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32012
 
제 아이패드에 깔아서 플레이해본 게임만 간략히 논해봅니다. 추천도는 사적인 기준이고 A~F로 나눴습니다.
2012/12/25 – 스퀘어에닉스 리듬게임 3종 추가

1. Jubeat Plus
제작사 : KONAMI
게임 플레이 : 4×4 16칸의 패널에 곡의 박자에 출현하는 마커를 터치. 게임의 다양성은 이 마커의 출현 패턴으로 확보. 룰이 알기 쉽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고 코나미 비매니시리즈 장년의 노하우 덕인지 노트의 다양성과 퀄리티도 독보적. 덕분에 리듬게임에선 드물게 장시간 플레이해도 잘 질리지 않고 상당한 중독성을 유발한다. UI도 대단히 깔끔하게 잘 디자인돼있음.
음악 : 플레이 가능한 악곡의 양은 아마도 오락실판을 아득히 넘어섰을듯. 다양한 곡이 꾸준하게 공급된다. 양적으로나 퀄리티로나 여타 리듬게임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
단점 : 음악 구입이 비싸다.(4곡 450엔, 하지만 오락실에 퍼붓는 돈에 비교하면 싸게 느껴질 수도?) 일부 저작권 문제로 커버보컬을 사용한 곡은 보컬의 이미지가 원작과 너무 동떨어져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음.(예를 들면 마마마 오프닝이었던 Claris의 코넥트)
추천도 : A+

2. Reflec Beat Plus
제작사 : KONAMI
게임 플레이 : 자기에게 날아오는 마커를 리듬에 맞춰 터치해서 상대편에게 ‘반사’시켜서 되받아치는 대전형 리듬게임. 터치영역은 화면 하단에 보이는 자신의 터치라인과 터치라인 윗쪽의 포인트 3개. 입력방식은 순간 터치와 슬라이드와 지속 터치 3종
음악 : 유비트에서 사용된 곡도 있고 자체적으로 공급되는 곡도 있지만 유비트에 비하면 양은 적은 편. 어쨌든 코나미 게임이기 때문에 퀄리티는 보장
단점 : 3개의 추가 포인트 때문에 유비트에 비해 적응하기 조금 복잡하다. 리듬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유비트만큼 나온다고 보긴 힘들다.
추천도 : B+

3. Groove Coaster
제작사 : TAITO
게임 플레이 : 롤러코스터를 모티브로 한 선으로 이어지는 레일 위에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노트를 터치. 터치방식은 순간터치, 방향입력, 지속터치, 스크래치, 연타 5종. 비주얼은 여기 적는 게임들 중에선 독보적. 한 손으로 플레이하기 편하고 화면 어디를 입력해도 반응하기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 플레이하긴 오히려 유비트보다 편함
음악 : 일단 ZUNTATA의 명성에 걸맞는 빼어난 퀄리티. 일렉트로니카 트랜스 위주. 곡의 수는 코나미의 게임들에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지만 가격대비로 보면 제법 즐길 수 있을 만큼은 들어있음.
추천도 : A

4. Cytus
제작사 : Rayark Games
게임플레이 : 상하로 왕복하는 터치라인에 맞춰 출현하는 마커를 터치. 터치방식은 순간터치, 지속터치, 슬라이드 3종. 세계관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비주얼이 인상적.
음악 : 자체곡의 퀄리티는 괜찮은 편. 100만다운로드가 이루어지면 곡을 무료로 푼다고 공언하고있지만 언제 이루어질진 미지수.
단점 : UI가 불편함. 초기 접근성이 안 좋고 터치라인이 상하로 왕복하는 과정에서 다음에 터치해야 할 마커가 헷갈리는 일이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고난이도의 곡에서는 곡에 익숙치 않은 경우 마커를 박자에 맞춰 터치한다는 느낌이 잘 안 날 때가 있음.
추천도 : C

5. Groove Catch
제작사 : WG Publishing
게임플레이 : 크게 2가지 게임모드 존재. 비트매니아식의 박자 맞춰 노트 터치하는 키보드/터치모드, 화면 위에서 떨어지는 노트를 화면 하단의 캐릭터를 이동시켜서 받아내는 캐치모드/자이로모드가 존재.
음악 : JPOP, 보컬로이드 위주. 곡의 수는 유료앱 치고는 많지는 않고 대체로 앱내결제로 추가해야 함.
단점 : 키보드/터치모드의 경우는 노트가 스크롤되면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고정돼있고 터치라인이 아래로 내려오는 타이밍에 맞춰 노트를 터치해야 하기 때문에 터치라인이 화면 아래에서 사라지고 바로 위에서 나타나는 순간 노트를 터치하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대단히 힘들다. 캐치모드는 리듬게임을 한다기보다는 액션게임을 한다는 느낌인지라 굳이 모드를 복잡하게 여러 개로 나눴어야 하는지 의문.
추천도 : E

6. 태고의 달인
제작사 : 반다이 남코
게임플레이 : 유비트와 마찬가지로 오락실의 히트작 이식. 북을 박자에 맞춰 두드린다는 개념을 화면 터치로 해결. 입력방식은 북 내부 터치, 북 외곽 터치, 북 내부 2중터치, 북 외곽 2중터치, 연타 5종. 천하장사 소세지 등을 이용하면 오락실에서 북채로 두드리는 감각을 어느 정도 재현 가능(…)
음악 : 오락실의 히트작답게 클래식, JPOP, 애니메이션, 남코 게임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다수 있음.
단점 : 음악이 유비트보다도 비싸다. (5곡 600엔)
추천도 : B

7. Jukebeat
제작사 : KONAMI
게임플레이 : 유비트의 북미판. 동일한 게임이기 때문에 딱히 첨언할 필요는 없음. 일본판 유비트에 비하면 순간적인 폭타로 난이도를 높이는 패턴이 많아서 미묘하게 같은 레벨의 곡이라도 난이도가 높은 기분이 든다.
음악 : 글로리아 에스테판, 신디로퍼, 컬처클럽, 듀란듀란 등 올드팝 매니아라면 침을 흘릴 뮤지션들의 히트곡들이 제법 있다. 레이디가가 등 비교적 근래 뮤지션의 히트곡들도 들어있다. 어쨌든 음악의 평균 퀄리티는 일판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일본판과는 별도로 질러볼만하다. 게다가 뮤직팩 가격도 일판보다 싸다! (일본판 : 4곡 450엔, 북미판 : 4곡 3.99달러)
단점 : 눈에 띄는 단점은 없음
추천도 :  A+

8. MikuFlick
제작사 : SEGA
게임플레이 : 미묘하게 세가스러운 골때리는 실험작. 리듬게임을 가사 타이핑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 일반 키보드도 아니고 일본의 핸드폰용 50음 자판(….) あ행을 먼저 선택한 다음 상하좌우로 슬라이드해서 いうえお를 선택하는 방식. 이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재미는 있긴 한데 한 박자에 입력을 2번 해야 하고 50음의 위치를 모두 익혀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 배증. 거기에다 곡별 최고난이도는 가사를 몽땅 외우지 않으면 사실상 클리어가 무리기 때문에 난이도 폭증. 어쨌든 미쿠가 다양한 의상을 입고 춤추는 동영상을 감상하는 재미는 괜찮다(….)
음악 : 하츠네 미쿠의 인기곡들 위주로 들어가있음.
단점 : 영상을 3D 렌더링이 아니라 몽땅 동영상으로 우겨넣었기 때문에 게임의 용량이 매우 큰 편이고 곡도 비싼 가격에 비해 매우 적은 편. 어쨌든 보컬로이드 빠가 아니면 지를 의미는 없는 물건. (제가 이 게임의 리뷰를 쓰고있는 시점에서 OTL)
추천도 : E (보컬로이드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 or B(미쿠를 좋아하는 경우)

