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2011
 

twins_scandal

구단의 병신력 인증.jpg

엘지 프런트는 답이 없다. 대충 연도별로 굵직한 삽질만 따져봐도 다음과 같다.

1998년 박종호 – 최창호 트레이드. 이후 LG는 다시는 박종호만한 2루수를 가져보지 못했고 이미 전성기가 지나있던 최창호는 4년 뒤 은퇴
1999년 김동수 FA 놓침. 사상 최고의 포수를 퇴물취급하며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대하려다 빡친 김동수는 하와이로 가서 구단과 연락 두절 이후 삼성과 계약. 김동수는 이후 슬럼프를 겪었지만 현대로 가서 40이 다 될 때까지 주전으로 뛰며 팀의 우승에도 공헌. 반면 엘지는 2002년에 김성근감독이 조인성을 혹독하게 조련해서 그나마 쓸만한 포수로 만들기 전까지는 포수가 구멍으로 남아있었음.
1999년 이광은 감독 부임. 팀 사상 최악의 감독 중 하나로 기록에 남았음. 오죽 무능했으면 당시 김성근 2군감독을 벤치에 모셔놓고 조언을 듣게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2000년 홍현우 20억에 FA 영입. LG의 FA 먹튀전설 시작.
2002년 전임 이광은감독이 말아먹을 뻔한 팀 추스려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킨 김성근감독 경질
2003년 1996년에 스스로의 원칙을 무너뜨리면서 한계를 보이고 경질당한 이광환감독 재영입. 그리고 1년만에 경질
2003년 팀의 간판 좌타자였던 김재현 부상으로부터 재활했더니 경기에 출장하기 위해선 이후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에 대한 책임을 선수가 지겠다는 각서를 선수에게 요구. 김재현은 어쩔 수 없이 여기 동의
2004년 LG의 흑역사가 돼버린 금지어 이순철 감독 영입. 이순철 감독 영입 이후 첫번째 업적은 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투수 이상훈님을 내쫓은 것. 이후 LG는 봉중근의 마무리전환 이전까지 10년 가까이 마무리투수 부재에 시달림.
2004년 기아에서 내다버리다시피 한 진필중 FA로 낼름 데려와서 먹튀시켜줌.
2004년 역시 팀의 간판 내야수였던 유지현을 반강제 은퇴시킴. 이후 수 년간 내야 공백을 채우지 못함.
2004년 이용규 트레이드로 기아에 내줌.
2004년 김재현 FA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각서 파기 요구, 구단은 묵살. 빡친 김재현은 SK와 계약 체결. 이후 김재현은 SK로 가서 한국시리즈 3차례 우승에 큰 공헌. 마르지 않는 화수분 같았던 LG의 좌타외야진도 이때만큼은 수 년간 공백에 시달렸음. 특히 이병규마저 일본진출했던 2007~2009가 절정. 이놈의 2004년은 진짜 마가 낀 해였다.
2005년 기아에서 내다버리다시피 내놓은 마해영 트레이드해옴.
2006년 팀의 핵심전력은 모두 어거지로 내보냈음에도 그 자리를 채울 전력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팀은 창단 첫 꼴찌 기록
2007년 이미 팀의 전력이 최약체로 떨어져있는 상태에서 간신히 5위를 기록한 김재박감독은 FA로 (차마 비싼 선수 질러달란 말은 못하고) 유능한 중간계투였던 조웅천이라도 질러달라고 구단에 요청했으나 구단은 이를 묵살. 조웅천은 이후 2009년까지 SK에서 쏠쏠하게 활약.
2008년 결과적으로 팀은 두 번째 꼴찌 기록.
2009년 2군에 내려간 선수는 연봉 삭감한다는 2004년에 생긴 규정을 마해영에게 이전 기아와의 FA 계약 무시하고 소급규정, 이에 반발한 마해영은 구단에 소송을 걸어 승소하고 미지급금 받아냄.
2009년 시즌 종료 후 김재박감독 후임으로 초보감독 박종훈 5년계약 발표하며 영입. 박종훈은 이후 이광은 이순철 못지 않은 막장운영을 선보임.
2010년 신인 메디컬 체크 사건. 구단들간 협약 무시로 말이 많았음.
2011년 결국 박종훈은 1998년 이후 최강전력을 구축한 팀으로 4강진출 실패. 박종훈 경질까진 좋았는데 차기 감독으로 김성근을 요구하는 수많은 팬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또 검증되지 않은 초보감독 김기태를 새 감독으로 결정. 이 과정에서 팀을 위해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해온 이종열 코치 해임.
2011년 팬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프런트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자 홈페이지의 쌍마 게시판 폐쇄. 사유는 ‘운영자 휴가’
2011년 FA3인방 몸값 후려치려다가 모두 놓침. 이택근 송신영은 넥센에서 비싼돈 주고 데려와 얼마 쓰지도 못하고 보냈고 주전포수이자 간판 프랜차이즈인 조인성에게 고작 한화 신경현과 동급인 2년 7억을 제시했다가 3년 19억을 제시한 SK에 내줌. 이 시점에서 포수 대체자원은 함량미달의 김태군 심광호와 미검증된 조윤준뿐.
2012년 프로야구 경기조작 스캔들 터짐. LG의 김성현 박현준이 유력한 용의자로 초반부터 지목됐으나 구단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공표. 결국 조작은 사실로 드러났고 구단의 대응에 많은 의구심을 품게 함. 또한 간만의 트레이드 성공작으로 평가받았던 박현준 또한 결국은 역대 워스트급 삽질로 결론지어짐. 김성현은 넥센에 돈과 선수만 갖다 바친 결과가 됐음.
2013년 위의 김기태 감독 선임은 결과적으로 팀의 10년만의 4강진출로 이어졌으니 그러려니 해도 시즌 종료 후 FA협상에서 장년에 걸쳐 팀에 헌신한 내야수 권용관과 1년 1억(계약금 2천+연봉8천)이라는 초라한 액수로 계약.
2013년 리그 탑클래스급 활약을 펼친 중간계투 이동현의 연봉을 고작 1억 7천으로 책정. 인상률 자체는 높았다지만 성적이 좋으면 화끈하게 올려주겠다는 신연봉제의 취지가 무색해짐, 부진한 선수 연봉 깎을 때만 화끈한 제도로 정착됨.
2014년 역대급 투저타고시즌 속에서 유일하게 리그에서 밥값한 마무리투수였던 봉중근의 연봉을 동결(4억 5천),  같은 시즌 넥센의 손승락은 전년도 4억 3천에서 5억 3천으로 인상됨.
2015년 프로야구 사상 최초 팀 노히트노런을 기념으로 사인볼 액자 제작. 그러나 팀 노히트 노런의 주역들인 구원투수들의 사인볼이 빠짐.

