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2020
 

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 Yakuza: Like a Dragon

개인적으로 이전 시리즈에서 제일 좋아했던 건 4편이었다. 주인공을 키류에서 확대해서 4인 주인공이라는 전작에 없던 시도를 하고 이들의 드라마를 결말로 엮어낸 과정이 제법 괜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6편이 다시 전작들보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이 시리즈도 매너리즘에 빠진 것인가 하는 아쉬움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임을 턴제배틀로 바꾼다는 것도 무모한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우려는 플레이를 시작하고 대략 1시간만에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턴제배틀은 생각보다 높은 몰입도를 안겨줬고 이 시스템조차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장치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엔 감탄사가 나오기도 했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장르가 바뀌는 건 게임계에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다. 고전 중에선 마성전설 시리즈 1~3편이 각각 세로스크롤 슈팅 – 사이드뷰ARPG – 어드벤처로 나온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악마성 드라큘라 월하의 야상곡이 전작과는 달리 ARPG가 됐다든지 앨리스소프트의 란스 시리즈는 아예 귀축왕 이후로는 같은 장르로 나온 작품이 전혀 없다든지 등등의 케이스도 있다.

결국 제일 중요한 문제는 바뀐 시스템이 재미있는가 그렇지 못한가라고 본다. 그리고 용과 같이 7은 이 점에서 당당하게 명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턴제배틀의 정체된 느낌을 해소하기 위해 저스트 가드, 라이브 커맨드 등의 요소를 도입했고 이는 FF시리즈의 ATB와는 다른 느낌의 긴박감을 턴제 전투에서 구현해냈다.

라이브 커맨드는 기존 JRPG에서 보지 못했던 생소한 개념인데 요약하자면 플레이어가 커맨드를 선택하지 않고 있으면 필드상의 캐릭터들이 멋대로 이동을 해버린다. 즉 적이 뭉쳐있는 진형에 빠르게 광역기를 날려야 하는데 망설이고 있다면 광역기의 효용이 떨어져버린다. 그래도 FF처럼 내가 가만있는다고 적이 계속 공격해오는 방식은 아니기에 선택 자체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7편의 스토리는 1편의 오마주이면서도 안티테제다. 새로운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은 1편의 키류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저지르지 않은 살인죄로 감옥에 가게 되고 18년형을 살게 된다. 출소 후 동료의 배반을 겪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에도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키류가 이를 천생신력의 무용으로 홀로 돌파해나간다면 이치반은 동료들을 모아 집단의 힘으로 어려움을 돌파한다.

카스가 이치반은 전형적인 밑바닥에서 기어오르는 주인공이다. 이는 이름의 뜻을 살펴봐도 알 수 있는데 ‘카스'(찌끄러기)가 ‘이치반'(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이치반은 유흥가의 밑바닥 소프랜드에서 태어나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란다. 어린 시절 막 나가다가 만난 야쿠자 아라카와구미의 보스 아라카와 마스미를 만나 그를 오야로 모시고 야쿠자가 된 뒤 조직 간부의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형무소에서 18년간 복역하게 된다. 그리고 출소 후에는 약속한 것처럼 배신을 당하고 총을 맞은 다음 요코하마의 노숙자들 틈에 끼어 생활하면서 진실을 찾아나가게 된다.

악역 겸 라이벌의 관계도 유사점이 보이는데 1편에서 키류의 대척점에 선 인물이 니시키야마 아키라였다면 7편의 이치반의 대척점은 아오키 료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키류와 이치반 사이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악역의 완성도 측면에서 아오키 료는 니시키야마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설득력을 갖춘 캐릭터라고 본다. 특히 결말부분의 이치반의 설득과 아오키 료의 개심, 그리고 반전을 통해 캐릭터의 완성과 업보 청산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장면은 빛과 그림자의 행방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이 작품 스토리 연출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작품 전반에는 드래곤퀘스트에 대한 오마주가 깔려있다. 유년기에 드래곤 퀘스트를 처음 접했던 게이머들이 이제 40대 전후가 됐음을 생각해보면 이 작품은 그런 어른들을 위한 드래곤퀘스트라고 할 수도 있다. 용사가 동료들의 도움을 얻어 난관을 돌파하고 마왕을 물리친다는 뻔한 시나리오를 야쿠자물과 엮음으로써 기묘한 몰입감을 부여한다.

