세가에서는 옛날 메가드라이브시절부터 메가모뎀을 통해 네트웍 게임을 공급했던 전례가 있고 이번에 드림캐스트에서도 가정용게임기 사상 최초로 모뎀을 내장하고 나와서 네트웍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오카와 사장은 앞으로 세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네트웍 사업에 중점적으로 두고 있고 그 일환으로 행해진 것이 주식회사 세가 CSK그룹의 네트웍 프로바이더인 주식회사 ISAO(Interactive Services for Amusement Online)의 창립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sega.com(세가닷컴), 유럽쪽에서는 드림 애리너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드림캐스트를 단말기로 사용해서 학교와 가정을 네트웍으로 연결하는 기획을 추진중이며 기존의 모뎀의 느린 속도를 극복하기 위해 드림캐스트용 케이블 모뎀을 개발하여 CATV회선을 이용한 고속 통신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세가의 네트웍에 대한 움직임은 일본이 네트웍 보급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세가가 일본 내에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제패하는데 실패하고 계속적인 경영부진이 잇따르자 이제는 경쟁 업체를 따라잡기보다는 아예 독자적인 차별화 노선을 걷겠다는 생각과 오카와사장의 네트웍 사업에 대한 높은 열의가 맞물려 일어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화를 대변하는 게임이 바로 환타지 스타 온 라인이다. 세가 브랜드 RPG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환타지스타 시리즈는 메가드라이브로 나왔던 ‘환타지스타 – 천년기의 끝으로’에서 완결이 난 상태였지만 인터넷 서명운동 등 팬들의 꾸준한 후속편 발매 요구가 있었고 거기에 부응함과 동시에 세가의 네트웍 사업의 일환으로서 행해지는 것이 환타지 스타 온 라인의 발매인 것이다. 이미 전뇌전기 버츄어 온 오라토리오 탱그램 등으로 드림캐스트를 통해 네트웍 대전을 실시해오긴 했지만 가정용 게임기에서 본격적인 온라인 머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획기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2001년 3월까지 드림 캐스트용의 네트웍 게임을 70타이틀 이상 발매하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으며 세가가 운영하는 게임센터 사이를 광섬유로 연결, 게임센터와 다른 지점의 게임센터, 혹은 인터넷을 통해 드림캐스트 유저와의 대전을 펼치는 것도 가능해지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네트웍 사업과 더불어 오카와 사장 취임 이후 주목할만한 움직임이라면 역시 세가의 개발부서들이 9개의 자회사로 분할된다는 것이다. 세가에는 스즈키 유와 버츄어 파이터, 쉔무 등으로 유명한 AM2연구소, 나카 유지(中 裕司)의 소닉팀, 전뇌전기 버츄어 온과 세가랠리 챔피언쉽 등으로 잘 알려진 AM3 등 여러 개의 개발부서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들 하나 하나가 각자 고유의 색깔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 각자의 개발력 또한 일본 유수의 제작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었다. 세가가 가정용 게임기시장에서 여태까지 견뎌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이들 개발팀들이 만들어내는 뛰어난 수준의 게임들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중 AM2를 제외한 다른 개발부서를 자회사로 독립시킨다는 것은 세가로서는 일종의 자구책에 해당된다. 아직 100% 세가 출자, 기자재도 세가로부터 대여, 사원들은 본사로부터의 출장, 저작권 또한 세가에게 있다는 형식의 사실상 독립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편이지만 실적을 올린 회사에게는 자주 개발의 재량권을 주고 주식 공개를 허용한다는 식으로 자체 경쟁을 유도해서 개발 부서 형식으로 남을 경우에 비대해진 규모로 인해 타성에 젖게 될 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물론 상식적으로도 갑작스럽게 완전히 독립시켜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렇게 점진적으로 진행해나가는 편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세가의 분사화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많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각 개발 팀간의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발해서 비대해진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서 타성에 젖게 될 요인을 제거하고 좀 더 양질의 소프트 개발을 유도할 수도 있을 테지만 일부에서는 이 일로 인해 세가가 게임기 개발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또한 분사화의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유력한 것이 경비의 문제라고 한다. 세가의 게임 제작자들은 엄청난 경비를 소요한다. 금전감각이 없이 막대한 돈을 그저 뿌리고만 있다고 하는 것이다. 쉔무가 게임의 퀄리티는 논외로 치고서 막대한 경비를 소모하고도 그만한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이 그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옛날처럼 매니어 지향의 게임을 만들어도 적절히 팔아서 이익을 남기던 시절에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분사화를 시키고 독자적으로 경영을 시킴으로써 경제감각을 익히게 함으로써 스스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오카와 회장 겸 사장의 독재라고 보는 시각 또한 적지 않다. 즉 이리마지리 사장은 나카야마 하야오(內山準雄) 전 사장이 지니고 있던 세가에 대한 영향력이 새턴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이의 실패를 계기로 약화됨에 따라 이를 빌미 삼아 세가를 빼앗기 위해 오카와 사장에게 이용당한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리마지리 사장이 취임한 부회장이라는 자리가 나카야마 전 사장이 있던 자리라는 점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그래서 그동안 세가라는 회사와 세가의 게임이 지금에 이르도록 할 수 있게 하는데 지대한 공로를 했던 나카야마사장과는 달리 오카와 사장은 게임을 그저 돈줄로밖에 보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세가에게 있어 이제 과거의 게임을 고집하는 팬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직 네트웍 세계를 봐주는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의 문제이겠지만 어쨌든 변해 가는 세가에 기존의 세가팬들 또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요소이다.