기타
매년 데려오는 용병마다 쫄딱 망하면서 최악의 스카우팅 능력을 보임. 그나마 예외가 최근 2008년 옥스프링, 2009년 페타지니, 2011년 리즈와 주키치. 리즈 주키치 재계약은 제대로 하나 두고 보자. –> 재계약 성공, 웬일로 이 부분은 밥값함.

기억나는대로만 쓴 건데도 이정도. 이것들은 10년이 아니라 20년 30년동안 가을야구를 못해도 정신 못차릴 것들이다. 근데 지금 기세로는 정말 그리 될지도 모르겠음. 빼먹은 거 있으면 제보 바랍니다.

10월 032011
 

결국은 9년 연속 4강이 좌절됐고 5위는 커녕 7위를 향해 내달리고있는 엘지, 매년 그렇듯 정신론이니 뭐니 객관적인 근거도 없는 감정적인 이야기만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올해처럼 확실하게 성적에 대해 감독탓을 할 수 있는 경우도 드물다.

  1. 1998년 이후 최강전력을 구축했던 2011 엘지

10승투수 3명, (현재까지) 9승투수 1명, 리그 상위권 불펜투수 3명, 팀타율 4위, 팀방어율 3위, 리그 최초 30승 선착, 한때 승수 마진 +10까지 적립. 야구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대체 이쯤 되면 어떻게 이 팀이 4강에 못간다는 건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에 일어났다. 4강에서 밀려난 것은 물론이고 5위는 커녕 7위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것도 감독의 무능한 운영에 의해. 명백하게 좋은 선수들이 있고 강한 전력을 갖췄음에도 이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잡을 경기를 빈번하게 놓친 결과가 이거다. 그러면서 감독은 시즌 내내 선수가 없다고 징징대고 선수들 정신력 타령을 했다.