하지만 게임의 결말에서 이 작품은 시리즈 전통의 양대 야쿠자 조직의 해체와 함께 야쿠자의 시대는 끝났음을 알린다. 드퀘 세계관적으로 보자면 폭력조직의 결말로는 당연한 귀결이지만 이는 동시에 기존 시리즈에 대한 초대형 반역이기도 하다. 카스가 이치반은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고 게임의 완성도 또한 큰 만족감을 안겨줬지만 이 상태로 후속편이 나온다면 어떻게 전개를 하려고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글이 길어졌지만 턴제 전투 변경에 대한 거부감만 극복한다면 용과 같이 7은 분명 시리즈 최고의 명작으로 꼽을만한 작품이다.

11월 032012
 
제 아이패드에 깔아서 플레이해본 게임만 간략히 논해봅니다. 추천도는 사적인 기준이고 A~F로 나눴습니다.
2012/12/25 – 스퀘어에닉스 리듬게임 3종 추가

1. Jubeat Plus
제작사 : KONAMI
게임 플레이 : 4×4 16칸의 패널에 곡의 박자에 출현하는 마커를 터치. 게임의 다양성은 이 마커의 출현 패턴으로 확보. 룰이 알기 쉽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고 코나미 비매니시리즈 장년의 노하우 덕인지 노트의 다양성과 퀄리티도 독보적. 덕분에 리듬게임에선 드물게 장시간 플레이해도 잘 질리지 않고 상당한 중독성을 유발한다. UI도 대단히 깔끔하게 잘 디자인돼있음.
음악 : 플레이 가능한 악곡의 양은 아마도 오락실판을 아득히 넘어섰을듯. 다양한 곡이 꾸준하게 공급된다. 양적으로나 퀄리티로나 여타 리듬게임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
단점 : 음악 구입이 비싸다.(4곡 450엔, 하지만 오락실에 퍼붓는 돈에 비교하면 싸게 느껴질 수도?) 일부 저작권 문제로 커버보컬을 사용한 곡은 보컬의 이미지가 원작과 너무 동떨어져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음.(예를 들면 마마마 오프닝이었던 Claris의 코넥트)
추천도 : A+

2. Reflec Beat Plus
제작사 : KONAMI
게임 플레이 : 자기에게 날아오는 마커를 리듬에 맞춰 터치해서 상대편에게 ‘반사’시켜서 되받아치는 대전형 리듬게임. 터치영역은 화면 하단에 보이는 자신의 터치라인과 터치라인 윗쪽의 포인트 3개. 입력방식은 순간 터치와 슬라이드와 지속 터치 3종
음악 : 유비트에서 사용된 곡도 있고 자체적으로 공급되는 곡도 있지만 유비트에 비하면 양은 적은 편. 어쨌든 코나미 게임이기 때문에 퀄리티는 보장
단점 : 3개의 추가 포인트 때문에 유비트에 비해 적응하기 조금 복잡하다. 리듬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유비트만큼 나온다고 보긴 힘들다.
추천도 : B+

3. Groove Coaster
제작사 : TAITO
게임 플레이 : 롤러코스터를 모티브로 한 선으로 이어지는 레일 위에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노트를 터치. 터치방식은 순간터치, 방향입력, 지속터치, 스크래치, 연타 5종. 비주얼은 여기 적는 게임들 중에선 독보적. 한 손으로 플레이하기 편하고 화면 어디를 입력해도 반응하기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 플레이하긴 오히려 유비트보다 편함
음악 : 일단 ZUNTATA의 명성에 걸맞는 빼어난 퀄리티. 일렉트로니카 트랜스 위주. 곡의 수는 코나미의 게임들에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지만 가격대비로 보면 제법 즐길 수 있을 만큼은 들어있음.
추천도 : A