9. Demon’s Score
제작사 : Square Enix
게임 플레이 : 최근 리듬액션에 활발하게 손을 대고 있는 스퀘어에닉스의 문제작(?) 주인공 소녀가 아버지를 찾아왔다가 악마의 힘을 빙의시켜서 싸운다는 내용. 그러나 이 악마라는 것들 연출이 참 골때리는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무튼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고퀄리티 3D 연출, 초호화 성우진, 일본의 유명 게임음악 작곡가 다수 참가 등 여러 모로 돈값은 하는 물건(1500엔). 입력방식이 순간 터치, 방향 스와이프, 마커 이동 따라가기, 연타, 연속 스와이프, 선 따라그리기 등 다양하기 때문에 초기 플레이에서는 헷갈릴 수도 있음.
음악 : 유명 작곡가가 다수 참여한 만큼 곡들의 분위기도 다양. 다만 곡 자체가 많지는 않음.
단점 : 곡의 수가 많지 않기에 가격에 비해 오래 붙잡긴 애매함. 초기 플레이에서는 반복플레이를 통해 상급 난이도를 해금해야 하기 때문에 리듬게임 매니아에게는 조금 귀찮은 구성일 수 있다. 최상급 난이도도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도 문제.
추천도 : C+
10. Symphonica – 그랜드 마에스트로
제작사 : Square Enix
게임 플레이 : 주인공이 악단의 지휘자가 돼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 스토리파트, 연주파트가 따로 있고 스토리를 진행해나가면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늘어난다. 다만 스토리를 계속 진행하려면 유료로 결제해야 함. 화면의 아무 위치나 터치해도 입력판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데몬즈스코어보다는 플레이가 편하다.
단점 : 음악을 연주하려면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리듬게임만 플레이하고자하는 사람에게는 귀찮을 수 있음.
추천도 : B
11. Theatrhythm Final Fantasy
제작사 : Square Enix
게임 플레이 : Final Fantasy시리즈의 음악으로 리듬게임을 플레이한다!!! 게임은 FMS(필드 음악)과 BMS(전투 음악) 두 종류가 있다. 게임 시작 전에 역대 FF시리즈 등장 캐릭터로 4인 파티를 짤 수 있고 리듬게임을 플레이하면 이 파티 멤버들의 필드를 이동하고 전투하는 연출을 보여주는데 이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듬게임을 클리어해나감에 따라 캐릭터들도 레벨업하고 게임 전개가 조금씩 수월해진다. 기존의 리듬게임에 FF타이틀에 걸맞는 RPG 요소를 잘 결합한 수작. 음악 단독 플레이에도 좋고 퀘스트모드를 통해 플레이하기도 좋다. 어쨌든 FF시리즈 팬이라면 무조건 해볼만한 수작. 원작인 3DS판에 비해 화면도 크고 깔끔해졌다.
단점 : 3DS판 수준으로 곡과 캐릭터를 모두 지르려면 들여야 하는 돈이 대략 7~8만원. 앱내결제 시스템이 더럽다. 이것만 아니면 무조건 A+급으로 추천할 물건.
추천도 : A
1월 252011
 
시대가 흐르고 흘러 어느덧 게임 시장의 주류가 MMOG에서 SNG(Social Network Game)으로 넘어갔다. Zynga의 성공 이래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온 소셜게임들로 인해 이제 더이상 한국의 게이머에게도 SNG은 그리 낯설지 않은 장르가 됐다.

그러나 어린시절부터 각종 플랫폼을 통해 다종다양한 게임을 즐겨온 골수 게이머라면 이 흐름이 분명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철저하게 게임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기에 게임으로서의 필요 최소한의 요소만을 담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 구성의 게임들은 이미 수많은 게임들의 복잡한 패턴들에 단련된 게이머들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 팜빌의 작물을 심고 거두는 행위나 카페월드의 음식을 조리하고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행위, 혹은 트레저아일의 끝없이 반복되는 삽질의 어디에서 재미의 편린이라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SNG의 중점 요소는 게임보다는 Social Networking에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를 위해 플레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지겹기 짝이 없는 게임들을 단지 그런 이유로 플레이하고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울화가 치미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징가의 최신작 시티빌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기존의 징가 게임들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시키긴 했지만 역시나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해보면 그 단순함에 질리게 된다.

서설이 길었지만 그런 게이머를 위해 추천하는 게임이 바로 이 백야드 몬스터(이하 BM)이다. Appdata의 자료에 의하면 BM은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사용자) 약 330만정도를 기록하고있는 Facebook 100위권 이내의 게임인데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DAU(Daily Active User, 일일 사용자)/MAU 약 25%를 기록중인 작품이다. 참고로 일반적인 징가의 게임들이 약 15~20% 사이의 수치를 기록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음을 나타낸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처럼 진행된다. 게임의 문제라면 초반이 약간 불친절하고 파악해야 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인 소셜게임들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한 편이지만 경험 많은 게이머라면 금방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마치 RTS의 테크트리를 올리듯 자원건물을 짓고 자원을 채취해서 방어타워와 테크건물을 건설한다. 타운홀을 업그레이드하면 더 많은 타워와 고급건물을 건설할 수 있고 새로운 몬스터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심시티를 하는 것만으로는 이 게임은 징가의 시티빌만도 못한 게임이 돼버린다. 이 게임의 훌륭한 점은 바로 그러한 심시티와 타워디펜스, 그리고 워게임을 융합했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인 타워디펜스처럼 몬스터의 출현패턴과 그에 대한 대응방식만 익히면 무조건 막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이 게임에서 공격과 방어의 주체는 PvP에 있다. 즉 플레이어는 자신이 키운 몬스터를 끌고 다른 플레이어의 영역을 약탈할 수 있고 침략받는 플레이어는 평소에 자신이 짜둔 심시티를 통해 이를 방어해야 한다.

공격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몬스터들의 특성과 AI패턴을 파악하고 적의 어느 위치에 어느 몬스터를 어느 타이밍에 투입할지를 정해야 한다. 즉 타워를 우선적으로 노리는 탱커형 몬스터와 맷집은 약하지만 공격력은 강한 딜러형 몬스터를 잘 배합해서 적의 방어를 무력화시키고 더 많은 자원을 약탈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원채취로는 반 나절 이상 걸리는 분량의 자원을  한 번의 전투로 노략질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반대로 방어자는 자신의 디펜스 어디에 약점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공격자라면 자신의 기지의 어디부터 노릴 것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적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을 때의 쾌감, 그리고 방어에 실패했을 때의 승부욕 자극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더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지향하게 된다.

사실 이 게임이 기존의 전략게임들에 비해 그렇게까지 깊이를 지닌 전략을 추구하는 편은 아니다. 몬스터의 종류가 많은 편도 아니고 AI패턴도 단순하기에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정석화된 코스가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전투를 벌이게 되는 대상이 AI가 아닌 플레이어라는 점이고 일반적인 디펜스게임처럼 정형화된 패턴으로 적이 출현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서로의 약점을 찌르고 들어온다는 점으로 인해 긴장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이 ‘이번에는 저글링 100마리와 히드라 20마리 끌고가니 거기에 맞춰 막아보세요’ 하고 친절하게 정해놓고 들어오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비록 한계도 있지만 기존의 페이스북 게임들에 식상했고 페이스북 플랫폼 내에서 좀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그리고 디펜스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이 게임은 분명 해볼 만한 작품이다. 다만 Social Game으로서의 기본 구성요소 – 타 플레이어에 대한 전염성, 플레이어간의 헬프 등등 –  이 오히려 다른 소셜게임에 비해 약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플레이어가 짜증나게 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이런 점을 조금만 강화하면 이 게임의 완성도는 더욱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 1. 참고자료 : http://www.appdata.com/apps/facebook/342684208824-backyard-monsters
덧 2. 게임 링크 : http://apps.facebook.com/backyardmonsters
1월 082009
 
테트리스는 1986년 러시아의 컴퓨터 기술자였던 알렉세이 파지트노프가 개발한 블록낙하형 퍼즐게임의 원조격 작품이다. 비디오게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상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4라는 숫자를 모티브로 한 심플한 규칙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블록 4개를 상하좌우로 이어붙여 만들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서 회전에 의해 일어나는 중복을 제외한 7가지 형태의 블록이 떨어지게 된다. 플레이어는 이 블록을 회전하고 이동해서 원하는 지점에 떨어뜨리고 블록으로 가득 찬 줄은 소거된다는 규칙이다.