2007 김재박감독과 비교해볼까? 2007년의 LG 3선발은 올해의 4,5선발만 못했다. 2007년 우규민을 제외한 최고의 불펜투수는 방어율 4점대를 기록한 김민기였다. 1선발 박명환을 제외하면 환상적으로 우울한 투수진이었다. 최고의 타자는 생애 처음으로 3할을 쳤던 30대 후반의 노장 최동수와 2할 8푼에 두 자리 홈런을 간신히 기록한 용병 발데스였다. 그런 선수들 가지고도 아슬아슬하게 5위했던 시즌이 2007년이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타선에 이병규도 있고 무려 3선발까지 10승을 기록해줬고 구단에서 A급 불펜요원까지 질러줬다.

김재박때 구단이 돈지랄해줬는데도 성적 안 올랐다고? 착각하지 말자. 순페이시절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던 팀이 고작 1~2년에 회복될 것 같았나? 그나마 2009년에 돈지랄해서 정성훈 이진영 지른 덕에 야수진이라도 정상화됐던 거다. 2010년 이후에는 외야진이야 이병규 복귀하고 작뱅 터지고 이택근 영입한 덕에 이젠 넘쳐나지만 내야는 아직도 구멍투성이에 3루만 해도 당장 정성훈 빠지면 대안 없다. 마운드는 올해 선발투수 3명이 동시에 하늘에서 떨어진 덕에 정상화된 거지 작년까지만 해도 답 없었다. 솔직히 작년만 생각해봐도 올해 박종훈은 정말 행복한줄 알아야 하는데 언론에서 4~5선발 딸린다고 징징대는 소리나 했다.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박종훈 감독이 대체 어떤 삽질을 했길래 저 튼실한 전력을 가지고도 이런 결과가 나왔단 말인가, 이에 대해 하나 하나 되짚어보고자 한다.

  2. 문제점 1 – 투수교체 타이밍의 미숙

박종훈의 투수교체는 항상 타이밍이 늦는다. 투수 교체는 위기 수습이 아니라 위기 예방을 위해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느 투수가 어느 상황에 등판해서 어느 정도의 투구를 해야 할지, 교체한 투수가 무너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의 계획을 미리 세워 놓고 그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박종훈 야구엔 그게 없다. 항상 투수가 위기를 허용해야 교체하고 후속 투수가 불필요한 부담을 지게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마운드 전체에 과부하가 걸린다.

특히 선발 투수 교체타이밍이 문제될 때가 많은데 상식적으로 6이닝을 넘기거나 투구수가 100구를 넘으면 언제든지 투수를 교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박종훈은 항상 그 상황에서 망설이다가 출루나 추가실점을 허용하고 나서야 선발투수를 교체한다. 결과적으로 선발투수는 한계 투구수를 넘으면서 피로도가 쌓여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끼치고 불필요한 자책점을 기록하면서 개인 성적에도 영향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팽팽한 선발싸움이 일어나면 항상 6회 이후 지옥도가 펼쳐지기 마련이었고 잡아야 할 경기를 수시로  놓치면서 시즌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3. 문제점 2 – 투수 분업화가 안 돼있다.

앞 항목과도 연계되는 부분이지만 박종훈의 투수 기용에는 최근의 흐름인 불펜야구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인 필승조, 추격조, 패전조의 구분이 없다. 그저 위기를 맞으면 우왕좌왕하면서 쓰던 투수만 계속 내보내고 이는 곧 특정 불펜 투수에 대한 혹사로 이어져서 결국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는 장기 레이스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1군에 엔트리만 올려놓고 거의 등판하지 않는 투수가 생겨났는데(ex : 이대진. 대체 뭣 때문에 구단에서 영입해준 건지 의문이다) 박종훈은 보유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도 못하면서 투수가 없다고 언론을 통해 징징댔으니 여러 모로 어이가 없다.

  4. 문제점 3 – 심각한 투수 혹사

역시 앞 항목과 연계되는 부분이자 박종훈의 모든 면죄부를 타파해주는 최악의 요소다. 2001년~2002년에 불펜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오랜 재활을 거쳐 2010년에 구위를 되찾은 이동현은 2010년에 무려 68경기에 등판했다. 불펜 투수의 혹사는 수시로 대기하면서 몸을 풀어야 하는 특성상 이닝보다도 연속된 등판에 관계되는 편인데 이동현은 2010년에 2일 연속 19번, 3일 4일 5일 연속등판을 각각 한 번씩 기록했다. 간신히 재기에 성공한 투수를 이따위로 굴렸으니 그 결과가 어떻겠는가.