4. Cytus
제작사 : Rayark Games
게임플레이 : 상하로 왕복하는 터치라인에 맞춰 출현하는 마커를 터치. 터치방식은 순간터치, 지속터치, 슬라이드 3종. 세계관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비주얼이 인상적.
음악 : 자체곡의 퀄리티는 괜찮은 편. 100만다운로드가 이루어지면 곡을 무료로 푼다고 공언하고있지만 언제 이루어질진 미지수.
단점 : UI가 불편함. 초기 접근성이 안 좋고 터치라인이 상하로 왕복하는 과정에서 다음에 터치해야 할 마커가 헷갈리는 일이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고난이도의 곡에서는 곡에 익숙치 않은 경우 마커를 박자에 맞춰 터치한다는 느낌이 잘 안 날 때가 있음.
추천도 : C

5. Groove Catch
제작사 : WG Publishing
게임플레이 : 크게 2가지 게임모드 존재. 비트매니아식의 박자 맞춰 노트 터치하는 키보드/터치모드, 화면 위에서 떨어지는 노트를 화면 하단의 캐릭터를 이동시켜서 받아내는 캐치모드/자이로모드가 존재.
음악 : JPOP, 보컬로이드 위주. 곡의 수는 유료앱 치고는 많지는 않고 대체로 앱내결제로 추가해야 함.
단점 : 키보드/터치모드의 경우는 노트가 스크롤되면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고정돼있고 터치라인이 아래로 내려오는 타이밍에 맞춰 노트를 터치해야 하기 때문에 터치라인이 화면 아래에서 사라지고 바로 위에서 나타나는 순간 노트를 터치하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대단히 힘들다. 캐치모드는 리듬게임을 한다기보다는 액션게임을 한다는 느낌인지라 굳이 모드를 복잡하게 여러 개로 나눴어야 하는지 의문.
추천도 : E

6. 태고의 달인
제작사 : 반다이 남코
게임플레이 : 유비트와 마찬가지로 오락실의 히트작 이식. 북을 박자에 맞춰 두드린다는 개념을 화면 터치로 해결. 입력방식은 북 내부 터치, 북 외곽 터치, 북 내부 2중터치, 북 외곽 2중터치, 연타 5종. 천하장사 소세지 등을 이용하면 오락실에서 북채로 두드리는 감각을 어느 정도 재현 가능(…)
음악 : 오락실의 히트작답게 클래식, JPOP, 애니메이션, 남코 게임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다수 있음.
단점 : 음악이 유비트보다도 비싸다. (5곡 600엔)
추천도 : B

7. Jukebeat
제작사 : KONAMI
게임플레이 : 유비트의 북미판. 동일한 게임이기 때문에 딱히 첨언할 필요는 없음. 일본판 유비트에 비하면 순간적인 폭타로 난이도를 높이는 패턴이 많아서 미묘하게 같은 레벨의 곡이라도 난이도가 높은 기분이 든다.
음악 : 글로리아 에스테판, 신디로퍼, 컬처클럽, 듀란듀란 등 올드팝 매니아라면 침을 흘릴 뮤지션들의 히트곡들이 제법 있다. 레이디가가 등 비교적 근래 뮤지션의 히트곡들도 들어있다. 어쨌든 음악의 평균 퀄리티는 일판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일본판과는 별도로 질러볼만하다. 게다가 뮤직팩 가격도 일판보다 싸다! (일본판 : 4곡 450엔, 북미판 : 4곡 3.99달러)
단점 : 눈에 띄는 단점은 없음
추천도 :  A+

8. MikuFlick
제작사 : SEGA
게임플레이 : 미묘하게 세가스러운 골때리는 실험작. 리듬게임을 가사 타이핑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 일반 키보드도 아니고 일본의 핸드폰용 50음 자판(….) あ행을 먼저 선택한 다음 상하좌우로 슬라이드해서 いうえお를 선택하는 방식. 이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재미는 있긴 한데 한 박자에 입력을 2번 해야 하고 50음의 위치를 모두 익혀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 배증. 거기에다 곡별 최고난이도는 가사를 몽땅 외우지 않으면 사실상 클리어가 무리기 때문에 난이도 폭증. 어쨌든 미쿠가 다양한 의상을 입고 춤추는 동영상을 감상하는 재미는 괜찮다(….)
음악 : 하츠네 미쿠의 인기곡들 위주로 들어가있음.
단점 : 영상을 3D 렌더링이 아니라 몽땅 동영상으로 우겨넣었기 때문에 게임의 용량이 매우 큰 편이고 곡도 비싼 가격에 비해 매우 적은 편. 어쨌든 보컬로이드 빠가 아니면 지를 의미는 없는 물건. (제가 이 게임의 리뷰를 쓰고있는 시점에서 OTL)
추천도 : E (보컬로이드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 or B(미쿠를 좋아하는 경우)