바로 이 부분에 테트리스의 심오함이 있다. 그렇기에 동시에 지울 수 있는 라인의 최대치는 블록 4개를 이어붙여서 만들 수 있는 블록 중 가장 긴 블록의 길이, 즉 4줄이 된다. 또한 블록 하나 하나의 모양이 잘 맞물려들어가면서 플레이어는 저 블록을 어떻게 해야 빈틈 없이 쌓을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게 된다. 거기에다 가장 긴 일직선의 블록을 기다려 한 번에 4줄 소거라는 쾌감을 노릴 것인지 한 줄 한 줄 착실하게 지워갈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선택을 부여받게 된다.

만약에 테트리스가 테트리스, 즉 4가 아닌 3이나 5를 모티브로 했다면 어땠을까. 3의 경우 나올 수 있는 블록의 수는 고작 2종류에 불과해진다. 5라면 어떨까. 나올 수 있는 블록의 수가 미친듯이 많아지면서(귀찮아서 계산은 생략한다.) 다른 모양의 블록의 요철을 맞추기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어느 쪽이든 게임으로서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4라는 숫자는 뿌요뿌요 등 후일에 나온 블록낙하형 퍼즐게임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후 뿌요뿌요 등의 작품에서 상대를 방해해서 블록을 쌓기 힘들게 만드는 대전게임의 요소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게 됐고 이는 다시 역으로 원조인 테트리스에 영향을 끼쳐 각종 아이템과 방해 블록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대전형태의 테트리스 게임들이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에서도 서비스되고있다. 이렇듯 하나의 유서 깊은 명작 게임이 수많은 다른 게임들에 영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2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런 영향을 받은 작품들의 요소를 역으로 계승발전해오면서 살아 숨쉬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실로 흥미로운 일이다.
5월 272007
 
./files/attach/images/74660/086/083/0f7307314ce440bf9507e148df4b9563.jpg
발매원 : 코나미
발매일 : 1988년 1월 14일
기종 : 패미컴
가격 : 5500엔

참고링크 : http://www2u.biglobe.ne.jp/~yamasai/ko-konawai/kona-top.htm (스샷들은 이쪽에 많이 있음)

줄거리 : 와루다(ワルダ?)가 침략해왔다. 와루다는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는 대마왕이며 그 방해가 될 코나미의 히어로들을 잡아 가뒀다. 와루다의 야망을 분쇄하기 위해 코나미맨은 시나몬박사의 도움을 얻어 안드로이드 코나미레이디와 함께 히어로들을 구하고 와루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러 다른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한데 모여 협력해서 싸우는 일을 상상해본 일이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도 그런 요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여러 차례 이루어졌는데 주로 DC나 마벨 등의 아메리칸코믹의 히어로물들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카툰네트워크에서 방영중인 저스티스 리그 같은 작품을 본 일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계에서도 세가가가, 수퍼로봇대전시리즈, 마벨 대 캡콤, 남코x캡콤 같은 작품들에서 그런 시도를 하고있다.

그러나 보통은 단독으로도 강한 개성을 지닌 주인공급 캐릭터들을 동시에 출연시키다 보면 캐릭터 자체에 휘둘려 작품 자체로서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올스타물 중 고전에 끼면서도 그런 캐릭터물의 한계를 깨고 게임 자체로서도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바로 이 코나미 와이와이월드라는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최초에 코나미맨과 코나미레이디만을 조종할 수 있지만 사로잡힌 코나미 게임의 히어로들을 구출해냄에 따라 각각의 히어로들이 지닌 독자적인 능력들을 조합해서 처음에는 돌파할 수 없었던 스테이지들을 차례차례 돌파해나갈 수 있게 된다. 등장하는 히어로들은 다음과 같다.

코나미맨 : 주인공, 통상공격은 펀치, 원거리공격은 빔 건. 공격력은 평범하지만 망토를 얻으면 비행 가능
코나미레이디 : 시나몬박사가 만든 안드로이드. 통상공격은 킥, 원거리공격은 적을 관통하는 히트건, 망토를 얻으면 비행 가능
고에몽 : 고에몽 시리즈의 주인공. 통상공격은 담뱃대 자신보다 상단의 적은 공격이 용이하지만 하단에 취약, 원거리공격은 금전. 보물상자를 열 수 있다.
시몬 벨몬트 3세 : 악마성 드라큘라의 주인공. 통상공격은 사정거리가 긴 채찍, 원거리공격은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기능이 있는 십자가.
마이키 : 구니스의 주인공. 통상공격은 킥, 원거리공격은 새총. 전투력은 평범하지만 키가 작아서 높이가 낮은 통로를 통과할 수 있다.
킹콩 : 킹콩2 분노의 메가톤펀치 주인공. 통상공격은 킥, 원거리공격은 바나나. 통상 캐릭터의 2배의 공격력을 가졌고 점프력도 좋다. 보스전의 핵심이 되는 강력한 전투력을 지닌 캐릭터.
게츠 후마(月 風魔) : 게츠 후마전(月風魔?) 주인공. 통상공격은 검, 특정한 벽을 부술 수 있다. 원거리공격은 수리검, 동시에 3발 발사가 가능하다.
모아이 : 그라디우스 시리즈 등장. 통상공격은 박치기, 특정한 벽을 부술 수 있다. 원거리공격은 연사력은 떨어지지만 범위가 넓은 이온 링.

빅바이퍼 : 슈팅파트에 등장. 그라디우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전투기. 무기는 레이저와 호밍미사일.
트윈비 : 슈팅파트에 등장. 무기는 리플레이저와 로켓펀치.

플레이어는 처음에 6개의 스테이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지역에 갇혀있는 히어로를 구해내야 한다. 위의 캐릭터 특징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스테이지에 따라서는 특정 캐릭터나 아이템을 얻지 않으면 진행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시몬의 긴 사정거리를 이용해야 무찌를 수있는 적, 후마의 벽 파괴능력이 있어야 통과할 수 있는 지역, 마이키의 작은 키가 아니면 통과할 수 없는 지역, 코나미맨이 망토를 얻어 날아가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 등등. 이 작품은 이러한 캐릭터들의 특성을 다양하게 조합해야 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있고 이런 아기자기한 조합이 게임의 큰 재미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는 악마성 드라큘라풍의 사이드뷰 액션게임이지만 모든 히어로를 구출하고 나면 와루다를 물리치기 위한 최종스테이지로 가기 위해 세로 스크롤 방식의 슈팅게임으로 전개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서 플레이어는 코나미의 슈팅게임 팬이라면 누구라도 잘 알고 있을 빅바이퍼와 트윈비를 조종하게 되는데 이 슈팅파트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개인적으로 세가가가에서의 R360 장면은 이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건 아닐까 생각하지만 확실한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액션파트나 슈팅파트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를 전제로 하고있지만 2인용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둘이서 동시에 같은 캐릭터를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고 슈팅파트에서는 한 사람은 빅바이퍼, 한 사람은 트윈비를 담당해야 한다는 방식이지만 2인플레이를 하게 되면 두 사람의 콤비네이션에 따라서 싱글플레이보다 훨씬 편하게 전개를 할 수도 있다. 이런 2인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게임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90년대 중후반 이후로 저작권과 판권 분쟁이라든지 우려먹기 관련으로 이미지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80년대의 코나미는 실험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키면서 당대 최고의 메이커로 군림했던 유서 깊은 제작사이다. 지금의 코나미가 건재할 수 있는 배경에는 당시의 코나미가 쌓은 참신하고 독자적인 게임들에서 볼 수 있던 다양한 캐릭터와 세계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코나미 와이와이월드라는 작품은 그런 당시 코나미의 세계와 캐릭터들을 집대성하면서도 독자적인 게임으로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코나미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명작이다.
5월 252007
 
발매원 : SEGA
발매일 : 2002년 2월 14일
대응기종 : Dreamcast, Playstation 2

1996년에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발매된 파라파 더 래퍼와 98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발매된 비트매니아 시리즈가 대히트를 기록한 이래 음악게임은 한동안 시장의 주류를 이뤘다. 스페이스 채널 5 또한 당시 쏟아져나오던 음악게임 시리즈의 영향을 받아 나오게 됐지만 그 어떤 다른 게임들과도 차별화되는 가장 유니크한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원래 전작이 따로 있고 Part 2는 속편에 해당하지만 게임의 성격 자체는 흡사하고 Part 2에서 연출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바가 있기 때문에 Part 2를 중심으로 쓴다. 긴 글 읽기 귀찮은 분은 아래 Youtube에 올라온 동영상 링크해둔 것만 보셔도 좋다.