간단히 말해 2011년의 이동현은 38경기에 등판해서 방어율 6.27을 기록했다. 최악의 부진이다. 그나마도 선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알아서 패전조나 2군으로 보냈어야 하는데 박종훈은 투수의 컨디션도 파악 못하고 작년처럼 계속 이동현을 승리조에 넣어 마구 굴리다가 경기도 수 차례 말아먹고 다른 불펜진에까지 과부하가 걸리게 만들었다. 이동현이 내년에 다시 작년 수준의 구위를 회복할진 이제 미지수다.

위에서 알 수 있지만 박종훈의 투수 혹사는 주로 단기집중형으로 일어난다. 장기전에서의 투수운용 플랜도 없이 잘 한다 싶은 투수는 마구잡이로 굴려대니 몇몇 투수가 단기간동안 혹사당하고 구위가 떨어져서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일어났는데 2010년의 희생양이 이동현이었다면 2011년의 희생양은 바로 김선규와 임찬규다.

김선규는 5월중에만 방어율 0점대를 기록하며 새로운 불펜에이스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박종훈은 김선규가 잘한다 싶으니 전반기 내내 노예질을 시켰다.  김선규의 구위는 급격하게 하락해서 6월 이후 김선규는 부진에 빠졌고 그의 방어율도 4점대로 치솟았다. 이중에는 2~3이닝씩 긴 투구를 하고서도 휴식 없이 다음날 바로 투입되거나 1주일에 심하면 4~5경기까지 등판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ex : 7월 16~21일 1주일동안 5경기 등판) 결국 후반기의 김선규는 5월까지 보여줬던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잃은 평범한 불펜투수로 전락했다.

임찬규는 올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할 정도로 좋은 구위와 담력을 지녔지만 감독의 지나친 혹사로 9월에는 시즌 중반에 보였던 구위를 보이지 못하고 난타당해서 신인왕이 위험해질 지경까지 갔다. 특히 8월의 임찬규 혹사가 심각했는데 임찬규는 8월에 팀이 치른 22경기 중 무려 14경기에 등판했다. 짧게 던진 것도 아니고 경기마다 거의 1~2이닝씩의 투구를 기록했는데 이는 9월 이후 임찬규 구위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임찬규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팀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라고 생각해보면 이는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

불펜투수들만 문제는 아니다. 선발인 박현준과 주키치는 시즌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감독의 조급증으로 인해 불펜 알바를 뛰어야 했으며 이 둘은 그 후유증으로 약 1달 가까이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박현준은 시즌 내내 로테이션 조정이 거의 없이 절반 가까운 등판을 4일 휴식 후에 치러야 했으며 이 강행군의 후유증으로 후반기에 2번이나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야 했다. 그러나 박종훈은 팀의 4강이 무산된 이후에도 누구보다 휴식을 취해야 할 박현준을 무리하게 선발등판시키고 있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다.

혹사는 투수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포수는 기본적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기만 해줘도 감사해야 할만큼 고생이 심한 자리인데 거기서 리그 평균 이상의 기량까지 보이는 포수라면 엎드려 큰절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주전포수 조인성은 시즌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감독의 체력 안배 없이 막판까지 거의 전경기 출장을 하다 기어이 체력 저하로 부진에 빠졌다. 이 상황에서 감독은 자신의 운영 미숙을 탓하긴 커녕 프로라면 결과를 보여야 한다면서 팀을 위해 누구보다 고생한 조인성을 디스했다. 이후 박종훈은 피치 못하게 김태군과 심광호 등의 백업포수를 기용하고있긴 하지만 이미 조인성이 보여주던 기량과는 하늘과 땅 차이 수준이고 이는 팀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족이지만 그래도 기어이 조인성 까는 양반들은 조인성급 포수가 그렇게 쉽게 나오는줄 아는 걸까 싶다)