9. Demon’s Score
제작사 : Square Enix
게임 플레이 : 최근 리듬액션에 활발하게 손을 대고 있는 스퀘어에닉스의 문제작(?) 주인공 소녀가 아버지를 찾아왔다가 악마의 힘을 빙의시켜서 싸운다는 내용. 그러나 이 악마라는 것들 연출이 참 골때리는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무튼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고퀄리티 3D 연출, 초호화 성우진, 일본의 유명 게임음악 작곡가 다수 참가 등 여러 모로 돈값은 하는 물건(1500엔). 입력방식이 순간 터치, 방향 스와이프, 마커 이동 따라가기, 연타, 연속 스와이프, 선 따라그리기 등 다양하기 때문에 초기 플레이에서는 헷갈릴 수도 있음.
음악 : 유명 작곡가가 다수 참여한 만큼 곡들의 분위기도 다양. 다만 곡 자체가 많지는 않음.
단점 : 곡의 수가 많지 않기에 가격에 비해 오래 붙잡긴 애매함. 초기 플레이에서는 반복플레이를 통해 상급 난이도를 해금해야 하기 때문에 리듬게임 매니아에게는 조금 귀찮은 구성일 수 있다. 최상급 난이도도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도 문제.
추천도 : C+
10. Symphonica – 그랜드 마에스트로
제작사 : Square Enix
게임 플레이 : 주인공이 악단의 지휘자가 돼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 스토리파트, 연주파트가 따로 있고 스토리를 진행해나가면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늘어난다. 다만 스토리를 계속 진행하려면 유료로 결제해야 함. 화면의 아무 위치나 터치해도 입력판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데몬즈스코어보다는 플레이가 편하다.
단점 : 음악을 연주하려면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리듬게임만 플레이하고자하는 사람에게는 귀찮을 수 있음.
추천도 : B
11. Theatrhythm Final Fantasy
제작사 : Square Enix
게임 플레이 : Final Fantasy시리즈의 음악으로 리듬게임을 플레이한다!!! 게임은 FMS(필드 음악)과 BMS(전투 음악) 두 종류가 있다. 게임 시작 전에 역대 FF시리즈 등장 캐릭터로 4인 파티를 짤 수 있고 리듬게임을 플레이하면 이 파티 멤버들의 필드를 이동하고 전투하는 연출을 보여주는데 이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듬게임을 클리어해나감에 따라 캐릭터들도 레벨업하고 게임 전개가 조금씩 수월해진다. 기존의 리듬게임에 FF타이틀에 걸맞는 RPG 요소를 잘 결합한 수작. 음악 단독 플레이에도 좋고 퀘스트모드를 통해 플레이하기도 좋다. 어쨌든 FF시리즈 팬이라면 무조건 해볼만한 수작. 원작인 3DS판에 비해 화면도 크고 깔끔해졌다.
단점 : 3DS판 수준으로 곡과 캐릭터를 모두 지르려면 들여야 하는 돈이 대략 7~8만원. 앱내결제 시스템이 더럽다. 이것만 아니면 무조건 A+급으로 추천할 물건.
추천도 : A
1월 252011
 
시대가 흐르고 흘러 어느덧 게임 시장의 주류가 MMOG에서 SNG(Social Network Game)으로 넘어갔다. Zynga의 성공 이래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온 소셜게임들로 인해 이제 더이상 한국의 게이머에게도 SNG은 그리 낯설지 않은 장르가 됐다.

