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072010
 
FF 콘서트 다녀왔습니다. 대충 생각나는대로 감상을 쓰자면

1.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FF시리즈나 우에마츠 노부오의 팬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게임음악으로 이런 무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건 확실히 FF라는 브랜드의 힘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무대가 국내에서 좀 더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떤 작품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2. 지휘자 아니 로스는 굉장히 쾌활하게 무대를 즐기면서 관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나누면서 무대를 휘어잡는  타입이었습니다. 다른 클래식 공연을 봐도 흔치 않은 타입의 지휘자였는데 그런 오픈마인드를 지녔으니 이런 콘서트의 지휘도 맡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3. 1부는 주로 7 이후, 2부는 그 이전의 작품들 위주로 편성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론 2부에 좋아하는 곡들이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자나르칸드에서 같은 곡을 생 피아노+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을 땐 감동의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4. 이수영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원래 노래는 그럭저럭 부르는 가수 아니었나 생각했었는데 목관리가 전혀 안 돼있었습니다. 고음역 안 올라가서 허덕대는 게 안스러웠고 발성도 약해서 마이크 대고 노래부르는데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목소리가 완전히 파묻혔습니다. 반성하십시오.

5. 그에 비해 제대로 된 성악가들이 부르는 6편의 마리아와 드라코 오페라를 라이브로 듣는 건 정말 소름 돋게 멋졌습니다. 하지만 가사를 한글화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차피 원곡 가사는 일어인 걸 영역한 것에 불과하다고요.

6. 우에마츠 노부오씨는 생각보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으로 보였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지휘자 선생님의 배려로 합창단 옆에 올라가서 같이 노래부르던 건 꽤나 유쾌한 장면이었습니다.

7. 빅브릿지 전투가 빠진 건 좀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공연 도중 이 콘서트의 후속편을 준비하고있다는 언급이 있던 것 같았는데 그때는 들어갈 수 있겠죠?

8. 뒤에 게임 화면을 함께 틀어줬는데 편집 굿이었습니다. FF8 전투음악 나오면서 전투장면 맞춰준 거라든지 초코보 테마 나오면서 역대 초코보 순서대로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화면 9분할로 보여준다든지 한 건 그야말로 킹왕짱.  우에마츠 노부오 최고의 장점은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음악을 만드는 데에 있다고 보는데 그걸 생으로 연주하는 걸 게임화면과 함께 하니 몰입도가 3배는 상승한 느낌이었습니다.

9. 이건 예당에 대한 불만인데 예매자 티켓수령 대기열이 길어질 것 같으면 미리 창구를 여럿 준비해서 줄을 분산시키는 센스정도는 발휘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결국 공연시간은 임박하고 대기열 줄어들 생각을 않으니 궁여지책으로 자리 기억하는 사람 알아서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대충 이정도입니다. 대단히 멋진 공연이었고 경제적으로 여유만 있었다면 이틀 연속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름 오케스트라 + 영상 + 합창 + 3중창까지 다 볼 수 있는 실속있는 공연이었습니다. 혹시라도 다음 기회가 있다면 그때도 꼭 가볼 생각입니다.

덧. 현장에서 판매하던 씨디를 집에 들고와 들어보니 역시 연주의 수준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만족하긴 힘들었던 공연이 맞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그래도 같은 곡의 경우 기백이 넘는 오디오를 질러 명연주를 듣는 것보단 평범한 연주를 콘서트홀에서 생으로 듣는 편이 감동이 더한 법입니다.

덧 2. 아쉬움 하나 더 추가하자면 다음엔 1~3도 좀 신경써주시길.
2월 012010
 
1. 아바타
훌륭하다. 눈요기만으로도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실로 대단하다. 물론 볼거리뿐인 영화도 아니고 제임스 카메룬 특유의 호쾌한 전쟁신 묘사도 건재하다. 시나리오는 크게 예상라인을 벗어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스토리텔링 자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기 때문에 크게 흠잡을 거리도 없다. 아니지 차는 역시 좋은 걸 타고 볼 일이라는 교훈을 안겨주는 그 장면은 좀 뜬금없긴 했다.