  5. 문제점 4 – 기본이 안 된 야구

야구의 기본은 수비다. 특히 키스톤, 2루수와 유격수의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9이닝당 수비 기여도를 기준으로 보면 2루수+유격수가 한 경기에 처리하는 아웃카운트의 수는 대체로 외야수 3명이 처리하는 아웃카운트의 2배 가까이 된다. 그런데 박종훈은 이렇게 중요한 키스톤을 제대로 안정화시킨 일이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박종훈은 2010년 부임하자마자 유격수로 2년차 신인이던 오지환을 전격 기용했다. 기존의 주전이자 리그 탑클래스급 수비수였던 권용관은 SK에 트레이드됐다. 그 결과 오지환은 유망한 타자임이 입증됐지만 유격수로서는 리그 최다실책을 기록하며 항상 경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실책만 한다고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그리고 2011년 주전유격수 2년차가 됐음에도 그의 수비는 발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단적으로 9월 1일 SK전 연장에서 패배를 이끈 실책과 임찬규 첫 선발등판에서 1사만루에서 저지른 실책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게 빙산의 일각이라는 거다. 이쯤 되면 오지환의 포지션전향을 심각하게 고려할만도 한데 박종훈은 요지부동으로 오지환을 유격수로 기용한다. 수비부담인지 2년차징크스인지 부상 후유증인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오지환은 공수 양면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루 또한 이미 쓸만한 2루 수비수로 입증된 박경수를 경기 도중 유격수로 전환시키면서 변칙적인 운영을 보이다 내야 불안을 유발한 바 있고 2루 수비수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서동욱을 줄기차게 2루수로 기용하다가 역시 내야 불안을 유발한 바 있다.  김태완 또한 한 방은 있어도 안정적인 2루수비를 보이진 못했기에 여러 모로 박종훈 감독의 내야 운영은 시즌 내내 불안함을 보였다.

아직도 권용관의 공백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나마 데려온 게 박현준이라 트레이드 자체로 까이진 않지만 주전 유격수를 내보내면서 생긴 전력 누수에 대한 대안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은 박종훈을 비판하기에 충분한 소재다.

  6. 문제점 5 – 좌우놀이와 들쭉날쭉한 타선

시즌 초반 상대 선발이 좌완이라고 팀 최고의 좌타자 둘을 선발 라인업에서 뺀 사건은 길게 말하기도 귀찮다. 좌우 플래툰이란 SK에서 김성근감독이 박재홍과 김재현으로 보여줬듯 비슷한 클래스의 타자라야 성립이 되는 거다. 리그 전체에서도 탑클래스급에 드는 좌타자 대신 내보낸 타자가 한참 격이 떨어지는 우타자라면 이를 어찌 생각해야 좋을까.

해태 시절의 김응룡감독은 타선을 안 바꾸기로 유명했다. 한 번 짜둔 타선이 1~20경기씩 안 바뀌는 일은 예사였는데 이렇게 밀어주는 선수는 항상 뚝심 있게 밀어줬기 때문에 타자들은 안정감 있게 타격에 전념할 수 있었고 타선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숙지할 수 있었다. 물론 밀어줄만한 선수를 보는 안목도 중요한 건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상대에 따라 타선을 수시로 바꾸고 대타를 쓰는 김성근 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이 또한 무수한 양의 데이터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매 상황에서 최선의 확률을 끄집어내는 김성근식 스타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종훈은 이도 저도 아닌, 그저 속설에 따른 좌우놀이를 할뿐 그 결과는 대체로 참담했다. 타자들은 타격 감각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이는 타선 전체의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사실 이 좌우놀이는 안 풀리는 팀의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이기에 박종훈의 문제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어쨌든 같은 좌우놀이를 해도 먹히는 감독이 있고 안 먹히는 감독이 있는데 박종훈은 후자에 속했을 뿐이다.

  7. 문제점 6 – 선수단 장악능력 부재
 
박종훈이 LG 부임 후 최초로 저지른 사건은 봉중근 휘어잡기였다. 오죽했으면 선수 부인이 SNS를 통해 억울함을 토로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는데 봉중근이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온 모습을 생각해보면 과연 봉중근이 문제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무엇보다 이순철 부임 직후 저지른 첫 업적인 이상훈님 기타파동에 이은 어처구니 없는 트레이드를 연상케 하는 사태였다는 점에서 더욱 미심쩍은 사태였지만 어쨌든 베테랑인 봉중근이 일방적으로 고개를 수그림에 따라 사태는 무마되는듯 했다.

그런데 그 한 건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이후에도 이형종이 감독에게 싸울 준비가 안 됐다는 말을 들은 점에 대한 불만 토로 이후 선수단 이탈, 이범준의 구단의 투수 영입에 대한 불만 토로 등의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감독이 선수에게 주의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선수의 불만 또한 관리해줘야 하는 게 감독과 코칭스탭의 역할이다. 봉중근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선수를 일방적으로 강압하고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합리적인 설명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봉중근처럼 경험이 쌓이지도 않은 어린 선수들이 이를 과연 얼마나 참아낼 수 있을까? 처음에는 선수들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박종훈의 구단 운영을 보면서 결국 이 부분도 감독에게 일정량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체 얼마나 선수단 장악을 못했으면 어린 선수들이 저런 모습을 보인 것인지 의심스럽다.