그러나 어린시절부터 각종 플랫폼을 통해 다종다양한 게임을 즐겨온 골수 게이머라면 이 흐름이 분명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철저하게 게임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기에 게임으로서의 필요 최소한의 요소만을 담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 구성의 게임들은 이미 수많은 게임들의 복잡한 패턴들에 단련된 게이머들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 팜빌의 작물을 심고 거두는 행위나 카페월드의 음식을 조리하고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행위, 혹은 트레저아일의 끝없이 반복되는 삽질의 어디에서 재미의 편린이라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SNG의 중점 요소는 게임보다는 Social Networking에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를 위해 플레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지겹기 짝이 없는 게임들을 단지 그런 이유로 플레이하고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울화가 치미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징가의 최신작 시티빌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기존의 징가 게임들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시키긴 했지만 역시나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해보면 그 단순함에 질리게 된다.

서설이 길었지만 그런 게이머를 위해 추천하는 게임이 바로 이 백야드 몬스터(이하 BM)이다. Appdata의 자료에 의하면 BM은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사용자) 약 330만정도를 기록하고있는 Facebook 100위권 이내의 게임인데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DAU(Daily Active User, 일일 사용자)/MAU 약 25%를 기록중인 작품이다. 참고로 일반적인 징가의 게임들이 약 15~20% 사이의 수치를 기록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음을 나타낸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처럼 진행된다. 게임의 문제라면 초반이 약간 불친절하고 파악해야 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인 소셜게임들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한 편이지만 경험 많은 게이머라면 금방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마치 RTS의 테크트리를 올리듯 자원건물을 짓고 자원을 채취해서 방어타워와 테크건물을 건설한다. 타운홀을 업그레이드하면 더 많은 타워와 고급건물을 건설할 수 있고 새로운 몬스터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심시티를 하는 것만으로는 이 게임은 징가의 시티빌만도 못한 게임이 돼버린다. 이 게임의 훌륭한 점은 바로 그러한 심시티와 타워디펜스, 그리고 워게임을 융합했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인 타워디펜스처럼 몬스터의 출현패턴과 그에 대한 대응방식만 익히면 무조건 막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이 게임에서 공격과 방어의 주체는 PvP에 있다. 즉 플레이어는 자신이 키운 몬스터를 끌고 다른 플레이어의 영역을 약탈할 수 있고 침략받는 플레이어는 평소에 자신이 짜둔 심시티를 통해 이를 방어해야 한다.

공격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몬스터들의 특성과 AI패턴을 파악하고 적의 어느 위치에 어느 몬스터를 어느 타이밍에 투입할지를 정해야 한다. 즉 타워를 우선적으로 노리는 탱커형 몬스터와 맷집은 약하지만 공격력은 강한 딜러형 몬스터를 잘 배합해서 적의 방어를 무력화시키고 더 많은 자원을 약탈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원채취로는 반 나절 이상 걸리는 분량의 자원을  한 번의 전투로 노략질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반대로 방어자는 자신의 디펜스 어디에 약점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공격자라면 자신의 기지의 어디부터 노릴 것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적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을 때의 쾌감, 그리고 방어에 실패했을 때의 승부욕 자극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더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지향하게 된다.

사실 이 게임이 기존의 전략게임들에 비해 그렇게까지 깊이를 지닌 전략을 추구하는 편은 아니다. 몬스터의 종류가 많은 편도 아니고 AI패턴도 단순하기에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정석화된 코스가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전투를 벌이게 되는 대상이 AI가 아닌 플레이어라는 점이고 일반적인 디펜스게임처럼 정형화된 패턴으로 적이 출현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서로의 약점을 찌르고 들어온다는 점으로 인해 긴장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이 ‘이번에는 저글링 100마리와 히드라 20마리 끌고가니 거기에 맞춰 막아보세요’ 하고 친절하게 정해놓고 들어오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비록 한계도 있지만 기존의 페이스북 게임들에 식상했고 페이스북 플랫폼 내에서 좀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그리고 디펜스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이 게임은 분명 해볼 만한 작품이다. 다만 Social Game으로서의 기본 구성요소 – 타 플레이어에 대한 전염성, 플레이어간의 헬프 등등 –  이 오히려 다른 소셜게임에 비해 약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플레이어가 짜증나게 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이런 점을 조금만 강화하면 이 게임의 완성도는 더욱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 1. 참고자료 : http://www.appdata.com/apps/facebook/342684208824-backyard-monsters
덧 2. 게임 링크 : http://apps.facebook.com/backyardmonsters
1월 082009
 