세가라는 회사는 자체적인 게임 개발능력으로만 놓고 따지면 일본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회사에서 게임센터와 게임기용을 합쳐서 매년 100타이틀 이상의 게임을 발매할 만큼 많은 개발라인을 지니고 있고 이중 일본에서도 탑클래스로 꼽히는 실력 있는 제작자를 여러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제작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소니에게 참패한 전례가 보여주듯이 게임기시장이란 자체적인 게임 개발능력만 가지고는 통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더 뛰어난 서드파티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 얼마나 홍보, 판매전략을 잘 세우느냐에 따라 그 우열이 결정되는 것이다. 오리진 시스템의 울티마 온라인의 성공, 블리저드사의 배틀 넷을 통한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네트웍플레이 등 세계적인 게임의 흐름이 ‘네트웍’ 으로 대변되는 추세의 흐름에 따라 일본쪽에서는 최초로 본격적인 네트웍 프로바이더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나선 세가의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11월 012002
 
그동안 말 많고 탈 많았던 NC소프트의 MMORPG 리니지가 18금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NC의 주식은 대폭 하락한 추세이며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분분해 하고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거의 악의 축처럼 인식돼오던 NC의 리니지, 과연 모든 것은 NC와 리니지만의 문제였을까? 이 일의 원인부터 차근차근 되짚어보도록 한다. 참고로 필자는 NC를 옹호하는 입장도 절대 아니며 리니지라는 게임을 그리 좋아하거나 높이 평가하진 않는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1. 문제의 발단, 아이템 현거래와 PK