  8. 마치며 – 외야수 출신 감독의 한계인가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에서도 외야수 출신 감독은 꺼리는 편이다. 포지션 특성상 팀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게 통념인데 오직 LG트윈스만 2000년대 이후 3명의 외야수 출신 감독이 거쳐갔고 결과는 모두 최악이었다. (이광은은 프로에서 3루수로 출발했지만 외야수 골든글러브만 3회를 수상하는 등 외야수로 뛴 기간이 더 길었기에 외야수로 간주한다.)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박종훈이 운영을 못한 것보다도 2009시즌 종료 이후 검증되지 않았던 초보감독인 박종훈을 두산의 화수분 야구만 보고 감독으로 데려온 엘지프런트에 있다. 하지만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박종훈이 두산 2군감독으로 부임하기 이전에 이미 완성돼있었다. 여러 모로 박종훈을 어떻게 과감하게 장기계약해가면서 감독으로 데려올 생각을 했는지 당시 LG프런트의 판단은 지금 생각해봐도 의구심이 들 뿐이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도 박종훈에 대한 지지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이제 10경기도 남지 않은 잔여 시즌을 치르는 모습조차 보고싶지 않은 상태지만 구단에서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적어도 내년에도 박종훈이 지휘봉을 잡는다면 아예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으리라 믿는다. 구단의 용단을 기다릴 뿐이다.

7월 132011
 

감독이 워낙에 상징이나 은유를 대놓고 즐겨쓰는 양반이라 해석이 어떻게 될지 애매하긴 하지만 대충 보면서 생각한 부분들만..

1. 초딩들의 대화 – 링고 운운 하는 걸로 봐선 이후 등장할 링고라는 캐릭터에 대한 암시라고 봐야할듯. ‘저쪽 세계’를 은하철도의 밤에서 죽는 캄파넬라가 가는 세계로 언급한 걸로 봐선 사후세계와 현실을 잇는 캐릭터? 사랑에 의한 죽음을 선택한 자에 대한 보상이라고 한 대사는 아직 의미불명. 형인 타카쿠라 캄바의 이름이 어떻게 보면 ‘캄파’로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면? 일단 근친플래그에 대한 암시도 포함돼있는 거 아닐지. 물론 사망플래그라고 생각하는 건 과잉해석일 수도. 이 초딩 꼬마들은 우테나의 그림자소녀 같은 느낌도 든다.

2. 동물원의 쓰레기통의 펭귄들 – 이 시점에서 이미 타카쿠라남매는 뭔가의 표적이 돼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병원에서 형제의 대화 – 일단 남매의 생활을 돌봐주는 친척이 있다고 볼 수 있을듯.

4. 생존전략 – 여기가 사실 말할 건덕지가 제일 많은 건 당연한데 너무 노골적인 상징들이라 은유라고 하기도 힘들고 굳이 일일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주선의 도킹 – 생식기의 결합
곰인형의 배가 부풀어오름 – 잉태를 상징하는 게 아닐지. 그리고 여기서 프린세스 오브 더 크리스탈 출현
맞은편 곰인형으로의 연결 – 역시나 성적인 교섭을 연상시킴. 여기서 출현하는 계단은 사람의 척추뼈를 연상시킨다.
맞은편의 곰인형에서 형제 출현 – 형제의 주변에는 나선형의 기호들이 회전함. DNA 나선을 연상시킴.
펭귄이 버튼을 누르자 쇼마는 구멍으로 떨어짐 – 난자의 선택을 받는 정자?
계단을 내려오는 히마리의 옷이 차례로 벗겨짐 – 너무 노골적이라 생략
실루엣처리되면서 히마리가 캄바의 심장에서 무언가를 뽑아감 – 성적인 교섭을 통해 여성이 남성에게 얻어가는 것은?
‘생존전략’이라는 표현 – 종의 보존, 번식을 위한 전략?

대충 이쯤 되면 저 장면 전체가 노골적인 섹드립. 다만 무엇을 위한 섹드립인지는 좀 더 내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듯.

5. 캄바가 히마리에게 키스 – 히마리는 과연 자고있었을까? 그 전에 둘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지?

6. 그 다음에 나온 동화책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핸젤과 그레텔, 잭과 콩나무, 백설공주. 앞의 둘은 각각 소녀애, 남매애를 상징한다 치고 백설공주가 죽었다 살아나는 여성에 대한 사랑을 상징한다면 잭과 콩나무는? 히마리가 말한 ‘이 세상에 대가가 없는 것은 없다’, 즉 잭이 소를 팔아 콩을 얻어온 경위에 대한 비유? 이 부분 역시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듯.