1. 줄거리
Part 1
때는 25세기, 우주에서 갑작스럽게 침략해온 ‘모로 성인(星人)’들은 빔에 맞은 사람들을 저절로 춤추게 하는 괴광선을 이용해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낮은 시청률에 고민하고 있던 우주방송국 ‘스페이스 채널 5’에서는 신인 리포터 우라라를 급파해서 이 사건의 취재에 나선다. 놀랍게도 우라라가 모로성인의 ‘업 다운’ 운운하는 모로성인의 스텝을 따라하자 모로성인은 쓰러지고 강제로 춤추던 사람들이 해방된 것이다. 모로성인 타도와 채널5의 시청률 회복은 우라라에게 달려있다.

Part 2
모로성인 사건이 해결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라라는 미숙한 리포터. 이번에는 수수께끼의 괴집단 ‘踊り?’ (누가 적절한 번역좀) 이 출현해서 또다시 사람들을 춤추게 만들고 어딘가로 사로잡아간다. 그리하여 이에 맞서 다시 한 번 우라라가 나선다.

어떻게 보면 참 바보같은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뭐가 어찌됐든 춤을 춰서 해결한다. 등장인물이라든지 각종 용어 앞에는 ‘스페이스’ 하나만 붙이면 뭐든지 통용된다. 스페이스 채널, 스페이스 리포터, 스페이스 초등학생, 스페이스 일본인가족, 스페이스 마이클잭슨 등등등.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런 이야기를 이토록 ‘뻔뻔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게임의 큰 재미요소이다.


2. 시스템
게임의 진행은 단순하다. 플레이어는 패드의 십자키를 이용한 ‘업 다운 레프트 라이트’의 4방향 입력과 AB 혹은 OX 버튼에 각각 할당된’츄’ ‘헤이’라는 6가지 커맨드만을 사용하게 된다. 우선 CPU 캐릭터가 위의 6가지 커맨드에서 이루어지는 조합을 박자에 맞춰 플레이어에기 보여주면 플레이어 또한 박자에 맞춰 이를 따라하면 된다. 즉 박자에 맞춰 ‘업 다운 업 다운 츄 츄 츄’ 이런 패턴이다. 이를 반복해나가면서 게임의 연출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돼가는 심플한 방식이다. 덕분에 기본적으로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중간에 음악의 박자가 변하거나 커맨드 조합이 복잡해지는 등의 형식으로 약간씩 난이도는 올라가기에 만만하게 보기는 힘들다.

커맨드 입력에 성공하면 시청률이 오른다. 시청률은 최대 100%까지 올릴 수 있으며 상승시킨 시청률은 보스전에서의 생명력으로 전환된다. 즉 스테이지 진행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했느냐에 따라 보스전의 난이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3. 음악
음악게임인 만큼 음악은 게임성의 핵심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일단 메인테마라 할 수 있는 ‘Mexican Flyer’는 게임음악사에 남을 명곡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체로는 Mexican Flyer처럼 재즈를 기반으로 한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중간중간에 클래식풍의 왈츠라든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보인다. 음악들의 완성도 또한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고 게임의 분위기 또한 성공적으로 살리는 편이다. 단 ‘업 다운 츄 헤이’등의 커맨드 입력이 빠진다면 조금 김빠진 음악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음악과 커맨드의 연관 또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또한 단순히 감상용 음악이라기보단 장면 장면 상황에 맞춘 음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4. 캐릭터
주인공인 우라라라는 일반적인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미소녀캐릭터라기보다 여성유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진취적이면서 매력적인 느낌으로 디자인된 캐릭터라고 본다. 스토리 진행 내에서는 우라라의 배경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지않는다. 다만 게임 내에서 보이는 행동이라든지 손짓발짓 등의 각종 몸동작 하나하나에서 우라라라는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그런 쉽지 않은 방식을 택하면서도 우라라라는 캐릭터를 플레이어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한다는 점에서 우라라는 충분히 성공적인 주인공이다.

조연들 또한 빛난다. 우라라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파인과 푸딩 등의 여성 라이벌들은 물론 스페이스대통령 피스, 휴즈국장 등의 남성캐릭터들도 하나 하나 특징있게 각인된다. 특히 본인이 개발진에게 자청해서 출연했다는 스페이스 마이클잭슨의 등장이 인상적이다.


5. 연출
리듬액션게임으로서 이 작품이 딱히 독자적인 시스템을 채택한 건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연출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커맨드 입력의 시각화이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단적인 예를 들자면 상하좌우 입력은 적의 상하좌우로부터의 공격/이쪽에서 공격 내지 구출해야 할 목표의 상하좌우 위치 등에 해당된다. ‘츄’는 적에 대한 공격에 해당되고 ‘헤이’는 인질을 구출할 때 사용된다. 즉 가운데 적 둘 출현, 왼쪽에 구출해야 할 인질 둘 출현, 오른쪽에 인질 하나 적 하나가 출현할 때의 커맨드는 ‘업 츄 츄 레프트 헤이 헤이 라이트 츄 헤이’가 된다. 기존의 리듬액션들이 단순히 게이지에 맞춰 버튼입력을 해야 했던 점에 비하면 혁신적이다. 이와 같은 커맨드 입력의 시각화는 자칫 반복플레이시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리듬액션이라는 장르에 높은 몰입도를 제공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구출’의 개념이다. 적들 속에 섞여서 강제로 춤추는 인질을 구출해내면 그 인질은 우라라의 뒤에 서서 열을 맞춰 행진하며 따라온다. 때로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면서 인질의 구출 여부에 따라 중간의 BGM과 춤동작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2장에서 스페이스 초등학생들을 구출하면 그들은 실로폰, 피리 등의 악기를 합주하며 행진하는데 그들을 전원 구출에 성공했을 때에만 들을 수 있는 완전한 BGM이 흐르게 되면 플레이어가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4장에서 스페이스 치어걸들을 구출해내면 이들은 치어리더 율동을 보이면서 우라라와 채널5를 응원해주는데 이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신나기 이를 데 없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인질들을 구출해내면 얻게 되는 보람은 게임의 원론에 위치하는 ‘노력에 대한 보상’의 구조를 이루게 되기에 이 게임의 재미요소의 근간에 위치하게 된다. 즉 게임의 연출이 단순한 시각적인 연출에 머무는 게 아니라 게임성의 본질에까지 직결된다는 점이 이 작품의 연출의 뛰어난 점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그러한 유니크한 연출이 이어지면서 스토리를 연결해나가는 과정의 짜임새 또한 탄탄하다. 단순히 장면 장면의 비주얼만을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라라가 오도리단에 맞서 싸워나가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한 편의 일관된 시나리오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리듬액션에서의 스토리텔링방식에서 이 작품은 파라파 더 래퍼에서 보여준 기법을 제대로 계승발전하고있다고 볼 수 있다.