지금 당장 아무 검색엔진에나 들어가서 ‘현거래’라는 검색어를 입력해보자. 수많은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에서 다양한 아이템이 고가에 매매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현거래는 말 그대로 게임상에서 나오는 아이템 혹은 돈을 실제의 현금을 통해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해오다가 접으려는 플레이어는 그동안 자신이 들인 노고에 대한 보상을 받고싶어할 테고 게임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직장생활 등의 이유로 인해 게임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사회인들은 적은 수고로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 위해 그러한 아이템을 구입하고자 한다. 이러한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통해 수요와 공급이 성립되고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다. 어쨌든 자기 돈 자기가 쓰겠다는데 말릴 이유 같은 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다음부터 생긴다. 온라인게임이 ‘돈이 되는’시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버리자 여기에 조폭 등의 세력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린 학생들을 게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데려다가 PC에서 온종일 게임을 시키면서 아이템을 ‘생산’, 이를 현거래로 판매하면서 ‘아이템 장사’를 한다. 혹은 그런 현거래를 통해 돈만 받고 아이템은 주지 않고 내빼는 사기를 행한다. 또한 어린 학생들이 돈맛을 보게 되면서 아이템장사에 연연하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PK란 Player Killing, 즉 가상의 공간인 온라인 게임 상에서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로 상대방 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 또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요소를 게임상에서 재현해놓은 것이며 따라서 PK란 게임성의 일부일 뿐이지 PK라는 시스템을 넣는 자체가 비도덕적인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리니지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은 플레이어가 게임상에서 죽었을 때 지니고있던 아이템의 일부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시스템상의 문제이며 이를 악용해 고의적으로 PK를 행한 후 아이템을 빼앗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게다가 자신이 불이익을 당했을 경우 상대의 신원을 추적해서 실제로 만나 린치를 가하는 등의 소위 ‘현피(현실 PK)’라고 불리는 사태까지 일어나자 리니지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기 일로였다.

2. NC소프트만의 문제인가

이번 18금 판정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은 대체적으로 ‘잘 된 일이다’라는 쪽이 많다. 리니지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가 일어났고 고로 마땅히 받아야 할 조치를 받았다는 반응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게임 제작사는 검찰청이 아니다. 현실에서 비도덕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용자를 일일이 잡아서 신고해야 할 의무도 없고 실질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운영진에서 사용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추적을 하면서 현거래를 단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걸핏하면 조폭이 난입해서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의 사태가 일어나는, 그래서 철창살로 엄중하게 막혀있고 직원 전용 카드키로만 출입이 가능한 NC소프트의 사옥을 본 일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제작사 차원에서 이를 단속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시스템 상에서 최대한 예방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NC소프트는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다. 물론 가능한 일이다. 플레이어간의 아이템 트레이드를 시스템상으로 막아버리고 플레이어의 사망시 아이템을 떨구지 못하게 만든다면 이러한 현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는 격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치 못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게임은 게임, 온라인은 온라인이다. 게임을 만들어가는 것은 제작사이지만 온라인게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회를 이루어나가는 것은 사용자이다. 사용자가 시스템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지 제작사가 사용자로 하여금 현거래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로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 즉 게임성 자체를 바꾸도록 강요하거나 혹은 그런 문제로 인해 제작사의 도덕성을 따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는 게임이라는 엄연한 예술장르에 대한 침해이기도 하다. 물론 국내의 정서에 있어서 사용자끼리 서로 죽고 죽인다는 개념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따라서 18금 판정은 옳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PK의 당위성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독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다. 문제는 이렇게 갑작스런 18금 판정을 받게 된 과정에 있다.

3. 어이없는 심의기준

1999년 4월 17일 이전까지 모든 게임에 대한 심의 권한은 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보통신 윤리위원회가 가지고있었다. 그러나 이후 발안된 소위 ‘음비게법’에 의해 이 권한은 문화관광부 산하의 영상등급위원회로 넘어가고 이에 반발한 정통부와의 타협안에 의해 온라인게임의 심의 권한만은 정통부가 그대로 지니고있는 것으로 결정됐다. 간단히 말해 정통부는 사후심의, 문광부는 사전심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정통부가 심의하는 게임만은 예외적으로 문광부의 심의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2년 3월 27일에 개정된 음비게법에 의해 이러한 조항은 삭제되고 기존에 정통윤의 심의를 받아 청소년 이용가로 이미 5년 가까이 서비스를 해온 리니지가 영등위의 ‘사전심의’의 대상이 돼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관련 법령을 참조하기 바란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일뿐더러 이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이 논리를 따르자면 앞으로 나오는 모든 온라인게임은 사전심의를 받아야하고 온라인게임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있는 사소한 패치 하나를 위해서도 영등위의 사전심의를 받아야한다. 이는 비단 NC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모든 온라인게임에 있어서 치명적일 수도 있는 문제인 것이다. 아직 온라인게임 등급분류의 심의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돼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비합리적인 전례를 남긴다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일이다. 제작사는 새로운 시스템의 구현방식에서 많은 제약을 받게 되고 문제점 수정을 위한 간단한 패치 하나 하기도 힘들어진다.