2. 전우치
소재는 정말 훌륭하다. 초반 20분만으로는 100점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영화.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반에 깔아놓은 소재들을 완전히 살리지 못하고 소화불량에 걸린 게 아쉽다. 특히 전우치가 득도(?)하는 장면에 대한 연출을 좀 더 극적으로 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 아쉽다. 전체적으로 후반부 전개에서 카타르시스가 결여돼있달까, 그래도 소재와 캐릭터 설정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타짜때도 비슷한 아쉬움을 느낀 일이 있는데 그런 아쉬운 부분들이 감독의 역량부족이 아닐까 싶다. 고니와 전우치의 껄렁한 캐릭터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일까?
8월 282009
 
뒤늦게 보고 짤막하게 감상을 쓰자면

좋았던 점 : 어쨌든 닥치는대로 때려부순다. 에펠탑이 무너진다. 코브라 멤버들 하나 하나가 모두 나이스캐스팅이다. 말 그대로 The Rise of Cobra. 독타가 나온다. 이병헌 간지난다. 크리스토퍼 에클스턴, 조나단 프라이스 등등 모두모두 만만세.

아쉬웠던 점 : 결국 스토리라인은 좀 뻔하게 전개됐다. GI Joe 멤버들 존재감 없다.

기이했던 점 : 20년전의 도쿄라고 불리는 환타지 월드는 대체 어디였단 말인가. 어린 스톰쉐도우는 한국말을 하고있는데 웬 블레이드러너에 나온듯한 거리에서 소림승 비스무리한 노승이 무술을 가르치고있다.

총평 : 코브라에 의한, 코브라를 위한, 코브라의 영화. 볼만하긴 하지만 X-Men 1,2나 스파이더맨, 팀버튼의 배트맨이나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같은 몇몇 히어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 중의 마스터피스를 기대하면서 보면 미흡하고 적당히 눈높이를 낮춰서 보면 나름 괜찮은 영화다.

덧. 어린 시절 내가 최초로 접한 GI Joe는 액션피겨도 만화책도 아닌 Apple II용으로 나온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참 기이했는데 플레이어는 GI죠의 멤버 8명 중 하나를 택해서 16명의 코브라 멤버들 중 하나를 선택해 대결을 벌이게 된다. 1:1의 맨투맨 슈팅 혹은 탈것을 이용한 적 기지 파괴의 두 가지 게임모드가 있었는데 사실상 그다지 잘 된 게임은 아니었다. 어쨌든 GI Joe가 뭐하는 물건인지 알게 된 건 조금 세월이 흐른 뒤였다.
10월 292008
 
그동안 소문만 많이 들었던 드라마 트릭을 봤다. 잘 나가는 마술사였던 아버지를 뒀지만 본인은 그다지 인기는 없는 마술사인 야마다 나오코와 잘 나가는 물리학자 우에다 지로가 심령사건으로 위장된 미스테리 사건들의 트릭을 풀어 해결해나간다는 이야기다. 여기 저기서 호평을 많이 봐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를 크게 걸고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은 만족, 절반은 실망이다.

드라마를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의 문제인데 일단 미스테리물은 탐정의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점에서는 매우 성공적이다. 나오코는 탐정 역으로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고 나카마 유키에와 아베 히로시의 만담 연기는 이 드라마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이 부분에 기대를 많이 걸었지만 본격적인 미스테리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드라마는 실망스럽다. 마술사의 트릭을 이용해 신비주의를 타파해나간다는 주제는 훌륭했지만 정작 등장하는 트릭이나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미흡하다. 특히 신비주의적인 분위기를 고조하고자 쓰인 트릭들을 미해결로 어물쩡 넘어가는 건 드라마의 주제에도 맞지 않는지라 문제가 크다.