6. 성우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가 바로 화려한 성우진이다. 주인공 우라라의 성우는 엔딩스탭롤에서 Herself라고만 나올뿐 누가 연기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대신 조연들의 성우진이 화려한데 우선 오도리단 행동대장 성우 하야미 쇼, 오도리단의 흑막 퍼지의 성우는 이시다 아키라다. 특히 이시다 아키라라는 성우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서의 열연을 듣고 그에 대한 이미지가 완벽히 뒤집힌 바 있다.

여성 성우진도 만만치 않은데 특히 스페이스폴리스 파인의 성우가 사카키바라 요시코(대표역 : 건담의 하만 칸)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목소리 한 번 들어보면 왜그런지 안다. 성우라는 세계에 관심이 있다면 필히 플레이해볼만한 작품이다.


7. 맺으며
이제 나온지 5년이 된 게임이지만 아직도 촌스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우라라 또한 게임계에 불멸의 히로인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세련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게 또한 세가스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Wii의 컨트롤러를 이용해 직접 몸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신작을 내달라는 요망도 있는데 이런 멋진 컨텐츠를 만들어놓고 이대로 사장시킨다는 건 분명 아까운 노릇이다. 끝으로 백문이 불여일견인지라 Youtube에 올라온 이 작품의 플레이영상들을 링크한다.






프로모션 비디오




Report 1 1/2




Report 1 2/2. 이시다 아키라의 노래에 주목. 단체로 스텝밟는 장면도 압권.




Report 2 1/3 아름다운 노래로 스페이스 대통령이 됐다는 피스 등장




Report 2 2/3 푸딩 등장!




Report 2 3/3 촉수 등장(..) 왈츠로 승부!!




Report 3 파인누님 등장. 성우는 사카키바라 요시코(하만 칸 등) 노이즈군의 활약에도 주목




Report 4 1/4




Report 4 2/4 스페이스치어걸 등장! 56미터 전방에 치어걸반응이란 대체 뭐냐(..)




Report 4 3/4 여기 연출은 1편 엔딩 비틀기




Report 4 4/4 춤춰서 자가발전!!!




Report 5 1/2 이건 무슨 잠입액션. 청각이 아닌 시각에 의지해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 로보 귀여움. 마지막부분 연출은 말이 필요없다.




Report 5 2/2 연출 진짜 뭐라 말할 수 없이 좋다. 지금까지 나온 전개방식의 집대성.




Report 6 1/3 퍼지 최고(..)




Report 6 2/3 모두의 성원이 우라라에게 힘을!




Report 6 3/3 (엔딩크레딧)


2월 062007
 

Wizardry IV : Return of Werdna
일반적으로 PC용 RPG의 양대산맥으로 꼽는 시리즈가 Ultima 시리즈와 Wizardry 시리즈이다. 울티마 시리즈가 탑뷰방식의 2D맵 RPG의 원조라면 위저드리 시리즈는 1인칭 시점 RPG의 원조다. 현존하는 모든 PC 내지 콘솔용 RPG는 울티마나 위저드리 둘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영향에 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오늘날의 1인칭 시점 게임들처럼 픽셀단위로 세세하게 움직이는 묘사는 당시에는 불가능했기에 초기의 위저드리는 1 cell씩 전후로 이동하면서 동서남북의 4방향으로 회전하는 방식이었다.

그런 위저드리 시리즈의 네 번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몇 가지 특이점을 지닌다. 첫째로 주인공의 존재다. 이 작품의 전편이라든지 당시의 서양 RPG들이 캐릭터메이킹을 통해 플레이어의 고유한 캐릭터를 만들게 하던 것에 반해 이 작품에는 주인공이 정해져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정의의 히어로가 아닌 1편에서 Trebor가 보낸 모험자들에게 무너진 사악한 대마법사 Werdna라는 점이다. (여담이지만 Werdna는 Andrew C. Greenberg, Trebor는 Robert Woodhead의 이름을 뒤집은 것이다. 초기의 위저드리 시리즈의 개발자들이다.) 전편에서 무너진 이 마법사는 이번 편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게임은 그가 지하 미궁의 가장 깊은 곳(지하 10층)에서 부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두 번째 특이점은 몬스터 파티 시스템이다. 이 작품에서 Werdna는 최대 3종의 몬스터를 자신의 파티원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전투를 돕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미궁의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점차 강한 몬스터를 데리고 다닐 수 있게 된다. 다만 몬스터인 만큼 어떤 감정이입이나 성장을 시킬 여지는 없으며 도중에 몬스터가 죽으면 미궁의 각 층마다 존재하는 Pentagram을 통해 보충하면 될 뿐인 철저하게 소모품적인 존재다.

세 번째 특징은 이 게임에는 경험치 축적을 통한 레벨업이라는 개념이 존재치 않는다는 점이다. 전편에서 악의 대마법사였던 Werdna는 도주의 과정에서 힘을 잃어 극도로 쇠약해져있고 최초에는 약한 체력과 초보적인 마법을 지닐 뿐이다. 이를 몬스터의 도움을 얻어 미궁의 상층부로 올라가면서 각 층에 존재하는 Pentagram에 접촉할 때마다 상위 레벨의 스펠과 몬스터를 얻을 수 있게 될 뿐이다. 물론 다음 층으로 올라가서 새로운 Pentagram을 찾기까지의 험난함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주인공이 악의 존재에 경험치라는 개념이 없고 파티원 대신 몬스터를 끌고다닌다는 점은 개념들은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 드물지 않게 됐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통념을 크게 일탈한 개념들이었다. 이러한 실험성들이 후일 다른 RPG들에 영향을 끼친 바가 크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지금에 와서도 뇌리에 남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극악한 난이도에 있다.

이 작품은 어렵다. 너무도 어려워서 필자조차도 어린 시절 얼마 가지 못해 포기한 기억이 있을 정도다. 오토매핑 같은 개념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나온 3D 던전 RPG라는 점은 이 작품이 어려운 이유에 끼지도 못한다. 극악의 전투 난이도, 점차로 복잡해지는 미궁의 퍼즐구조, 곳곳에 깔린 함정들, 다음 층으로 올라가 더 강한 적들을 만나고 새로운 펜타그램을 발견할 때까지의 위험천만한 행보 등등. 게다가 경험치가 존재치 않기에 레벨업도 정해져있어서 무한한 레벨업을 통해 플레이어를 강화시켜서 클리어한다는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개발자의 플레이어에 대한 도전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최초로 접한 Wizardry 시리즈가 바로 이 4편이었고 덕분에 아직도 위저드리 시리즈와는 그다지 친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지닌 여러 특징적인 요소들과 그 요소들이 후세에 끼친 영향들을 생각해본다면 이 작품이 게임사에서 지닌 가치에 대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덧. 여담이지만 첨부한 타이틀화면의 스샷에 있는 4명의 인물은 전작(Wizardry 1)에서 설정상 Werdna를 무찌른 파티다. 파티명은 Softalk All-stars. 참고로 좌측에서 두 번째의 닌자의 이름이 Hawkwind, 이 작품의 실질적인 최종보스이자 그만 따로 떨어져 행동하고 그가 빠진 파티의 이름에는 less one이 붙는다. 나름 양키센스(…)  Softalk란 80년대 미국 게임잡지 이름이고 파티원의 명칭도 그 편집자들로부터 따왔다고 한다.

8월 302005
 
Starcraft
제작사 : Blizzard Entertainment                발매일 : 1998년 4월

1. 개요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게임이기에 더 논할 필요도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게임사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임을 꼽으라면 바로 이 스타크래프트일 것이다. 한국 게임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판매량으로 대변되는 이 작품은 게임적으로 보나 그 의의로 보나 아직도 고찰해봐야 할 여지가 많은 작품이다. 여기서는 그러한 스타크래프트가 갖는 의의와 이를 통해 국내 게임에서 아직도 부족한 측면이 무엇인지를 되짚어보도록 한다.