4. 맺으며

결국 이번 리니지의 18금 판정은 정통부과 문광부의 밥그릇싸움에 의한 결과이며 그 희생양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NC소프트가 지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짙다. 그러한 NC소프트이지만 어쨌든 일개 게임회사에 불과하기에 이렇다할 법적인 대항 없이 타협안(캐릭터 사망시 아이템 드롭 삭제)을 제시한 현실에서 앞으로 타사에서 나올 게임들 또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기왕 심의를 하려면 명백하고 합리적인 심의기준을 마련한 후 ‘온라인게임’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지니고있는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적법한 절차에 의한 심의를 받게 해야 함이 옳다.

아스테: 유리만 깨는 줄 아나. 총도 쏘고 갔다네 -_- (야 그래도 우린 베란트보다는 낫다- 하하하! 하고 있다가 뒤통수맞은 기분)  [11/01-01:05]
룬: ……미국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었군 -_-; 하지만 정말 저 심의라는 건 너무 암울한데 –;  [11/01-12:54]

7월 162002
 
게임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듣게 된다. ‘왜 게임을 하는가?’

간단하다면 간단하고 심오하다면 심오하다고 할 수도 있는 질문이다. 가장 간단히 대답하자면 ‘재미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 된다. 사실 그 이상의 이유를 찾을 수는 없다. 아무리 화려하고 겉보기 좋아보여도 재미 없는 게임은 의미 없는 것이며 때로는 터무니없이 단순해보이는 게임에서도 놀라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러한 ‘즐거움’은 다른 매체들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게다가 들이는 시간과 공로를 생각해보면 더욱 의문을 품게 된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만화책 한 권을 읽기 위해 우리는 보통 10~30분 정도의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소설책은 그보다는 좀 길어서 작품이나 읽는 사람 나름이긴 하지만 보통 2~3시간은 들이게 된다. 영화나 연극은 2시간 남짓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음악을 듣고자 하면 한 곡을 들어도 보통 3~4분, 장르에 따라서는 한 곡이 2~30분에 달하는 대곡이 있을 수도 있다. 앨범 단위로 들어도 기껏해야 1시간 남짓이다. 게다가 전달되는 방식도 일방적이다. 관객 혹은 독자 혹은 청자는 앞에 놓여진 이야기의 전개에 개입할 필요 없이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편리한’ 구조이다. 또한 음악의 경우는 BGM으로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어서 여러모로 더욱 편리하다.

그러나 게임은 다르다. 보통 한 편의 게임을 제작하게 되면 사전부터 클리어에 필요한 시간을 미리 어느 정도 상정해놓고 그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가게 된다. 웬만한 PC 내지 콘솔용 RPG의 경우 클리어에 필요한 시간은 보통 30~50시간정도. 난이도가 높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하는 서양식 RPG의 경우는 100시간쯤은 우습게 넘어가버린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에는 단순히 미리 제공된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서 대전에 필요한 전략과 전술을 숙지하는데 다시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단적인 예로 스타크래프트를 들어도 나온지 4년이 돼가지만 아직도 끊임없이 새로운 전술이 개발되고 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끊임없이 플레이를 하고 있다. 액션이나 슈팅, 퍼즐게임 종류도 크게 다르진 않다. 한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반복 플레이를 통해 패턴 혹은 기술을 익혀야 하고 그에 따라 정말 신이 내린 반사신경과 게임 감각을 지니고있지 않는 한 플레이어는 보통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상당한 수고를 들이고 나서야 간신히 경지에 들어서게 된다.