7. 3남매의 ‘운명’에 대한 각기 다른 견해, 그리고 프린세스 오브 더 크리스탈이 말한 ‘너희들의 운명이 다다르는 장소로부터 왔다’는 언급 – 이 부분은 제대로 쓰려면 좀 길어질 것 같기에 패스. 어쨌든 3명의 ‘운명’은 모두 다른 의미를 지니고있고 이 중 캄바의 운명은 근친이라는 굴래를 뜻하는 게 아닐지 생각.

대충 이런 느낌인데 이제 겨우 1화 나온 애니 가지고 맞을지 틀릴지는 장담 못함. 그냥 심심풀이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월 112011
 

개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이쿠하라 쿠니히코를 꼽는다.

1980년대 사토 쥰이치 감독 밑에서 금붕어주의보, 미소녀전사 세라문 등의 일부 에피소드의 연출을 담당하면서 인상적인 화면 연출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세라문 S의 감독으로 승격하면서 특유의 독보적인 화면 연출력, 금기와 페티시즘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는 전개를 보여주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1997년에 소녀혁명 우테나의 감독을 맡으면서 그러한 자신의 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독특한 세계관과 분위기, 파천황적인 연출, 거기에 음악과 화면의 조화, 그리고 각종 성과 금기에 대한 노골적인 은유, 게다가 보는 이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전개까지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 소녀혁명 우테나는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사실 소녀혁명 우테나가 스토리텔링이 그렇게 친절하게 된 작품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이게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미친듯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었는데 그 또한 이쿠하라 감독의 역량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의 인물은 우테나 이후로 근 10여년에 걸쳐 잠적 아닌 잠적을 하면서 그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는 팬들을 속타게 만들었는데 그런 이쿠하라가 드디어 신작을 들고 나타났다. 바로 이 글에서 논하고자 하는 돌아가는 펭귄드럼.

일단 이제 겨우 1화만 방영된 작품임에도 보게 되면 그 임팩트가 상당하다. 노곤하게 전개되는듯하다 후반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생존전략’ 한 장면만으로 보는 이들의 정신줄을 놓게 만들어버리는 연출이야말로 이쿠하라감독의 전매특허가 아니던가. 게다가 어딘가 그동안 애니메이션의 트렌드 변화도 섭렵한 느낌에다가 괴상한 세계관, 뭔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해지는 전개, 그리고 근친에 대한 집착까지 모든 면에서 이 작품은 이쿠하라 감독의 애니메이션임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결말이 나야 논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최대의 기대작으로 점찍어뒀다. 빨리 다음 화를 보고싶다.

5월 22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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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올리는 닥터후 관련 포스팅. 개인적으로 닥터후의 매력 중 하나로 가끔씩 독립적인 SF물로 봐도 쩔어주는 에피소드가 나와준다는 점을 꼽는데(예를 들면 Silence in the Library) 맷닥터로 넘어온 5시즌에서는 그런 에피소드가 안 보여서 조금 아쉬워했던 바 있다.

어쨌든 그래도 꾸준한 재미를 보장해주는 닥터후인지라 6시즌도 챙겨보고있었는데 지난 주에 방영한 4화를 이제야 보게 됐다. 우선 The Doctor’s Wife라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았는데 각본가가 무려 Neil Gaiman이다. 사실 그동안 닐게이먼한테 특별한 감흥이 있던 건 아닌데 이번 에피소드 덕에 팬이 돼버릴 것 같다.

스포일러는 생략하겠지만 닥터와 타디스의 관계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해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의인화된 타디스를 연기해주신 여성배우의 연기도 훌륭했고 작중에서 종종 스스로의 의식을 지닌 것으로 묘사되던 타디스의 캐릭터 설정도 멋졌다. 무엇보다 닥터에게 쏘아대는 그 잔소리는 직접 봐야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맷닥터로 넘어온 이래 베스트에피소드로 단번에 등극. 뉴닥터 전체를 통틀어서 꼽아도 베스트 5에는 올릴만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멋진 에피소드였다. 닥터후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12월 172010
 

세상에는 Toys라는 특수능력을 지닌 능력자들이 있고 이들 중에는 탐정이 되는 이들이 있고 괴도가 되는 이들도 있다. 토이즈 능력자들이 늘어나면서 세상은 바야흐로 대탐정시대. 전설의 명탐정 고바야시 오페라가 키워낸 명탐정 그룹 ‘밀키 홈즈’는 괴도 아르세느가 이끄는 ‘괴도제국’과 치열한 추격전을 벌인다.