테트리스는 1986년 러시아의 컴퓨터 기술자였던 알렉세이 파지트노프가 개발한 블록낙하형 퍼즐게임의 원조격 작품이다. 비디오게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상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4라는 숫자를 모티브로 한 심플한 규칙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블록 4개를 상하좌우로 이어붙여 만들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서 회전에 의해 일어나는 중복을 제외한 7가지 형태의 블록이 떨어지게 된다. 플레이어는 이 블록을 회전하고 이동해서 원하는 지점에 떨어뜨리고 블록으로 가득 찬 줄은 소거된다는 규칙이다.



바로 이 부분에 테트리스의 심오함이 있다. 그렇기에 동시에 지울 수 있는 라인의 최대치는 블록 4개를 이어붙여서 만들 수 있는 블록 중 가장 긴 블록의 길이, 즉 4줄이 된다. 또한 블록 하나 하나의 모양이 잘 맞물려들어가면서 플레이어는 저 블록을 어떻게 해야 빈틈 없이 쌓을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게 된다. 거기에다 가장 긴 일직선의 블록을 기다려 한 번에 4줄 소거라는 쾌감을 노릴 것인지 한 줄 한 줄 착실하게 지워갈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선택을 부여받게 된다.

만약에 테트리스가 테트리스, 즉 4가 아닌 3이나 5를 모티브로 했다면 어땠을까. 3의 경우 나올 수 있는 블록의 수는 고작 2종류에 불과해진다. 5라면 어떨까. 나올 수 있는 블록의 수가 미친듯이 많아지면서(귀찮아서 계산은 생략한다.) 다른 모양의 블록의 요철을 맞추기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어느 쪽이든 게임으로서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4라는 숫자는 뿌요뿌요 등 후일에 나온 블록낙하형 퍼즐게임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후 뿌요뿌요 등의 작품에서 상대를 방해해서 블록을 쌓기 힘들게 만드는 대전게임의 요소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게 됐고 이는 다시 역으로 원조인 테트리스에 영향을 끼쳐 각종 아이템과 방해 블록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대전형태의 테트리스 게임들이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에서도 서비스되고있다. 이렇듯 하나의 유서 깊은 명작 게임이 수많은 다른 게임들에 영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2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런 영향을 받은 작품들의 요소를 역으로 계승발전해오면서 살아 숨쉬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실로 흥미로운 일이다.
5월 2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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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원 : 코나미
발매일 : 1988년 1월 14일
기종 : 패미컴
가격 : 5500엔

참고링크 : http://www2u.biglobe.ne.jp/~yamasai/ko-konawai/kona-top.htm (스샷들은 이쪽에 많이 있음)

줄거리 : 와루다(ワルダ?)가 침략해왔다. 와루다는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는 대마왕이며 그 방해가 될 코나미의 히어로들을 잡아 가뒀다. 와루다의 야망을 분쇄하기 위해 코나미맨은 시나몬박사의 도움을 얻어 안드로이드 코나미레이디와 함께 히어로들을 구하고 와루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러 다른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한데 모여 협력해서 싸우는 일을 상상해본 일이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도 그런 요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여러 차례 이루어졌는데 주로 DC나 마벨 등의 아메리칸코믹의 히어로물들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카툰네트워크에서 방영중인 저스티스 리그 같은 작품을 본 일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계에서도 세가가가, 수퍼로봇대전시리즈, 마벨 대 캡콤, 남코x캡콤 같은 작품들에서 그런 시도를 하고있다.

그러나 보통은 단독으로도 강한 개성을 지닌 주인공급 캐릭터들을 동시에 출연시키다 보면 캐릭터 자체에 휘둘려 작품 자체로서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올스타물 중 고전에 끼면서도 그런 캐릭터물의 한계를 깨고 게임 자체로서도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바로 이 코나미 와이와이월드라는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최초에 코나미맨과 코나미레이디만을 조종할 수 있지만 사로잡힌 코나미 게임의 히어로들을 구출해냄에 따라 각각의 히어로들이 지닌 독자적인 능력들을 조합해서 처음에는 돌파할 수 없었던 스테이지들을 차례차례 돌파해나갈 수 있게 된다. 등장하는 히어로들은 다음과 같다.