단적으로 이렇게 놓고 보자면 아무리 봐도 게임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느니 차라리 영화 한 편 더 보고 만화책 한 질 더 읽는 게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런 수고를 들이면서도 게임을 즐긴다. 지금까지 설명한 바에 따르면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다. 게임을 통해 얻는 ‘재미’는 다른 매체를 통해 얻게 되는 ‘재미’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 이 이외의 이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게임을 통해 얻게 되는 재미’에는 대체 어떠한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일단 간단히 들 수 있는 점은 게임이 지닌 종합예술로서의 특질이다. 게임에는 음악이 있고 그래픽(미술)이 있고 이야기(문학)이 있고 재빠른 동체신경과 반사신경, 정확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체육의 요소도 있다. 이러한 종합 예술로서의 요소 덕분에 게임은 다른 매체와 차별화를 둘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아직 뭔가 부족하다. 이러한 종합예술로서는 영화나 연극과 같은 또다른 ‘종합예술’의 장르와 차별화를 둘 수가 없다. 그렇다면 게임만이 지닌 특질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답은 이미 위에 나와있다. 게임만이 지닌 특질, 그것은 바로 플레이어가 자신의 의사를 이야기의 진행에 개입시키고 게임은 다시 그 결과를 반영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보여주는 상호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다른 예술장르는 감상하는 자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물론 그에 따라 비평을 하거나 감동을 받고 칭찬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예술작품의 결과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의 경우는 그러한 상호간의 간섭을 통해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흐름에 직접 개입하게 되며 그에 따라 전개는 달라진다. 물론 일반적으로 게임마다 정해진 결말이 있긴 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은 플레이어가 어떤 형태의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완전히 같은 형태로 게임을 클리어하게 될 확률은 바둑에서 완전히 똑같은 대국이 우연히 나올 확률만큼이나 낮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더 있다. 다른 매체에서는 그러한 의사소통의 일방성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자신의 의사를 개입시킬 수 없지만 게임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물론 게임마다 그 한도는 다르지만 적어도 게임이 정해둔 한도 내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의 진행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니게 된다. 즉 공자가 말하는 인간의 3대 욕구 중 권력욕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는 잠시나마 현실세계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가상일지언정 하나의 세계가 움직인다는 쾌감을 맛보게 되고 그로 인해 게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 설명한 부분이 다른 매체와 차별되는 ‘게임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다. 그러나 앞서도 설명했듯이 게임은 재미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며 그러한 ‘재미’의 기준은 플레이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부분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의견이며 이에 대해 이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게임의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찾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는 것은 모든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 개개인이며 그 대답을 찾는 것이야말로 개개인의 게임을 대하는 자세를 결정짓는 것임과 동시에 ‘왜 게임을 하느냐’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란: 왜하긴. 일어나 영어 공부하려 하지.  [08/27-02:39]
조세피나: 게임을 하면 평소에 쌓여왔던 무력감이 해소가 되지요~ 엄마가 잔소리하고 선생님한테 혼나도 게임을 하면 난 영웅이고 전사이걸랑요 으하하하^^;;; 아 조금 유치하지만~ 진짜 인생보다 게임이 더 즐거운거라면, 사회가 부유하게 발달하면서리 할일이 없어지면서 사는게 재미없어 진걸지도..  [03/08-20:54]
조세피나: 물론 절대 사회의 발전과 부유가 사람을 할일없게 만들거나 평온하게 만든건 아닐지 몰라도(발전하면 할수록 오히려 인간의 삶은 더욱더 복잡해졌으니까요..날밤새면서 일해야하고..) 그런 생활에서는 살아있다는 느낌,, 자극이나 재미같은걸 찾기 힘들어서 게임이 재미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옛날 영웅이라고 불리던 사람들한테 게임을 시켜보면 아마 지루해할지도 모르니까요^^;;  [03/08-20:59]