어쨌든 그럭저럭 봐줄만한 드라마. 특히 나카마 유키에 귀엽다. ‘에헤헤헤헷’은 중독성이 강하다(..)
3월 022008
 

잘 알려진 Beatles의 동명의 곡을 제목으로 한 영화. 그에 걸맞게 처음부터 끝까지 비틀즈의 곡으로 점철돼있고 곳곳에 비틀즈에 대한 오마쥬로 가득하다.

일단 시작부터 “Is there anybody going to listen to my story, all about the girl who came to stay~” 하는 Girl의 가사로 시작되는 점에서 쓰러짐. 그러다 주인공 이름이 쥬드, 여주인공 이름이 루시, 그 외 조연들의 이름이 Prudence, Moly, Desmond, Dr.Robert, Sadie 이런 식인 시점에서 또 쓰러졌지만 주변은 다들 너무 진지하게 보고있어서 조금 슬펐음.

거기에다 뮤지컬영화로서의 연출도 꽤 훌륭, 특히 인상적인 건 마지막에 Hey Jude가 나올 때 곡 마지막의 쥬드를 연달아 외치며 샤우팅하는 장면을 맥스가 배타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쥬드를 환영하면서 외치는 장면과 연결시킨 장면이었다.

영화의 줄거리나 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좀 맛가는 장면이라든지 반전시위장면 등은 비틀즈가 거쳐온 음악세계를 감독 나름의 해석으로 비주얼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증의 비틀즈 오덕들이 만든 비틀즈에게 바치는 오마쥬다. 다른 심각한 해석 절대 필요없다. 그래도 굳이 첨언하자면 이 영화는 결국 사랑이야기고 마지막 옥상공연 장면의 All You Need is Love로 모든 것이 귀결된다는 정도다.

아무튼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무지막지하게 유쾌하게 봤음. 비틀즈의 음악에 대해 일말의 관심이라도 지녀본 분이라면 필히 볼 가치 있음.

덧. 닥터 로버트역에 보노(U2), Happiness is a Warm Gun에서 나온 간호사 언니에 Salma Hayek 캐스팅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필견.(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보신 분이라면 그 뱀쑈하던 언니 기억하시리라) 그 간호사 춤 진짜 생각만 해도 하악하악.

덧 2. 대충 생각나는 패러디 들어보면

영화 초반에 항구에서 일하던 노인이 ‘내가 64살이 되면’ 운운 하는 부분은 당연 When I’m Sixty-Four
Dr. Robert는 비틀즈 곡 제목
섹시한 하숙집 관리인이자 가수로 나오는 Sadie는 Sexy Sadie라는 곡으로부터
Lucy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Desmond와 Moly는 Ob-la-di-Ob-La-Da 가사에 나오는 부부의 이름
Jude는 당연히 Hey Jude로부터..
Kite는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로부터
Prudence는 Dear Prudence
Jude가 그리던 녹색 사과는 비틀즈가 세웠던 Apple Records의 심볼.
Max가 휘두르던 골프채는 Maxwell’s Silver Hammer?
Sadie는 재니스 조플린, 죠죠는 지미 헨드릭스를 모델로 한듯?
영화 초반에 나오던 Delicatesson 간판이 중반에 Psychedelicatessen 으로 바뀌어있음

비틀즈 옥상공연은 다음 동영상 참조













그 외에도 많다. 이 영화에서 쓰인 비틀즈 오덕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싶으면 다음 Wikipedia의 링크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Across_the_Universe_%28film%29

덧 3. 감독이 누군가 했더니 뮤지컬 Lion King 감독한 아줌마라고 함. 그쪽은 안 봤으니 할 말은 없음..

덧 4. 사실 제일 궁금했던 게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라는 메인타이틀곡이 나온다면 Jai guru deva om~ 을 어떻게 처리할지였는데. ….그 장면에 대한 언급은 생략한다..; 내 예상을 초월했다고밖에 할 말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