코나미맨 : 주인공, 통상공격은 펀치, 원거리공격은 빔 건. 공격력은 평범하지만 망토를 얻으면 비행 가능
코나미레이디 : 시나몬박사가 만든 안드로이드. 통상공격은 킥, 원거리공격은 적을 관통하는 히트건, 망토를 얻으면 비행 가능
고에몽 : 고에몽 시리즈의 주인공. 통상공격은 담뱃대 자신보다 상단의 적은 공격이 용이하지만 하단에 취약, 원거리공격은 금전. 보물상자를 열 수 있다.
시몬 벨몬트 3세 : 악마성 드라큘라의 주인공. 통상공격은 사정거리가 긴 채찍, 원거리공격은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기능이 있는 십자가.
마이키 : 구니스의 주인공. 통상공격은 킥, 원거리공격은 새총. 전투력은 평범하지만 키가 작아서 높이가 낮은 통로를 통과할 수 있다.
킹콩 : 킹콩2 분노의 메가톤펀치 주인공. 통상공격은 킥, 원거리공격은 바나나. 통상 캐릭터의 2배의 공격력을 가졌고 점프력도 좋다. 보스전의 핵심이 되는 강력한 전투력을 지닌 캐릭터.
게츠 후마(月 風魔) : 게츠 후마전(月風魔?) 주인공. 통상공격은 검, 특정한 벽을 부술 수 있다. 원거리공격은 수리검, 동시에 3발 발사가 가능하다.
모아이 : 그라디우스 시리즈 등장. 통상공격은 박치기, 특정한 벽을 부술 수 있다. 원거리공격은 연사력은 떨어지지만 범위가 넓은 이온 링.

빅바이퍼 : 슈팅파트에 등장. 그라디우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전투기. 무기는 레이저와 호밍미사일.
트윈비 : 슈팅파트에 등장. 무기는 리플레이저와 로켓펀치.

플레이어는 처음에 6개의 스테이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지역에 갇혀있는 히어로를 구해내야 한다. 위의 캐릭터 특징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스테이지에 따라서는 특정 캐릭터나 아이템을 얻지 않으면 진행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시몬의 긴 사정거리를 이용해야 무찌를 수있는 적, 후마의 벽 파괴능력이 있어야 통과할 수 있는 지역, 마이키의 작은 키가 아니면 통과할 수 없는 지역, 코나미맨이 망토를 얻어 날아가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 등등. 이 작품은 이러한 캐릭터들의 특성을 다양하게 조합해야 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있고 이런 아기자기한 조합이 게임의 큰 재미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는 악마성 드라큘라풍의 사이드뷰 액션게임이지만 모든 히어로를 구출하고 나면 와루다를 물리치기 위한 최종스테이지로 가기 위해 세로 스크롤 방식의 슈팅게임으로 전개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서 플레이어는 코나미의 슈팅게임 팬이라면 누구라도 잘 알고 있을 빅바이퍼와 트윈비를 조종하게 되는데 이 슈팅파트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개인적으로 세가가가에서의 R360 장면은 이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건 아닐까 생각하지만 확실한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액션파트나 슈팅파트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를 전제로 하고있지만 2인용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둘이서 동시에 같은 캐릭터를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고 슈팅파트에서는 한 사람은 빅바이퍼, 한 사람은 트윈비를 담당해야 한다는 방식이지만 2인플레이를 하게 되면 두 사람의 콤비네이션에 따라서 싱글플레이보다 훨씬 편하게 전개를 할 수도 있다. 이런 2인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게임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90년대 중후반 이후로 저작권과 판권 분쟁이라든지 우려먹기 관련으로 이미지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80년대의 코나미는 실험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키면서 당대 최고의 메이커로 군림했던 유서 깊은 제작사이다. 지금의 코나미가 건재할 수 있는 배경에는 당시의 코나미가 쌓은 참신하고 독자적인 게임들에서 볼 수 있던 다양한 캐릭터와 세계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코나미 와이와이월드라는 작품은 그런 당시 코나미의 세계와 캐릭터들을 집대성하면서도 독자적인 게임으로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코나미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