2. 시장에서 지니는 의의

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가 한국 시장에 미친 영향에는 어떤 게 있는지 잘 알려진 사실들이 위주가 되겠지만 하나하나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우선 이 작품이 발매됐을 당시의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게임이 발매된 1998년 당시 스타크래프트의 판매량은 그다지 폭발적이진 않았다. 발매 전부터 매니아들로부터 높은 주목도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고 1998년 내내 약 12만 카피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니 PC용 패키지게임의 일반적인 판매량을 고려해보면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1998년에 한국에는 IMF라는 경제적 위기가 닥쳐왔고 많은 직장인들이 정리해고를 당했으며 자영업자들 또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업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유력하게 떠오른 새로운 업종이 바로 PC방이었는데 아직 고속 인터넷보다는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시절, 모뎀보다 훨씬 빠른 인터넷 환경을 고사양의 PC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당시 모뎀을 통해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기던 일부 게임 매니아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초창기의 PC방은 그러한 게임 매니아들의 모임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갖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PC방의 수가 하나 둘 늘어남에 따라 PC방의 입장에서나 일반적인 사용자의 입장에서나 함께 모여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필요했고 그렇게 해서 당시 PC방에서 활성화된 게임이 리니지 등의 초창기의 MMORPG와 더불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플레이어들 간에 ‘대전’ 내지 ‘팀플레이’가 가능하며 20분 전후의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끝마칠 수 있는 게임이었다. PC방 초기에는 그렇게 몇 가지 게임이 경합을 이루는 분위기였지만 대세는 순식간에 스타크래프트가 평정하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치솟았고 PC방을 개업하는 업주는 PC의 대수에 맞춰 스타크래프트의 정품을 구입해야 했으며 이는 스타크래프트 판매량의 엄청난 증가를 불러왔다. 이렇게 일어난 스타크래프트의 붐은 다시금 PC방의 창업을 유도했고 PC방 창업은 다시금 스타크래프트 판매로 이어졌다. 98년 12만개에 그쳤던 판매량은 99년에 100만 카피 이상의 한국 게임계 사상 최초의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불러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 또한 집에서 네트워크 플레이를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고속 인터넷을 설치하기를 원하게 되고 이는 한국에서 고속 인터넷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례 없이 빠르게 보급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그리고 이 시기를 전후해서 한국의 게임시장에는 스타크래프트의 아류작이 범람하게 된다. 임진록, 아트록스, 쥬라기원시전, 킹덤 언더 파이어 등의 광고문구에서도 ‘스타크래프트보다 XX한’, ‘스타크래프트만큼 YY한’ 등을 내세우며 실시간 전략게임(이하 RTS)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어느 것도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뒤엎지 못하고 단순히 인기 있는 작품의 아류만으로는 시장에서 먹히기 힘들다는 전례들을 남기면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갔다. 그러나 어쨌든 게임 개발에 있어서는 몇몇 선구자적인 업체들이 있긴 했어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에서 벤처 붐과 함께 이만큼의 게임 개발 업체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 번 탄성을 받기 시작한 게임회사 창업의 붐은 계속 이어져서 당시에 생겨난 업체들이 지금도 국내 게임업체들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일어난 스타크래프트 붐도 2002년 무렵에는 시들해지는 것 같았다. PC방의 거품도 꺼져가서 경쟁력이 없는 업소들은 하나 둘 문을 닫아갔으며 2000년 이후에도 매년 4~50만개의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던 스타크래프트의 판매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시기를 전후해서 다시금 스타크래프트의 붐을 불러 일으킨 것이 프로게이머, 바로 e-sports의 출범이다. 당시 Game-Q와 같은 인터넷 VOD를 통해 고수들 간의 대회를 중계하는 업체들이 하나 둘 생겨났는데 이 방송이 예상 이상의 높은 반응을 얻어냈으며 여기에 주목한 온게임넷 등의 유선방송에서도 스타크래프트의 방송경기를 본격적으로 중계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임요환과 같은 스타급 게이머가 탄생하고 이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

  그리하여 스타크래프트의 판매량은 400만 카피에 육박했고 아직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고 있으며 게임방송 또한 다수의 프로게이머들이 각각 프로게임팀에 소속돼서 팀간의 리그전을 펼치는 수준까지 활성화돼있다. 이는 해외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국에서만 독자적으로 발전한 특이한 케이스이며 하나의 게임이 바둑이나 장기와도 같은 국민적인 유희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기기도 했다. 결국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하나로 인해 PC방이라는 새로운 업종의 창출, e-sports의 탄생과 활성화, 고속 인터넷의 보급, 게임 산업의 성장 등 IT업계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셈이니 실로 놀라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3. 게임으로서의 의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스타크래프트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지만 그러한 영향력이 거저 나온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스타크래프트의 무엇이 이토록 대중적이면서도 장기간에 걸친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인지 살펴보도록 한다.

  첫째로는 뛰어난 기획력을 들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에는 프로토스, 저그, 테란이라는 3개종족이 등장한다. 고도의 정신문명을 지닌 프로토스, 놀라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번식력, 그리고 투쟁본능을 지닌 저그, 개개인은 약하지만 집단의 힘과 과학문명을 이용해 이를 극복해온 인간종족인 테란이라는 3개종족의 설정은 마치 SF버전의 삼국지를 보는 것처럼 플레이어에게 흥미로운 대립구도를 보여준다. 거기에 단순히 시나리오적인 설정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게임에 등장하는 유닛이나 건물 하나 하나에 부여한 특성이 이러한 종족의 특성들을 잘 나타내고 있기에 플레이어에게 자신이 플레이하는 종족에 대한 이입감을 부여한다.

  둘째로는 시나리오다. 게임의 시나리오의 중요성이야 말할 나위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인데 스타크래프트의 시나리오 전개는 게임 역사상 탑클래스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구성을 보인다. 각종 배신과 모략이 판치는 속에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싸우는 외계 종족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여전히 권력 투쟁에나 연연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 뿐이다. 사족이지만 국내 게임에서 아직 제대로 된 ‘시나리오’를 지닌 작품이 나온 사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에 나온 패키지 게임에 시나리오가 없던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일본이나 미국 게임의 아류에 불과했고 그렇게 체계적으로 짜인 오리지널리티 있는 시나리오를 도입한 예는 없다. 이러한 부분은 오랜 역사를 통해 쌓인 노하우가 있어야만 가능한 부분이지만 우리나라의 게임사들은 짧은 역사 속에서 노하우가 쌓이기도 전에 패키지 시장이 침체돼버리는 바람에 온라인이 대세가 된 지금도 시나리오 부재의 단순 레벨 노가다만을 반복하는 게임들을 만들고 있다가 이제야 액션이나 스포츠게임 등 (고도의 시나리오성을 요하지는 않는)장르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니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봐야 한다.

  셋째로는 장인정신을 들 수 있다. 언젠가 스타크래프트의 초기 개발 스크린샷이란 것이 웹에서 돈 일이 있는데 당시의 그래픽을 보면 지금의 모습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조악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그랬던 것이 발매일을 수 차례 연기하면서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퀄리티 상승을 꾀했고 덕분에 발매한지 8년이 된 지금에 와서도 스타크래프트의 그래픽은 그다지 촌스러워 보이지 않고 약간의 발매연기를 통해 초 장기간에 걸친 생명력을 얻게 된 셈이다. 게다가 사실 스타크래프트가 게임으로서 완벽한 작품성을 지녔다고 보긴 힘들다고 하더라도 꾸준한 패치를 통해 가급적 이상에 가까운 밸런싱을 맞추고자 노력했고 이 노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충분한 결실을 맺고 있다. 부실한 퀄리티의 게임을 억지로 발매한 후 약간의 버그패치만 하고 나면 게임을 나 몰라라 내팽개치던 국내의 패키지게임 업체들과는 크나큰 차이를 보여준다.