제목과 이런 설정만 보면 탐정과 괴도의 치열한 일전을 그린 추리물 겸 액션물로 보이지만 실상은 터무니없는 개그물이다. 미디어믹스로 전개되는 게임판에서는 제법 치열한 범인과의 추격전 등이 벌어지지만 속으면 안 된다. 특히 밀키홈즈 일당이 초반에 토이즈능력을 잃으면서 점점 망가져가는 개그가 실로 일품인데 개그의 리듬이나 타이밍이 너무 훌륭해서 볼 때마다 포복절도하면서 감탄중. 2화까지는 그냥 밑판만 깔아두는 수준이라 평범한데 3화부터 제작진의 미친듯한 센스가 난무한다.

캐릭터는 밀키홈즈나 아르세느의 수하인 괴도제국 일당따위 아웃오브 안중이지만 괴도 아르세느 만세! 말이 필요없고 아래 링크돼있는 동영상들을 보면 안다.





이것만 보면 그냥 로리로리한 아가씨들 나와서 뛰어노는 흔해빠진 모에물로 착각하기 쉬운데..




이 미친듯한 엔딩의 작화퀄리티를 보라. 특히 제작진이 혼을 담아 그린듯한 아르세느님의 우월한 자태를(..) 그리고 어째서인지 밀키홈즈 일당은 스쿨미즈기 차림으로 나오는데 역시 작화가 쩐다. 로리취향이었으면 보고 환장할 퀄리티.
10월 202010
 

생각보다 시리즈가 금방 끝나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SK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긴 했지만 그래도 삼성이 1~2승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SK의 전력은 그 예상을 뛰어넘도록 강했습니다.

김성근감독이 SK에 부임하던 시기, 그동안 김성근감독이 맡았던 팀 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전력과 젊은 유망주들을 갖춘 팀이 바로 SK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김성근감독의 야구인생에서 드디어 빛을 보는 시기가 오는 건가 생각했었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SK는 80년대 후반의 해태를 방불케 하는 명가로 탈바꿈했습니다.

흔히들 SK 외의 다른 팀 팬들은 SK야구가 재미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응원하는 팀이 이겨야 재밌습니다. 혹은 제 3자 입장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치고박고 툭탁거리는 싸움이 재밌습니다 –  이른바 엘 꼴라시코처럼 말이죠(…) –  지금의 SK는 너무나 강한 팀이기 때문에 다른 팀과의 경기의 흐름이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일이 많습니다. 타팀팬 입장에서야 승부가 일방적이거나 혹은 자기 팀이 이기지 못하는데 재미가 있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승부에 철두철미한 야구를 하다 보니 상대팀에 역전의 여지조차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SK의 야구에 예상 외의 돌발상황은 거의 안 일어나는 편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SK의 야구와 비슷한 클래스의 팀 전력과 감독을 가진 팀이 리그에 1팀만 더 있어도 과연 SK야구가 재미 없다고 느낄 수 있을까요? 팀 전력은 차이가 났지만 적어도 비슷한 수준의 수싸움을 할 줄 아는 감독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일은 한 번 있습니다. 바로 2002년 LG 대 삼성의 한국시리즈였고 이 경기는 역대 한국시리즈에서도 최고 수준의 명승부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두 팀이 만났기에 경기는 더욱 치열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조차도 SK에게는 통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올시즌 삼성은 충분히 강팀이었고 삼성팬들은 상대가 안 좋았을뿐이기에 너무 실망하실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원래 야구는 지는 팀이 항상 어딘가 모자라고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돼있습니다만 시리즈 4경기동안 삼성이 보여준 경기력은 한국시리즈 진출팀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덧. 그리고 다시 설레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내년에는 제발 LG도 가을에 야구하는 모습 좀 보여주면 싶습니다. LG 4강만 보내주시면 박종훈감독 지금까지 깐 거 전부 철회하고 임기 내내 까방권 드리겠습니다.

9월 212010
 
 
제가 삼성팬은 아니지만 대구구장에서 직관했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현역 최고의 레전드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어느 팀 팬이나 비슷할 겁니다. 사진은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이미 아웃이 됐음을 알고서도 1루까지 전력질주하던 모습입니다. 언제나 1루까지 전력을 다해 뛰는 선수로 남고싶다던 그의 말에 걸맞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진 퍼가실 분은 출처와 퍼갈 곳정도는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