1월 032002
 
이번에 국내에서는 이제 최고의 제작사로 자리를 잡았다고 하는 소프트맥스사에서 신작 ‘마그나 카르타’가 발매됐다. 발매 이전부터 대작을 표방했으며 그동안 소프트맥스라는 제작사가 쌓아온 지명도로 인해 그 기대 또한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작으로서는 너무나 짧은 제작기간, 데모버전에서 노출된 문제들 등으로 인해 많은 불안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결국 발매일을 맞추기 위해 불완전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발매됐다. 국내 게임 업계의 안 좋은 관행이 여기서도 나타난 것이다. 해외의 제작사들의 경우 게임 하나를 발매하기 위해 최소 수 개월간의 베타테스트를 거친다. 여기서 많은 문제점들을 수정하고 최대한 완전무결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야 겨우 하나의 게임을 발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도 수정하지 못한 세세한 버그를 잡기 위해서, 혹은 기획단계에서 미처 조정하지 못한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해 발매 후 패치를 내놓게 된다. 그러나 국산 게임은 그런 사용자에 대한 배려라는 마인드는 전혀 잡혀있지 않고 오직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우선 예정된 발매일에 맞춰 발매해놓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잡기 위한 패치를 내놓는다.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그러한 안 좋은 관행이 드디어 제대로 터진 것이 이번 마그나 카르타이다. 그동안 소프트맥스사가 쌓아온 지명도에 맞물려(버그로 쌓아온 명성 또한) 처참할 정도로 심각한 버그, 기획 원안과는 크게 달라진 게임 구성, 발매와 동시에 공개된 패치 등등이 소프트맥스를 믿고 게임을 구입한 유저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서는 소프트맥스사에게 전량 리콜과 개별 사과문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소프트맥스 측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패치를 통해 해결받을 것을 기다리라는 자세로 나오고 있다.

이것이 말이 되는가? 소프트맥스는 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소프트맥스가 언제부터 그런 대작을 펑펑 찍어낼만한 초일류제작사였단 말인가. 무리하게 대작을 표방했고 짧은 제작기간에 무리한 일정을 강행했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객관적으로 놓고 봐서 국산 게임의 퀄리티는 아직 미, 일의 게임들에 한참 못미친다. 그들은 적어도 우리보다 10여년 이상 먼저 비디오게임을 만들어왔고 그 저변에는 TRPG와 각종 보드게임 등을 통한 두터운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말하자면 한참 못미치는 게임으로도 그동안 ‘국산’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누려온 것이다. 와레즈사이트에서도 알량한 애국심으로 국산 게임만은 정품을 사서 쓰라고 강조하는 곳도 있고 적어도 국산 게임은 내 돈 주고 사서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은 미, 일의 수준높은 게임에 이미 길들여져있고 거기에 ‘국산이니 사달라’하는 식의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기에 사실상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참신한 발상 내지 정성을 들여 만드는 모습을 보여줘야 소비자들을 납득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국산 게임도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그동안 자행되어오던 국내 게임계의 안 좋은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실제로 소프트맥스의 주가는 마그나 카르타의 발매와 함께 -390이나 떨어졌다고 할 정도이다. 보통 기대작이 출시되면 그 회사의 주가는 상승해야 정상인데 그 역이라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게다가 그 이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줬기에 단순한 금전적 손해 이상의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손해를 만회할 방법은 오직 좋은 게임을 만들어내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되돌리는 길뿐이며 그러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 게임 시장에서 볼 때 자신들이 스퀘어나 코나미 같은 1류 제작사가 아닌 아직은 그렇고 그런 게임들을 만들어내는 영세적인 제작사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다른 국내 제작사들 또한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선 발매 후 패치라는 그동안 당연하다는 듯이 여겨왔던 인식을 달리 하게 되길 바란다.

Synodia: 게다가 마그나 카르타.; 캐릭터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다 ‘카르타 시스템’에 대해서도 말이 많더군요.; 정말이지.;  [09/08-11:55]
조세피나: 부..불쌍하다,,’ㅠ’..  [03/08-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