  이렇듯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의 저변에는 이 작품 자체가 지닌 근본적인 뛰어난 작품성과 제작사의 투철한 장인정신이 있었고 그렇기에 오늘날까지도 명작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홍보의 힘이나 겉보기의 화려함 만으로는 얻어낼 수 없는 성과가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으니 이 사실이 오늘날의 개발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7월 312005
 
Culdcept 2nd Expansion
제작사 : 오미야 소프트        발매일 : 2002년 9월 26일        플랫폼 : Playstation 2

  컬드셉트란 1997년에 세가새턴으로 발매된 트레이딩 카드게임(이하 TCG)과 보드게임을 융합한 형태의 독특한 게임 시스템으로 일부 게임 매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게임이다. 이후 1999년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판이 발매된 바 있으며 2001년에 드림캐스트판 후속편인 컬드셉트 세컨드가 발매됐고 2002년에 플레이스테이션 2로 이식판인 컬드셉트 세컨드 익스팬션이 발매됐다.

  컬드셉트의 특징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무엇보다도 TCG와 보드게임의 융합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모은 카드에서 50장을 선택해 ‘북’을 구성해서 게임에 임하게 되며 게임이 시작되면 매 턴마다 자신의 북에서 카드를 뽑아 스펠을 사용하거나 땅에 크리처를 배치해 자신의 영지로 만들거나 크리처간의 전투에서 아이템을 사용해 크리처를 강화할 수 있다. 모든 카드의 사용에는 마력이 필요하며 맵을 일주하거나 특정 스펠을 사용하거나 자신의 영지에 상대방이 멈추고 자신의 영지를 상대방이 빼앗는 데에 실패하면 마력을 얻을 수 있다. 영지에는 마력을 투자해 레벨업을 할 수 있고 고레벨의 영지는 더욱 많은 마력을 빼앗을 수 있다. 반면 크리처간의 전투에 패배해서 영지를 빼앗기면 그만큼 큰 페널티를 입게 된다는 리스크도 항상 존재한다.

  이 룰들이 실로 미묘하다. 매 턴마다 사용할 수 있는 스펠과 크리처와 아이템 카드는 각각 한 장으로 제한돼있으며 플레이어는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크리처를 배치할 것인가, 혹은 크리처를 배치하지 않음으로써 마나를 절약하거나 손에 든 크리처를 다른 지역에 배치할 것을 노릴 것인가. 스펠을 상대에게 써야 할 것인가, 아니면 보다 더 스펠을 유효하게 활용할 것을 노릴 건가. 보드게임처럼 주사위가 나오는 눈만큼 이동하게 되지만 여기서도 맵에 각종 시설물이 있다든지 갈림길이 있다든지 해서 단순히 운만이 아닌 플레이어의 선택, 즉 실력에 따라 게임 진행이 호전될 수도 있는 여지를 만들어둔다. 굳이 게임이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는 시드 마이어가 한 말이 아니더라도 이렇듯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다음의 행동을 선택해야 하며 이를 통해 계속적인 긴장과 흥미를 얻게 된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는 카드를 컬렉팅하는 즐거움. 모든 카드에는 TCG처럼 희귀도에 따라 Rare, Special, Common의 등급이 정해져있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성적에 따라 새로운 카드를 받게 된다. 이 카드를 하나 하나 채워나가게 됨에 따라 플레이어는 카드 컬렉팅을 완성하는 성취감을 얻게 된다. 둘째로는 컬렉팅한 카드를 이용해 자신만의 북을 구성하는 과정이다. 북은 총 50장으로 한정돼있으며 이를 얼마나 잘 구성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갈린다. 지나치게 강한 카드만을 넣다가는 마력부족으로 초반에 말리게 되는 건 일반적인 TCG와 다를 바가 없다. 마찬가지로 약한 카드만으로는 상대와의 결정적인 한 판 승부를 벌일 수 없다. 적당한 조화를 통해 확률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이길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구성한 북을 운영해서 직접적으로 대전을 펼치게 되는 과정의 즐거움이다. 플레이어는 아무리 강한 카드들이 잘 조합된 북을 들고있어도 미숙한 운영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카드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됨으로써 상대와의 싸움을 보다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유도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이 게임이 지닌 최대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측면 모두 플레이어의 숙달과 직접적으로 연관돼있어서 플레이어는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즉 플레이어가 노력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구조가 명확하게 이루어져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결코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다. 우선 TCG라는 장르부터가 근본적으로 광범위한 플레이어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작품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으며 게임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 초심자가 상급자에게 이기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로 이루어져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누구에게나 그렇게 만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판매량 또한 폭발적인 편은 아니어서 각 기종별로 시리즈가 발매될 때마다 5만카피 전후의 판매량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에는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게임은 보드게임의 콘솔게임화 내지 온라인화에 있어서의 하나의 전범(典範)을 제시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다인수 대전에서 보다 다양한 전략 전술을 짜낼 것을 유도함으로써 플레이어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제시한다. 이 작품이 소위 우정파괴 게임이라고 불리는 배경에는 그러한 부분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 작품이 완벽하게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기존에도 Magic : the Gathering으로 대표되는 TCG는 얼마든지 있었으며 보드게임의 역사 또한 그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오래됐다. 그러나 그 두 가지 장르를 이렇듯 뛰어나게 융합해냈다는 사실은 하늘 아래 완벽하게 새로운 것이란 없다는 진리에 비추어볼 때 기존의 장르의 계승발전을 통한 하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감안해볼 때 우리는 이 작품의 독특한 게임성이 우리에게 제시해주는 여러 가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5월 192005
 

Copyright Innocent Grey/gungnir All Rights Reserved.

발매원 : Innocent Grey
발매일 : 2005년 4월 28일
장르 : 일본풍 사이코 미스테리 어드벤처
가격 : 세금포함 9240엔

줄거리 – 시대는 2차대전 종전 후 약 5년, 주인공 타카시로 슈고는 과거에 형사였으나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방식에 환멸을 느끼고 경찰을 그만둔 전력을 지녔으며 현재는 유곽에 얹혀 살고 있는 신세다. 그런 그에게 과거의 상사였던 아리시마 카즈마는 종종 경찰이 관여하기 곤란한 사건의 의뢰를 하고 슈고는 이를 해결하는 일종의 탐정에 가까운 일을 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형편이다. 그런 어느날 슈고는 실종된 인물의 수색을 맡게 된다. 실종된 인물은 코즈키 유라라는 여성이었다. 유라의 쌍둥이 여동생 카즈나가 언니를 목격한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서 아버지인 케이이치로에게 언니를 찾아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그래서 케이이치로는 사건을 의뢰하게 된 것이었지만 정작 케이이치로는 슈고에게 유라는 이미 죽었으니 수사는 형식적으로만 진행해서 카즈나로 하여금 포기하게 만들 것을 요구한다. 때를 같이 해서 우에노공원 일대에서는 연속적인 시체 토막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실종된 인물을 수색하되 찾아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의뢰와 연쇄 살인사건, 이 두 가지 기묘한 사건의 진상이란 과연..

  18금게임이라는 장르는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묘사를 비교적 자유로이 보여줄 수 있다. 덕분에 18금게임은 보통 성적인 묘사를 중심으로 하는 방향으로 흐르지만 그에 못지 않게 18금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을 지닌 장르가 바로 미스테리물이다. 18금 미스테리물은 다른 매체의 일반적인 미스테리 장르나 다른 전연령 대상 게임에 비해 몇 가지 장점을 지닌다. 우선 독특한 장르(SF, 환타지, 오컬트 등)를 택하는 데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미스테리물의 분위기에 직결되는 조금 잔혹한 내용의 묘사도 가능하며 게임 특유의 몰입감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추구해나가는 감각을 공유하기가 용이하다는 점 등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카르타그라라는 작품은 그러한 18금 미스테리물이라는 장르만이 취할 수 있는 장점들을 제법 잘 살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그다지 권장하기는 힘든 적당하게 하드고어한 연출, 1950년을 전후한 일본이라는 시대물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설정 등은 물론이고 원화나 음악 등의 기본적인 요소도 충실하다. 무엇보다도 각본이 탄탄하다. 완급을 조절해주면서 긴 내용에 플레이어가 질리지 않게 해주는 전개가 훌륭하다. 클라이맥스의 긴장감과 반전도 그럭저럭 합격점. 이런 류의 게임에서 배드엔딩의 경우에는 보통 그냥 피칠갑하고 죽는 식의 전개가 많은데 거기서 좀 벗어나서 제법 섬뜩하게 연출해내는 데 성공했다는 점도 칭찬할만 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우선 메인 시나리오에 묻혀 별 의미없이 등장했다 흘러가버리는 캐릭터들이 조금 있다는 점. 최근의 대세에 맞추는 것도 좋지만 조금 시대상에 어울리지 않는 대사들이 종종 보인다는 점. 18금게임으로서 씬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겠지만 조금 의미없이 18금씬으로 유도되는 장면이 있다는 점 등등. 그래도 옥에 티 수준으로 봐줄만한 정도라 그렇게 개의치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결론적으로는 이 계통 게임에서 간만에 즐겁게 플레이한 미스테리물. 그렇게 글을 길게 쓸만한 게임은 아닌 관계로 간단히 쓰고 여기서 줄인다. 플레이시간도 아주 긴 편은 아니니(10여시간) 일어가 가능하신 분에게는 추천할만한 작품.

덧. 제목은 적당히 번역한 것. 더 좋은 번역 있으면 언제든지 태클 환영.

덧 2.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캐릭터라면 주인공의 여동생 타카시로 나나. 좀 작위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이런 류의 게임에선 보기 드문 멋진 여성캐릭터. 아오키 토지보다는 이쪽이 취향이었음. 일반적인 미스테리물이라면 명탐정이 돼야 할 주인공을 왓슨역으로 밀어내고 자신이 홈즈가 돼버린다.

11월 162004
 
./files/attach/images/74660/574/081/7c6c5306ae8df049d58a123ae82ac7f6.jpg
제작사 : Alice Soft
발매일 : 2004/8/27
가격 : 8925엔

  일본의 유서 깊은 18금게임 제작업체 Alice Soft의 간판 시리즈인 란스시리즈가 번외편격인 귀축왕 란스와 소품격인 란스 5D를 거쳐 오래간만에 시리즈의 정통 후속편에 걸맞는 대작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우선 란스 하면 영토 쟁탈형 턴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귀축왕 란스를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사람이 상당수일 것이다. 5D는 논외로 쳐야겠지만 시리즈의 번외편이면서도 방대한 스케일과 수많은 이벤트, 그리고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던 귀축왕 란스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귀축왕 란스는 어디까지나 시리즈의 번외편이고 말하자면 패럴렐 월드의 이야기 같은 성격을 지니는 작품이다. 반면 본 작품은 3D던전형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으며 시리즈의 정통을 잇는  RPG임을 유념하고 플레이해야 한다. 따라서 귀축왕 란스와 같은 영토 쟁탈형 시뮬레이션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이미 기존의 Alice의 작품에 대악사나 대번장과 같은 훌륭한 귀축왕 란스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 존재하기에 이를 대체품으로 삼을 수도 있고 그와는 별도로 본작 또한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본작은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템포를 매우 편안하게 배려한다. 시나리오는 크게 레지스탕스의 아지트와 3D던전 파트로 나뉘어져 전개되며 아지트에서는 캐릭터들에 각종 이벤트를 볼 수 있고 임무를 부여받는다. 3D던전파트에서는 부여받은 임무에 따라 목적지에 가서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그와는 관계없이 이벤트 전개를 위한 맵 탐사를 벌일 수 있다. 하나의 임무 수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30분~1시간,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보통 1시간을 넘지 않는다. 던전에서는 원하면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으며 3D던전 하면 길을 못찾아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하실 분들을 위한 오토매핑 시스템이 있기에 마음 편하게 던전 탐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맵별로 오토매핑시스템을 이용해 맵을 얼마나 완성했는지에 따라 보상을 줌으로써 Alice게임 특유의 보람 있는 노가다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전투에서의 긴장감은 항상 늦춰지지 않는다. Alice 게임의 시스템에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잘 아는 사실이지만 각 캐릭터별로 지극히 신경을 써가며 육성을 해야만 균형 잡힌 성장이 이루어지게 되지만 그렇게 성장시킨 캐릭터는 전투에서 들인 노력과 캐릭터의 개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노력에 따른 보상구조를 안겨준다.  여기에 대악사에서부터 나온 행동력의 개념을 도입함에 따라 몇몇 강한 캐릭터에 집중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폐단도 해소하고 그리하여 플레이어는 자기만의 전투 파티 조합의 노하우를 익히게 되고 전투의 난이도가 결코 낮다고는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가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돌파해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점이 훌륭하다.

  엔딩까지 가는 길도 그다지 서두를 필요는 없다. 18금게임의 특성상 시간이 얼마 없는 성인들이 플레이하게 되기 마련이고 이런 사정상 전술한 템포의 조절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정말로 고마운 노릇이다.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플레이하면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덧 엔딩에 근접해있다. 실제로 필자는 워낙에 바쁜 스케줄로 인해 이 게임을 입수한 뒤 엔딩까지 가는데 무려 3개월이라는 기간을 들였다. 그동안 다른 게임을 전혀 안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생각날 때 간간히 플레이하면서도 템포를 잃지 않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근래의 콘솔용 RPG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드문 미덕이라 할 수 있다.

  무서운 사실은 엔딩을 보고 나서부터가 이 게임의 진정한 시작이라는 점이다. Alice게임 특유의 이벤트 노가다의 특성상 중간에 못보고 지나치게 되는 이벤트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기존의 Alice 게임들은 엔딩을 수 차례 반복해서 보는 플레이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채용해왔지만 이는 플레이어에게 자칫하면 짜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이런 길게 이어지는 일관된 시나리오를 지닌 게임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부분에 대한 배려인지 엔딩 이후에는 본편에서 보지 못하고 넘어간 이벤트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거기에 본편에 등장하지 않았던 보너스 요소를 – 특수한 대전, 추가 미션 등 – 을 한가득 집어넣음으로써 엔딩을 보고 나서도 플레이어는 이 즐거운 시스템을 한참동안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 구성 자체는 이렇다 말할 것이 없는 평이한 구조다. 주인공 란스는 마법국가 제스에서 마법을 쓰지 못하는 차별받는 2급시민들을 대변하는 레지스탕스 조직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란스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를 통한 저돌적인 밀어붙이기에 힘입어 한때 국가 붕괴의 위기까지 가지만 결국 국민들의 단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결과가 좋으면 모두 좋다는 식의 뻔히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이다. 여기에 란스시리즈 전통의 캐릭터들 – 리자스, 헤르만, 제스 각 국가의 주요인물들, 마족, 자유도시의 동료들 – 의 수많은 자잘한 시나리오들이 펼쳐진다. 란스도 오랜 기간에 걸쳐 이어져온 시리즈이다 보니 주인공 란스와 시일을 비롯한 여러 익숙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일종의 캐릭터물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점이다. 그렇기에 시나리오 전개에 약간 억지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란스나 정벌의 미트 같은 어딘가 일그러진 캐릭터들을 살린다는 점에 있어서는 오히려 어울리는 전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RPG란 장르는 기근에 가깝다. 제작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잘 만들기는 힘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구조를 감수할 수 있는 자본적으로 탄탄한 제작사가 아니면 만들기 힘든 장르가 돼가고 있기 때문에 영세한 제작사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잘 손대지 않게 돼버린 것이다. 또한 기존의 메이저 제작사들의 RPG 또한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기분 좋게 플레이할 수 있는 일본식 RPG가 오히려 18금업계에서 나와줬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미성년자나 이런 장르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 선뜻 권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남성향 18금이라는 장르를 이해하고 일본식 RPG를 즐기는 플레이어라면 필히 한 번쯤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